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현정의 결 - 뷰티 다큐
고현정 지음, 조애경 감수 / 중앙M&B / 2011년 5월
평점 :
절판


 

“꽃 중의 꽃을 말할 땐 역시 장미만 한 게 없지만, 저는 장미보다는 겹잎이 아주 풍성한 목단 같은 큰 꽃이나 반대로 꽃이 아주 작고 희미한 제비꽃, 은방울꽃 같은 야생화가 좋아요. 몇 송이만 들고 있어도 풍성해 보이는 목단은 모란이라고도 하고, 작약과 닮았다고 해서 목작약이라고도 해요. 모란, 목작약, 목단, 그중에서도 목단이란 이름이 가장 마음에 들어요. 모란은 슬프게 들리고 목작약은 건조하게 들리고,,, 그렇지만 목단은 담백하니 풍성하게 느껴져서.”

배우 고현정이, 맑은 피부의 대명사 고현정이, 살 빠진 도금봉 고현정이,,,
뷰티 다큐 책을 낸단다. “15분 솜털 세안법”으로 광풍을 일으키더니 말이다.

음,,, 연예인들의 뷰티 관련 서적이나 여행 서적, 요리책 등등,,, 내용면에서
좀체 흡족하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그저,,, 좋아하는 연예인 얼굴을 보기 위해, 호기심에서,,, 들춰보고 마는 정도?
좀,,, 흡족했던 책이,,, 예전,, 정말 오래 전 최화정씨가 낸 <맛의 달인 최화정의 맛있는 책>,
가수 이현우를 좋아했을 때,,, 그의 사진을 보기 위해 산 <이현우의 싱글을 위한 이지쿠킹>,
의외로 요리법이나 활용할 수 있는 요리들이 많았다는 것,,, 지금도 가끔 들춰본다.
그리곤,, 그 후,,, 뭐,, 딱히,,, 별로 사 본 것도 없는 것 같긴 하다만,,
감각 있는 요리관련 전문 서적들이 워낙 많은 관계루다가,,,
게다가,,, 뷰티 관련 서적이라니,,, 노노노노,,,

하지만,,, 왠지 도도 + 까칠 + 엉뚱한 고배우가 뷰티 노하우를 까발리겠단다.
오호~ 돈이 궁하진 않을 터인데,, 그녀가 왠일? 호기심을 자극한다.
그리하야 내 손에 들려진 <고현정의 결>

음,,, 책은 목차가 나오기 전,,, <일러두기> 편이 있다.
고배우를 인터뷰한 옥양(작가)의 책구성에 대한 설명이랄까?
근접하기 힘든,,, (뭐,, 나라도 그랬겠다는,,, 그 포스가 장난이겠냐고요! ^^;;;)
고배우의 뷰티팁을 알아내기 위해 고군분투한 흔적들을 엿볼 수 있을 것이다.
책은 고배우와의 인터뷰,, 그리고 그 인터뷰에 대한 옥양의 궁시렁 댐,
그리고 고현정의 결에 대한 이야기들이 전개돼 있다.

1: 고현정의 피부 속 깊은 이야기부터 아름답다고 느끼는 것들
2: 365일 삶 자체가 내가 꾸민 피부 관리실이다.
    결·색·빛·선·격·향, 아름다움의 여섯 조각을 모으다.
   여자들끼리 속 시원하게 이야기하고 싶은 깊은 아름다움 고현정의 진짜 속 깊은 이야기
3: 이제 고현정의 피부 밖 이야기 다시 삶 속으로, 아름다운 조각을 엮어

큰 목차에 하나하나 가지를 만들어 그녀만의 결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간다.
물론,,, 그녀만의 방식대로 말이다.
음,,, 가지치기를 너무 많이 해댄다던지,,
이야기 중간 삼천포로 자주 빠져 주신다던지,
이것이 뷰티 노하우인지, 인생의 깨달음 노하우인지 헷갈리게 만든다던지,,,
진정,, 옥양(작가)의 노고를 치하하는 바이다.

