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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사의 회전 ㅣ 세계문학의 숲 6
헨리 제임스 지음, 정상준 옮김 / 시공사 / 2010년 8월
평점 :
세계문학의 숲 006 <나사의 회전> / 헨리 제임스 / 시공사
벽면 모서리 사이 서서히 바닥으로 스며들어갈 듯
음울한 기운을 한껏 고양시키고 있는 여인,,,
표지 자체만으로도 서늘하고 음산한 기운을 뻗치고 있는 소설이라,,,
밤에 읽는 것은 자제했다.. (잠을 못 이룰 수 도 있기에,,, - -;;;)
극단적인 사실주의 작가로 이름 높은 헨리 제임스의 소설로,
심리학적 묘사가 탁월한 고딕풍의 유령 이야기를 다룬 미스테리 소설이다.
그런 그가 비현실적인 유령 이야기를 소재로 했다는 사실로,
작품 해석에도 여러 가지 이견이 분분했다지만,
사실,,, 소설을 읽는 내내,, 든 생각은
과연? 유령이? 실제했나?란 의문이 지속되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도덕성, 감춰진 성에 대한 집착, 그리고 음울한 빅토리아 시대의 모습,,,은
소설 마지막 장을 넘기기까지,,, 매력을 발산한다.
시골 목사의 막내딸로 가정교사 경험이 전혀 없던 아가씨는
매력적인 미혼 고용주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고,
고아가 된 그의 두 조카를 가르치기 위해 시골 영지로 떠난다.
왠지 저택 주인에게 호감을 품고 있는 가정교사,,,
좀 지나치게 그의 한 마디 한 마디에 사명감을 갖는데,,,
천사처럼 사랑스러운 플로라, 가정부 그로스 부인과 함께 꿈결 같은 나날을 보낸다.
하지만 플로라의 오빠 마일즈가 학교에서 퇴학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가정교사의 불안스런 관찰이 시작된다...
그리고,, 기이한 일들이 벌어지게 되는데,,,,
집주인의 시종이었던 퀸트와 전임 가정교사였던 제슬양의 유령이
그녀의 눈에 보이기 시작한 것,,,
아이들을 사악함으로부터 지켜내겠다고 결심한 가정교사,,,
그리고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생각과 상상(망상이 될 수도)들은
나사의 회전처럼,,, 더욱 더 깊은 생각과 상상의 골을 파고 조여들어가게 된다.
하지만,, 문제는 과연 유령이 존재하는 것인가? 가정교사의 환각이 아니냐는 것이다.
가정교사의 환각이나 정신분열이라고 여기기에는
시종과 제슬양을 보지 못한 가정교사의 묘사는 너무나도 명확했고,
가정부 그로스 부인 역시 유령의 존재를 의심했었다는 사실과,,,
마일스의 오묘한 태도이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결혼 외에 별다른 대안이 없던 당대 여성들의 삶을 고려해 봤을 때
그녀의 심리가 아주 불안정한 상태였고,, 억제된 성적욕구와 좌절감이
히스테리성 노이로제로 유령을 확신하고, 모든 대화를 자기 방식대로 이해하며,
환상에 빠져들었다는 주장은 유령의 존재보다는
가정교사의 정신적 문제로 귀결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어찌됐든 작가는 소설의 결론을,,, 독자에게 맡겼고,,
그 결론은,,, 허탈해 질수도,,, 충격적인 반전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소설을 읽어가는 내내
우린 헨리 제임스가 이끄는
사악하고 불길한 기운을 따라갈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