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혼자 올 수 있니
이석주 사진, 강성은 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10년 12월
평점 :
품절


<너 혼자 올 수 있니> / 사진. 이석주 글. 강성은 / 미래인

 
후두둑후두둑,,, 봄을 재촉하는 비가 내리고 있는 일요일 아침,,,
"눈은 아무도 모르게 내릴 때 제일 예쁜 것 같아요."라고
속삭이는 사진작가 이석주님의 <너 혼자 올 수 있니>를 겨울이 다 가고 있는 이즈음 들어봅니다.

스물 여덟,,,, 폐암까지 전이된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눈을 볼 기회가 그리 많지 않을 지도 모른다며,
홀로 홋카이도 겨울 눈을 만나러 간 그의 책엔
사진 속에도,,, 글 속에서,,, 그의 마음에 흩내리는 하얀 눈이 마냥 날리고 있습니다.
생의 마지막 여행에서 찍어온 사진이 담겨있는 책이기에,,, 더 마음이 애잔합니다.

김경주 시인의 서문으로 시작되는 그의 모습은 참,,, 맑습니다.
그리고,,, 참,,, 자신의 마음을 잘 다독이는 모습입니다.
그것이 참으로 힘겨웠을 텐데 말이죠.
 

p19 사람들이 내게 말했다.

     어쩌다 슬픈 이야기를 하려하면 
     괜찮아 다들 슬픔은 있어 

     어쩌다 아픈 이야기를 하면
     괜찮아 다 나을 수 있어

     어쩌다 외로운 이야기를 하면
     괜찮아 누구나 혼자야, 라고 말했지

     그럼 난 그냥 웃었지

     어쩌다 너에게 슬픔이 올 때
     어쩌다 너에게 아픔이 올 때
     어쩌다 너에게 외로움이 올 때

     그때 너 정말 괜찮았니?  

    * 이석주 블로그 글 중에서
 

뜨끔,,,
그래요. 이 마음 알 것 같아요. 
남들은 위로라 건네는 한 마디가 나에겐 그리 수긍이 가지 않는 이 마음,,,
 

알고 있죠... 그 사실은,,,
누구나 슬픔이 있다는 것, 누구나 낫길 바라는 마음이라는 것, 그리고 누구나 혼자라는 것,,
하지만,,, 결코,,, 그 위로가 구멍 뚫린 마음을 다독일 만큼 와 닿지 않습니다. 
모를 테니까요.
그 슬픔과 아픔과 고통의 깊이를 말이죠.
철저하게 혼자 이겨내야할 슬픔과 아픔과 고통이란 사실을 말이죠.
그러하기에
사진 속 흩내리는 눈발이, 소복히 쌓여있는 소담스런 눈송이가,  빨간 목도리에 붙어있는 눈 알갱이
뽀골뽀골 물 끓는 주전자 수증기 사이로 비쳐지는 희뿌연 눈의 어른거림,,,이
그의 외로운 사투에 애잔한 온화함을 더해주지 않았나 싶습니다.

강성은 작가의 글도 참 매력적이었습니다...
뭐랄까?
눈의 여왕이 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연상케 한다고나 할까요?
새하얀 눈과 잿빛 동화,,, 음,,, 조화로웠지만,,,
이석주 작가의 블로그 속 글들을 그대로 옮겨 놓았어도 좋지 않았을까란 생각을 살짝 해봤습니다. ^^;;;
 

눈과 바람만으로도 아름다운 홋카이도의 겨울,,, 

버리지 못한 시간들과 아파했던 마음들, 그리고 세상의 많은 아름다운 것들을 남기고 간

그의 흔적을 뒤밟아 눈 오는 북해도를 걸어봐도 좋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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