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보이지 않는 적과의 전투

코로나19라는 보이지 않는 적과의 싸움은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이름도 낯선 지침에 맞춰 조금만 견디면 과거로 돌아갈 수 있지않을까란 희망고문 속에서 어느덧 2년이란 시간이 흐르고 있다. 이러한 현실에서 제7회 한낙원 과학소설상 작품집 속의 이야기들은 마냥 미래의 상상 속이라고 생각이 들지 않는 현실감 넘치는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공감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바이러스로 오염된 미래시대의 지구, AI와 인간의 관계, 타임머신을 통한 시간 여행, 기후 위기로 인한 삶의 변화. 모든 주제가 앞으로 1~2년 안에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인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책장을 넘기는 스스로에게 놀랄 수 밖에 없었다.

 

때는 지구대오염의 시대..

(none) 바이러스는 지구 인구의 4분의 1을 채 10년도 안되는 시간에 죽음으로 이끌었다. 가족은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눈 앞에서 마지막 인사도 나누지 못한 채 헤어지게 되었고 이브 역시 가족을 모두 잃고 홀로 남은 삶을 살고 있다. 1질병연구소에서 정화직원으로 청소 일을 하는 이브에게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이름 모를 남자. 탈출을 도와달라는 말에 의문을 품고 그 남자에 대해 알아보기 시작한다. 그 남자는 알고보니 안드로이드 A라는 논에 맞설 항체를 가진 존재였고 절대로 연구소를 빠져나갈 수 없는 인간의 필요로 만들어진 존재일 뿐 자유의지를 가질 수 없는 존재였다. 하지만 안드로이드인 A는 놀랍게도 인간처럼 사고하고 자유를 갈망했다. A는 어째서 이브에게 도움을 요청했을까. 이브가 가진 상처를 이용하여 자신의 탈출에 이용하기 위함이었을까

인간이 영원히 우월한 존재일 것 같지? 틀렸어. 자연은 더 우월한 종에게만 자비로워.”(40-41p, 항체의 딜레마)

A의 마지막 일갈은 눈에 보이지 않는 적과의 싸움으로 지쳐버린 우리에게 깨우침을 주려는 말처럼 느껴졌다. 인간을 위해 만들어졌음에도 상류층 사람들에게만 자본주의의 냉정함을 비웃듯 A가 연구소를 빠져나가는 모습은 현재의 백신 불평등과 오버랩이 되어 쓴 웃음이 지어졌다. A는 결국 이브를 구하며 인간이 가진 희생정신을 보여준다. 인간이 긴 지구의 역사 속에서도 살아남은 이유는 타인을 돕는 이타심이라고 하는데 우리가 이것마저 잃어버린다면 인류는 멸망의 길로 접어들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두 인물의 결핍이 서로를 강하게 이끌게 되었다고 느껴졌다. 우리가 가장 극한 상황 속에 놓이더라도 잃지 말아야 할 것은 인간애를 잃지 말라는 메시지가 어느 시기보다 펜데믹 속의

우리에게 더 가슴깊이 다가오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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