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이름 1 왕 암살자 연대기 시리즈 1
패트릭 로스퍼스 지음, 공보경 옮김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11년 5월
평점 :
품절



웨이스톤(오래된 길을 표시하는 돌) 여관,,, 
그곳엔 불처럼 붉은 머리카락과 짙고 아득한 눈동자, 불가사의한 확신이 깃든 몸짓,
가을의 끝자락처럼 깊고 넓은, 강물에 매끄럽게 닳은 큰 돌처럼 묵직한,
죽음을 기다리고 있는 한 남자가
느긋하게 잘라낸 꽃에서 들려오는 고요한 소리처럼 침묵하고 있다.

“우물 바닥의 얼음처럼 차가운 눈빛을 가진 남자,
피와 불타는 머리카락 냄새
그의 이름은 챈드리언.”

침묵의 소유자가 이야기를 시작하게 된 이유이다.

신비술사 크보스의 여정,,, <바람의 이름>은,,, 이렇게 문을 열고 있다.

시골구석에서 웨이스톤 여관을 운영하는 코우트,,,
챈드리언과 태볼린의 전설에 대해 얘기하고 있는 콥의 얘기를 듣고 있던 중
커다란 거미(스크레얼)의 공격을 받고 피투성이가 된 채 여관에 들어선다.
다들 놀라움을 금치 못하지만,,, 의연히 상처를 치료하고 대처하는 여관주인 코우트,,,
그저 여관 주인이라 하기엔,,, 너무나 많은 것을 알고 있는 듯 한 행동이다.
코우트는 홀로 스크레얼을 해치우기 위한 계획을 세우고,,, 실행에 옮기려던 찰라
그 근처에 숙식을 해결할만한 곳을 찾던 연대기 작가 데번 로키즈를 만나게 되고
그를 죽음의 위기에서 구해주게 된다.
조용히 운둔 하려는 코우트와 베스트에게 등장한 연대기 작가,,,
그는 코우트가 예사롭지 않은 인물임을 짐작하고 정체를 밝혀낸 후,,,
코우트,,, 그러니까,, 크보스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가장 평화로웠던 크보스의 어린 시절,,, 스승 애번시와의 만남,
악마 챈드리언에 의해 몰살 당한 크보스의 가족들,
고아가 된 크보스의 불행한 부랑생활,,,
그리고 잊고 있던 것들을 일깨워지는 시간,,, 대학에 들어가기까지의 여정이 그려진다.
15살에 대학에 진학하게 된 크보스,,,
어느 누구에게도 다시는 상처받지 않도록 강해질 수 있을까?
 

으,,, 첫 페이지 읽기 시작했을 땐,,, 2편이 이리 궁금해질 지 몰랐는데,,, 쩝,,, 하하,,,
<반지의 제왕>보다는 소프트(?,,,영화 말고 책)하고, <해리포터 시리즈>보다는 중후하다.
판타지 소설이 그렇듯,,, 처음엔 모호한 얘기들이 좀 많고 용어들도 생소하지만,,,
읽다보면,,, 쏙,,, 빠져버리게 될 것이라 장담한다.

중간중간,,, 스토리에 빠지다가 문득,,, 마음을 울리는 글귀들이 종종 눈에 들어올 것이다.

p63 "봄에는 사물 안에 생명의 기운이 너무 가득 차 있단다.
여름에는 생명의 기운이 지나치게 강해서 뿌릴 뽑을 수가 없지.
가을은,,, 가을은 딱 좋은 시기란다.
가을에는 모든 것이 지쳐있고 죽을 준비가 되어 있으니까.”

p137 동시에 두 가지 사항을 생각하는 것은 언뜻 듣기엔 쉬운 것 같지만,
실제로 그 경지에 이르기까지의 훈련은 답답하고 혼란스럽기 그지없었다.
어느 날 가상의 방에 숨겨 놓은 돌을 찾는 데 한 시간 가까이 소요하다가
결국 못 찾고 내 마음의 다른 부분에게 어디에 숨겼는지 물어보았다.
그런데 알고 보니 애초에 그 돌을 숨긴 적도 없었다.
결국 마음 한 부분만의 힘으로 돌 찾는 일을 그만두기까지
얼마나 시간을 소요하는지 확인한 것에 불과했다.
자신에게 화가 나면서 동시에 기특하기도 한 기분이 들어 본 적 있는가,,
공명술은 정신이 약한 이들이 구사할 수 있는 기술이 아니니까,,,

p226 고통에 대처하는 능력이야말로 우리의 마음이 보유한 가장 위대한 능력이라 하겠다.
첫째, 수면의 문. 수면은 우리로 하여금 세상사와 그 모든 고통에서 물러서게 해 준다.
수면의 문으로 걸어 들어감으로써
고통으로부터 자아를 보호하려는 마음의 작용인 것이다.
둘째, 망각의 문.
치료가 불가능할 정도로 깊거나 단시일 내에 치료되기 힘든 상처들이 있다.
시간은 대부분의 상처를 치유하지만,
치유되지 않는 나머지 상처들은 바로 이 망각의 문 뒤에 묻히는 것이다.
셋째, 광기의 문.
너무나 고통스러워서 그 고통을 피하기 위해 마음이 현실을 등지는 것,,,
넷째, 죽음의 문.
마지막 안식처다. 죽은 뒤에는 아무것도 우리를 괴롭히지 못한다.

사실,,, 작가, 이 작품이 처음이란 사실이 놀라울 따름이다.
7년에 걸친 집필이었다니,,, 뭐,,, 이 정도 작품이 나오는 건 당연한 일일까?
암튼,,, 저자 소개에 따르면,,, 참,,, 저자는 <패트릭 로스퍼스>다.
겨울이 유독 긴 위스콘신 주에서 태어나 케이블 TV 없는 집에서 살았기 때문에
환경학적으로 책에 의존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었고,
지금도 케이블 TV가 나오지 않는 위스콘신 주 집에 살고 있기 때문에
반 강제적으로 글쓰기에 몰두할 수밖에 없다는 저자의 소개는
정말,,, 풋,,, 웃음을 빵!!!,,, 유발케 한다.
가끔 집 지하실에서 연금술을 연마하기도 한단다.
음,,, 놀라운 작가다.

<바람의 이름>은 ‘왕 암살자 연대기 시리즈 1권이고,,,
2권 <현자의 두려움>과 3권 <돌의 문>은 곧 출간될 예정이란다.
음,, 도합,,, 9권이다. 언넝언넝 출간해 주서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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