엄마 시집보내기
사쿠노 쓰키네 지음, 김소영 옮김 / 서울문화사 / 2011년 7월
평점 :
품절


“비오는 봄밤, 엄마가 남자를 주워왔다.”

고집 세 보이는 야무진 눈썹과 반짝반짝 빛나는 강아지 같은 까만 눈,
미인이라고 할 순 없지만 사람들 눈을 확 잡아끄는 외모를 가진
약간 철딱서니 없어 보이는 엄마를 둔 쓰키 짱,,

비오는 봄밤, 한눈에도 싸구려틱한 빤질빤질 새빨간 셔츠에,
성냥개비 세 개는 올라갈 것 같은 빽빽한 속눈썹과 짙은 수염에
엘비스 프레슬리 저리 가라할 정도로 넘긴 헤어스타일의 싸구려 양아치 같은
스테오(누가 버린 남자)를 만취상태인 엄마가 주워왔다. 그리고 결혼할 거란다.

화. 들. 짝!

엄마가 데리고 온 젊은 남자 스테오,
첫인상은 최악이지만 두 번째부턴 사람들에게 먹어준다며
자신의 별명을 ‘2회전의 겐 짱’이라 부른단다.
하지만,,, 쓰키 짱은 겐 짱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자신을 제일 잘 따르는 하치(강아지)와
카랑카랑한 옆집 사쿠 할머니에게 후한 점수를 받는 것도 맘에 들지 않는다.
하지만,,, 겐 짱이 온 이후 풍성해진 식탁의 음식들은 왜 그리 맛있는지,,,
우물우물, 덥석덥석, 테이블 위의 행복이 위장에 담겨 가는 소리에
자기도 모르게 폭 빠져들고,,,
엄마와 쓰키에게, 그리고 사쿠 할머니와 하치에게도 늘 왜 그리 다정한지,,,
점점 호감을 느껴가게 되고,,, 쓰키는 스스로에게 묻는다.
 

엄마가 왜 갑자기 결혼을 하려고 하는 걸까?
결혼한 지 3개월 만에 남편을 잃고 홀로 쓰키를 키워온 엄마...
엄마가 느닷없이 데려온 젊은 남자와 왜 결혼을?
엄마의 결혼 선언과 함께 엄마의 속모를 아픔을 알게 되고, 겐 짱의 상처,
그리고 쓰키 짱의 상처들이 드러나며 서로의 상처를 보듬고 쓰다듬으며
가족임을 깨달아간다.

딱 일본 소설 느낌? 이야기들이 잔잔하고 따뜻하게 이어진다.
중간중간 요리사 겐 짱의 맛깔스런 요리를 음미하는 표현들도 군침을 삼키게 만들 정도였고
봄밤의 산산함이 느껴지는 표현들은 마음을 간질이기에 충분하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포인트!
가족은 항상 옆에 존재하고, 항상 함께함이 당연한 것이 아닌
소중한 것임을 새삼 느끼게 하는 소설이란 사실,,,

영화로 제작됐는데,,, 재일동포 감독 오미보의 두 번째 영화란다.



영화도 한 번쯤 챙겨 봐도 좋을 듯,,,  

식탁의 풍성함이 영화에선 어떻게 표현됐을지도 궁금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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