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픽처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10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이제 와서 가장 참기 힘든 게 뭔지 아나? 언젠가 죽는다는 걸 생각하지 않고 살았다는 거야. 
 변화를 모색하거나 새로운 기회를 찾아 나서거나
 다른 생을 꿈꿀 수 없는 순간이 찾아오리란 걸 알면서도
 나와는 전혀 관련 없는 일인 양 살아왔다는 거야.
 이제는 더 이상 환상조차 품을 수 없게 됐어. 인생이라는 도로에서 완전히 비껴난 것이지.”



브로드웨이 120번지 빌딩 18층과 19층을 차지하고 있는 법률회사,
20대들이 기를 쓰고 들어가고자 애쓰는 로펌에 다니고 있는 벤의 정신적 지주 잭의 삶은
길어야 8개월을 넘지 못한단다. 수술할 수 없는 위암,,,
잭은 미친 듯이 걸어가는 윌 스트리트 사람들을 보며,, 이렇게 나직히 내뱉습니다.
수많은 특권을 누리며,,, 오래 전 맥두걸 가 화실에서 꿈꾸었던 인생,
이제는 백일몽이 되어버린 인생, 안정된 삶을 선택하는 대가로 포기한 인생은,,,
이제 꿈꿀 수도 없게 된 것이죠.
빅 픽처의 주인공인 벤 브래드포드 역시 잭과 다를 바 없는 30대 중반의 변호사.
포토그래퍼가 되고 싶었지만,,,
돈이 곧 자유이고 돈이 많을수록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는, 사진은 돈 걱정 없을 때,
로스쿨과 MBA 과정을 마치고 안정적인 직업을 찾은 후 해도 늦지 않는다 생각하는
아버지의 권유를 뿌리치지 못하고
자신의 꿈을 포기하고 안정된 변호사의 삶을 선택한 벤 브래드포드.
코스모폴리탄 편집자였던 아내 베스와 결혼,
소설을 쓰고 싶어한 베스의 임신, 그리고 받쳐주지 않는 글발에 그녀 역시 꿈을 접어야했고,,, 둘
째를 낳은 후,,, 부부 관계는 금이 가기 시작한다.
그리고 밝혀지는 아내의 외도, 허세 가득한 앞집 남자 사진가 게리와의 외도를 눈치 채고,
게리와 대화 도중 자신을 통제하지 못하고 벤은 그를 살해하고 만다.
이제 그의 삶은 다시 돌아오지 못하게 된 것이다.

게리가 살해됨을 숨기기 위해 자신의 죽음을 가장하고 게리로 변신한 벤,,,
그리고 작은 마을 몬태나에 머물며 자신이 그토록 열망하던 사진가의 삶을 살기 시작하는데,,,
문제는 젊은 시절 그토록 알아주지 않던 그의 재능이
힘을 빼고, 자신을 버리기 시작한 그 순간,,, 발견됐다는 것!
게리 서머스로 이름이 알려지면서 전시회에, 매스컴을 타고,,, 신분이 노출될 위험한 순간,,,
게리는(벤은) 또 한 번의 죽음을 맞게 된다.... 그리고 이어진 반전,,,

탄탄한 직장, 아름다운 아내와 아이들, 안정된 삶,,,
하지만,, 그에겐 항상 채워지지 않은 열망이 존재해 있다.
이루지 못한 꿈을 향한 그의 좌절에 대한 안타까움이었을까?  

살인범이지만,, 왠지 빠져나갔으면 하는 바람?
미드 <덱스터>의 주인공에 빠져드는 그 심정이랄까?
덱스터,,,가(물론 인간말종들만 살해하지만) 어찌됐든 살인을 즐기는 사이코 패스임을
알고도 그가 들키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과 똑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반면 그에게 꿈이 무엇이었길래,,, 그토록 자신의 삶에 안주하지 못하고 방황했을까?
어찌 보면,,, 그의 불행, 그리고 그의 가족에게 닥친 불행은
가족을 덫이라 생각한, 사진가로 성공하지 못한 자신에 대한 연민에 허부적거렸던,,,
그 자신, 스스로에게서 시작된 것 아닐까란 생각을 해 본다.

음,,, 생각보다 뒷 맛은 좀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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