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회 한낙원과학소설상 작품집을 받아보았다. 매년 어찌어찌하여 과학소설을 읽게 되는데 갈수록 신박한 상상력이 새로운 세상을 만나게 해주어 독서의 즐거움을 한층 더 다양하게 만들어준다.
김나은 작가의 "아가미에 손을 넣으면"이란 작품은 케토라 행성의 우리 기준으로 하면 외계인의 시점에서 서술되는 지구인 유나와의 교감을 소재로 하는 작품이다. 케토라인은 수중 세계로 모두가 아가미를 갖고 있으며 초음파를 통해 소통을 한다. 유나는 우연히 불시착한 우주선때문에 약 3년 전(지구의 시간보다 두배 느리다) 바다로 떨어지게 되었고 그간 호흡과 소통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으로 수중 우주복 차림으로 생존을 하게 된다. 유나와 나의 첫 만남은 N극과 S극처럼 정반대의 만남이다. 유나는 장기를 몸속에 꽁꽁 감춘 모습이었지만 케토라인은 장기를 지느러미에 달고 다니고 빠른 생식을 위한 진화를 통해 인간의 모습과는 아주 다른 생김새를 가지고 있다. 나에게 가장 충격적으로 다가온 모습은 가닥가닥 벌어진 손가락을 가진 유나가 나의 손을 잡으며 소통을 시도한 것이었다. 케토라인의 방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었지만 유나의 행동과 언어에서 아직 성장기여서 호기심이 왕성했던 이유인지 모르겠지만 모든 것이 경이롭게만 느껴지게 된다.
유나와의 만남은 지속적으로 이어지게 되고 두 사람은 우정이란 감정을 공유하게 된다. 유나는 나에게 "친구"라는 단어를 알려준다. 케토라인에게 친구란 개념이 존재하지 않기에 케토라인의 관점에서 최대한 이해하려고 애를 쓰는 나는 나만의 방식으로 그것을 받아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