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동물들 - 동물과 함께 살기 위해 시작해야 할 이야기들
최태규 지음, 이지양 사진 / 사계절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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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방학에 친지가 머물고 있는 호주에 다녀오게 되었다. 오랜만의 긴 여행이라 설렘과 기대가 가득했던 것은 당연하다. 호주에 머무는 동안 가징 인상깊은 기억은 아침을 알리는 다양한 새들의 노랫소리였다. 어찌나 목청이 좋은지 매일 아침 같은 노래를 부르는 새부터 길이나 공원에는 일명 쓰레기새라고 불리는 부리가 긴 따오기까지 온갖 "잡새"가 즐겁게 생활하는 나라라는 생각이 들었다. 반면 우리나라에서 흔히 보이는 길고양이나 떠돌이 개는 한 마리도 볼 수가 없었다. 고양이는 새를 해치기 때문에 없애버렸다는 진실인지 가짜인지 모르지만 이야기를 들으며 나도 모르는 사이 사라진 많은 생명들이 떠올랐다.


<도시의 동물들>은 수의사이자 사육곰을 구조하고 보호하는 활동가이신 최태규작가님과 이지양사진작가님이 함께 만든 책이다. 책의 챕터는 우리가 주변에서 흔히 만났거나 만날 수 있는 동물들이 주인공이다. 길고양이, 개, 비둘기, 쥐, 요즘에 핫한 러브버그에 이르기까지 읽는 내내 '그래, 맞아, 그렇지'하고 동의하며 읽을 수 있었다.

즐겨찾는 커뮤니티에서 '러브버그 너무 혐오스러워요. 왜 없애지못하는거죠?'라는 제목의 글을 읽어보니 익충이라고 하는건 정부가 자신들의 책임을 미루기 위해 만들어낸 말같다는 내용으로 러브버그에 대한 민원으로 가득했다. 날씨가 점점 더 더워지면서 안그래도 짜증지수가 올라가는데 언뜻보면 길쭉한 집게벌레처럼 생긴 녀석들이 저공, 저속으로 비행을 하다가 내 옷이나 내 다리, 얼굴에 달라붙으면 기분이 좋을리는 없다. 그런데 이 붉은등우단털파리라는 곤충은 죽은 식물을 먹어서 소화하고 분해하는 역할을 한다고 한다. 식물의 순환을 돕는 것을 보면 익충이 맞는데 그리고 성충으로 약 일주일정도 살다가 간다고 한다. 매미처럼 여름이 되면 찾아오는 손님 정도로 인정해줘야할 것 같은데 아직 데먼데먼한 사이라 미움을 받는 듯하여 책에서 읽은 정보를 댓글에 살포시 작성하면서 미움을 덜어내시길 바랐다.

도시는 인간의 영역이라 굳게 믿는 이들은 사람을 피해자로, 멧돼지를 가해자로 규정한다. 현대 사회는 동물을 그저 먹거리로 취급하거나 귀여움의 대상으로 가두어 기르는 일을 완벽하게 수행하고 있는 듯하다.

<도시의 동물들> 166쪽

수많은 문장들이 마음에 와닿았지만 위 문장은 우리가 가진 좁은 편견을 깨우쳐 주고 있다고 공감이 되었다. 이 도시의 주인은 인간이고 다른 생명들은 그저 인간의 부속품쯤으로 여기고 있는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구의 주인이 과연 인간인가? 지구의 수많은 생명들 중 하나일텐데 마치 마음대로 수를 늘렸다가 줄였다가 해도 되는 조물주인양 굴어온 댓가를 지금 러브버그와 같은 형태로 겪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매년 기후위기라는 말이 몸에 와닿을 정도로 기습적으로 쏟아붓는 극한 호우, 최장기 열대야 등 지구의 몸살을 보며 자연의 변화도 만만치않을 것이라고 예상된다. 인간이 이러한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애를 쓰는 만큼 도시의 보이지않는 동물들도 나름의 생존 싸움을 하고 있을 것이다.

우리집 큰 아이의 가방 앞주머니에는 용돈을 아껴 산 츄르가 들어있다. 길고양이를 보면 츄르를 한입먹여주고 싶어 안달인데 요 녀석들이 쉽게 마음을 열지는 않는다. 그래도 이러한 작은 애정들이 힘겨운 도시살이의 작은 빛이 되길 바라며 작지만 소중한 이웃과 함께 공생하는 삶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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