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엄마 엄마 - 자살을 결심한 엄마와 그 시간을 함께한 세 딸이 전하는 이야기
조 피츠제럴드 카터 지음, 정경옥 옮김 / 뜰 / 2011년 3월
평점 :
절판


 

 
         “제 인생을 끝내는 문제에 대해 상의하고 싶어서 왔어요.
             아니면 적어도 그렇게 할 수 있는 선택권이 있는지 알고 싶어요.”

            엄마와의 이별은 생각만으로도 끔직하다.
             아빠가 10여 년 앓다가 지병으로 세상을 떠나셨을 때,,,
            아빠와의 이별에서 오는 슬픔,,,
           순간 문득,, 옆에 있는 엄마가 없다면,,, 이란 생각이 듬과 동시에
           숨이 차오르면서 정말 어찌나 알 수 없는 먹먹함과 고통이 물밀듯이 밀려왔었는지,,,
          아빠가 돌아가신 후,,, 한동안 집에 있는 엄마에게 무슨 일이라도 일어나지 않을까,,,
           노심초사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딸들에게 엄마란 존재, 그 자리는 상상을 초월하는 존재 아닐까,, 나에겐 그렇다.

           인생에 있어 가장 큰 존재인 그런 엄마가 생을 마감하고 싶다는 말을 건넸을 때,,,
           그리고 그런 순간을 함께 해 달라고 했을 때,,,의 기분,,
           사실,,, 짜증이 앞섰을 것이다.
           투정이란 생각이 앞섰을 것이다.
           이기적 결정에 화가 났을 것이다.

           하지만 조의 엄마는 울혈성 심부전증, 천식, 만성 폐질환, 골다공증, 관절염,
            파킨슨 병과 파킨슨 병으로 인한 치매가 있었던 일흔 다섯의 여인이다.
            만약 내가 조의 엄마였다면,,, 홀로 생을 마감해야한다면,,,
            (가끔,,, 이런 경우를 상상해보곤 하는데,,,
              그것만큼,,, 외로움에 몸서리쳐지는 일도 없다 싶다.)
             그러하기에 본인 스스로 생을 마감하겠다는 그 마음이 이해되지 않는 건 아니지만,,
             어찌됐건 딸의 입장으로선,,, 엄마의 발언은,,,
             분노와 슬픔이란 감정에 먼저 노출될 수밖에 없음이다.

             3분 간 헬륨가스 들이마시기, 세코날 수면제 60알, 죽음에 이를 수 있는 적정량의 모르핀,,,
              치명적인 약들이 비축된 아주 훌륭한 죽음의 무기고를 만들고 있는 엄마,,,
             그런 엄마를 바라봐야하는 세 딸들,,,
             그리고 선택한 죽음의 방법은,,, ‘굶어 죽기’였다.
             12일 동안,,, 엄마가 죽어가는 것이 아닌 죽음을 선택한 모습을 지켜봐야함은 분명,,,
              너무나 힘든 고통이었을 것이다.
               어쩌면,,, 자살을 방조하고 있는 이들의 모습이
              (물론 이를 선택하기까지,,, 그들 역시 많은 고통이 뒤따랐지만) 이해되지 않을 수 있지만,,,
                엄마의 소원대로 가족들의 따뜻한 배웅 속에 눈을 감은 그녀의 바람을 지켜줬다는 것,,,
              과연 이 결정에 대한 옳고 그름을 그 누가 판단할 수 있을까?

              “장의사에게 말했어요. 장의사 아저씨, 좀 천천히 가실래요?
                아저씨가 데려가는 여인을 위해서요. 그녀가 떠나는 게 정말 싫어요.”
              - 조엔 바에즈의 ‘바퀴가 부러지지 않을까요’ 중에서

             중요한 것은,,, 그녀들은 그녀를 보내고 싶어 하지 않았고,,,
             그녀를 가장 사랑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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