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타이머 사계절 1318 문고 138
전성현 지음 / 사계절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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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런스 게임.


언제 죽을지 알고 미래의 내 모습을 아는 것 VS 미래의 나를 모르지만 죽음 또한 모르는 삶.

10년 전 과거 VS 10년 후 미래

어떤 것을 고를 것인가?


 죽음을 소재로 한 많은 이야기 속의 단골 상황일 듯한 낯설지만은 않은 이야기에 그래도 또 다시 끌리는 이유는 뭘까? 우리 모두에게 죽음이란 아직은 먼 이야기인 것 같으면서도 한 순간에 현실이 될 수도 있다는 불안감과 현실감 때문이 아닐까 싶다.


 데스타이머 앱은 설치한 사람의 여생을 알려주는 앱이다. 2박 3일 간의 별자리 캠프로 여행을 떠나기로 한 태우, 유림, 세정 일행은 갑자기 변해버린 남은 예측 수명을 보며 불안에 빠진다. 불안감 속에서도 원인을 알 수 없는 상황이라 아이들은 부모님과 연락 후 캠프에 계속 참여하기로 한다. 캠프로 가는 기차 안에서 유림은 데스타이머 앱을 설치해 보고 ‘D-day 1일’이란 숫자에 절망과 불안, 불신의 감정들을 겪으며 캠프에 참여하게 된다. 캠프가 진행될수록 친구들의 수명은 조금씩 늘어나게 되고 새로운 정보들이 알려지며 수명 단축의 비밀이 벗겨진다. 한 달 전쯤부터 북극 지역 근처의 사람들 수명의 변화가 생겼으며 그 이후 공항이나 선박이 드나드는 항구 도시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타났다는 정보였다. 알려진 정보를 통해 얼기설기맞춰진 퍼즐은 유림의 데스타이머가 보여주는 비밀을 푸는 열쇠가 된다. 유림은 러시아에서 살았으며 북극과 인접한 러시아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어난 것이다.


 내일 죽을 수도 있다는 믿을 수 없는 사실과 달리 밤 하늘의 모습은 “우주는 아름답다는 표현으로는 부족한 그 이상의 경이로움을 가지고 있었다”(데스타이머 중, 108쪽)

다음 날 공항의 봉쇄와 북극의 영구 동토의 변화로 고대 박테리아가 식물에 퍼지며 변이를 일으켰다는 뉴스가 보도되었다. 이 뉴스를 본 아이들은 유림의 데스타이머를 공포로 여기게 되고 유림도 자신의 상황을 이해하게 된다.

내일 지구가 멸망할 지라도 사과나무를 심겠다는 옛 명언이 우스워질만큼 코 앞으로 다가온 죽음의 그림자에 유림은 그 어떤 말도 위로를 받지 못한다.


“ 지구의 내일도 모르면서 우주의 먼 미래를 보겠다고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경이로워했던 자신이 한심스러웠다.” (112쪽-113쪽)


유림에게 찾아온 D-day.

사과 나무를 심기에도 사랑하는 사람과 시간을 보내기에도 너무나 갑작스러운 시간이 되고 말았다. "인간은 늘 답이 없는 문제에 답을 찾아내었다"라는 영화의 한 장면이 현실은 아니다. 하지만 언제가는 답을 찾아 낼 것이라는 믿음만은 현실이라고 생각한다.

유림이 그토록 원했던 그 말처럼

아직 늦지 않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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