책을 읽으면서,, 중간중간 써 놓았던,,, 글귀들을 펼쳐봅니다.

· 생각이 생각을 부르고 그 생각을 하면 다른 생각이 나를 잡아끈다. 
  그대로 멈추면 될 걸, 하는 생각에 생각을 더하고, 
  놓아버린 생각도 다시 잡아서 또 생각을 늘린다.

· 이런 게 나는 너무 탐이 나요. 밤새 마당에 내놓은 쌀뜨물을 맑게 윗물을 걸러 얼굴을 닦는다거나, 창포물에 머리를 감아 부드럽고 향긋하게 한다거나, 백분을 곱게 갈아 얼굴에 뽀얗게 바른다거나, 아침 이슬을 피부에 발라 피부를 깨운다거나,,,  그 시절로 돌아가 그 마당에서, 그 개울가에서, 그 규방에서 똑같이 한 번 해 보고 싶은 기분이 드네요.

· 무엇이든 가끔은 손을 떼고 여유롭게 참고 바라봐주는 게 본래의 타고난 생명력을 성숙시키는 것

· 된장, 고추장을 그냥 묵히기만 한다고 잘 뜨는 게 아니야.
  오래 묵힐수록 장독대도 매일 닦아야 하고,
  깨끗한 바람과 깨끗한 물이 머물 수 있도록 주변을 청결히 해야하는 법,,,
  이를 닦다가도 화장품 용기 뚜껑을 닦는 고현정

· 평범한 일상의 작은 시간이 모여서 아름다움이 나오는 거다.

· 거품은 세안의 꽃, 세안할 때 얼굴은 왕처럼, 손은 하인처럼 대하라.
  얼굴은 부드럽게 한 번 씻고, 남는 시간에 주변을 깨끗이 닦아라.

· ‘넌 참 표정이 없어.’란 말 그냥 흘려듣지 마세요. 그건 시크한 게 아니에요.
  바로 얼굴이 굳어있다는 뜻이에요. 잘 웃지 않는다는 말은 마음이 굳어 있다는 뜻이고요.

· ‘성격이 좋다’고 할 땐 마음이 가장 깨끗할 때와 가장 더러울 때의 낙폭이 적은 것,
  ‘품격이 있다’고 할 땐 누가 볼 때와 보지 않을 때의 행동이 거의 일치하는 것,
  ‘자격이 된다’고 할 땐 사람이 가진 여러 조건 중에서
  어떤 상황이나 환경과 어울리는 조건과 어울리지 않는 조건의 차이가 그다지 없는 것.

· 향을 따라가다 보면 의외의 것을 발견하게 되는 게 저에게는 큰 즐거움이더라고요.
  그 향의 본래 소유주인 자연과 만나기도 하고, 같은 체취를 가진 사람을 발견하게 되고,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깊이 감춰져 있던 아름다움을 끄집어 내기도 하니까.

· 즐긴다는 건, 돌보아준다는 것까지 포함되는 것!

· 비워지면 곧 채워지겠죠. 길을 잃고 헤맨다 싶으면 새로운 어딘가에 닿겠죠. 
  떠나고 싶을 때가 있으면 머물고 싶을 때도 있겠죠.

단도직입적으로,,, 이 책은,,, 뷰티 다큐가 아닙니다.
이 책은 고현정의 아름다움에 대한 생각을 담은 책입니다.
그녀가 생각하는 아름다움은 결코,,,
보여지는 아름다움 한 가지에 국한돼 있지 않다는 사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외면의 아름다움을 등한 시 하진 않습니다. 왜? 배우이고 여자니까)

그리고 그 아름다움을 어떻게 가꿔가야 하는지,,,
그 속에서 나 자신을 어떻게 아끼고 사랑해야하는 지를 말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참,,, 마음에 듭니다.
이 책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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