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적 마음 - 김응교 인문여행에세이, 2018 세종도서 교앙부분 ㅣ 타산지석
김응교 지음 / 책읽는고양이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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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클립 한주한책 서평단 주희입니다.

시인이자 문학평론가 김응교가 쓴 '일본적 마음'은 일본을 다면적으로 깊이 있게 알려주는 인문여행에세이다. 저자가 유학생으로 일본에 10여 년간 머무르면서 생활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인식하는 일본은 가깝고도 먼 나라이다. 지리적으론 가장 가깝지만, 심리적으론 가장 멀게만 느껴진다. 그 이유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안다. 일본은 우리의 국권을 강제로 빼앗고 식민지로 점령했던 제국주의국가로 증오의 대상이었다. 그러니 일본에 관해서 자세히 알 기회가 없었다. 정확히 말하면 일본에 관해서 속속들이 알려고 노력하지 않았다. 그래서일까? '일본적 마음'은 저자가 작정하고 일본에 관해서 속시원히 알려줄 것만 같았다.

책의 제목이 '일본의 마음'이 아니라 '일본적 마음'이다. 일본을 객관적 대상으로 삼아서 그 내면을 살펴보고자 한 저자의 의도가 책의 제목에 녹아든 것이 아닐까? 책장을 넘기면서 일본에 관해서 이토록 섬세하게 다루었던 책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저자가 일본 구석구석 골목과 시골길을 거닐면서 바라본 일본의 현재 모습을 지나간 역사와 결부지어서 담담하게 써 내려간다. 인문여행에세이라 부를 만하다.

저자가 바라본 일본과 일본인은 우리의 눈에도 생소하게 비친다. 동아시아문화권으로 유교, 불교, 한자를 공유했던 중국이나 한국관 또 다른 이질적인 그들의 문화는 어디에서 유래한 것일까?

책은 일본을 상징하는 키워드 4가지로 구성되어 있다. 예술, 독서, 사무라이, 야스쿠니.

1부 <예술>에서는 와비사비에 관해서 보여준다. 와비사비는 '고독과 빈궁함, 자연의 정취를 있는 그대로 즐긴다'는 뜻이다. 일본인이 즐기는 다도의 중요한 미의식으로 작용한다. 그 유래를 따져보면 전국시대 전쟁터에 나가기 전 무장들이 마음을 집중하기 위해 다실에서 차를 우려내면서 침묵을 지키는 데 있었다.

2부 <독서>에서는 일본 시 7.5조의 하이쿠에 대해서 알려준다. 쓰다 만 듯한 극도로 짧은 시에서 암시의 힘이 드러난다. 일본인들이 자신의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절제의 미학을 표현한 시라고 하겠다.

3부 <사무라이>에서 보듯 일본은 명예에 죽고 사는 무사, 사무라이 문화의 영향을 받았다. 발단은 토지를 차지하기 위해 호족들 간에 싸움이 끊이지 않았고, 그 와중에 다이묘, 영주들은 각자 칼을 쓰는 사무라이를 거느리면서 시작되었다. 일본인들은 봄에 눈부시게 화려함을 자랑하며 피어나는 벚꽃, 사쿠라에서도 죽음을 떠올린다. 죽음을 불사하면서 싸우는 사무라이 정신이 결국 일본 군국주의를 뒷바침하지 않았을까?

4부 <야스쿠니>에서는 여전히 논란이 되고 있는 신사참배를 얘기한다. 전쟁에서 죽은 246만 5,000명의 많은 사람들을 모두 주신으로 모셔두고 있다. 야스쿠니 신사는 메이지신궁, 노기 신사와 더불어 국가적 영웅을 모시는 국가주의 신사로 국가가 공인하는 예배당인 셈이다. 전쟁 중에 무슨 짓을 했든 상관없이 신으로 추앙받는 그들은 따지고 보면 전범들이다. 이 얼마나 끔찍한 역사의 잔재인가?

'일본적 마음'을 읽는 내내 마음이 편치 않았다. 저자도 일본을 찬양하지 않고, 포장하지 않은 일본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 더욱 마음이 쓰인다. 우리와의 걸끄러웠던 지난 과거가 청산되지 않은 상태에서 역사교과서 왜곡, 독도영유권 문제, 위안부 문제 등 아직도 일본과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여럿 남아 있다. 그러기에 일본을 감정적으로 대응하기 보다 일본에 관해서 잘 파악해야 한다.

이 책은 일본의 예술, 문학, 사무라이, 야스쿠니 등을 역사적 연원을 따져가면서 심층적으로 다루고 있어서 독자들이 읽기에 난해하지만, 일본과 일본인을 제대로 인지하고 이해할 수 있는 책이라는 사실은 분명하다.

https://m.blog.naver.com/geowins1/2211693706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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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 가능한 미래
비벡 와드와.알렉스 솔크에 지음, 차백만 옮김 / 아날로그(글담)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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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 가능한 미래'

책의 제목만 들어도 독자들의 호기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미국 출신 비벡 와드와, 알렉스 솔크에버가 공동으로 지은 책 '선택 가능한 미래'의 원제목이 무엇일지 궁금하다.

책의 겉표지 앞면에 검은 글씨로 커다랗게 쓴 제목 '선택 가능한 미래' 위에 빨간 글씨로 자그마하게 'How our technology choices will create the future?'라고 적혀 있다. 우리말로 뜻풀이해 보면 '우리의 기술적 선택들이 어떻게 미래를 창조할 것인가?'이다. 일단 제목 선정은 탁월하다. 만약 원제목을 그대로 번역해서 제목으로 삼았다면 지금처럼 호소력이 강하지 않았을 것이다.

책의 겉표지 앞면의 메시지로 저자는 화두를 던진다.
'우리 앞에는 두 가지 선택지가 놓여 있다.
스타트렉의 유토피아 그리고 매드맥스의 디스토피아. 어떤 미래에 살게 될지는 우리 선택에 달려 있다!'
저자가 끝내 독자들에게 던져주고자 했던 화두다. 그리고 이 책의 본문을 읽으면서 독자들은 두 가지 선택지의 상황에 대한 저자의 해박한 설명에 집중하게 될 것이다.

저자는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오는 기술적 발전들이 우리의 미래 사회에 어떤 혜택을 가져다 주고, 또 우리가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따라서 그것이 우리의 삶에 희망적일지 혹은 절망적일지를 따져보고 있다.

책의 겉표지 뒷면의 메시지로 저자는 결론을 내린다.
'미래를 이해하는 사람만이 더 나은 미래를 만들 수 있다!'
지금까지 연구되어 온 과학기술적 성과를 안다면 우리에게 펼쳐질 미래가 구체적으로 어떨지를 가늠할 수 있다. 현재를 알고 미래를 준비한다면 미래가 막연한 불안감으로 다가오지 않을 것이다.

'선택 가능한 미래'는 차례의 제목을 훑어봐도 책의 내용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각 단원별로 신기술과 신기술 도입에 따른 이점과 우려를 동시에 알려준다.

프롤로그에서 저자는 '거대한 변화는 시작됐고 그 방향을 정하는 것은 우리 몫이다'라고 했다. "미래는 이미 와 있습니다. 단지 모든 사람에게 골고루 혜택이 돌아가지 않을 뿐이죠."라는 저자의 말에서 저자가 이 책을 지은 의도가 드러난다. 저자는 미래를 거부할 수 없는 상황에서 신기술의 위험을 예측, 방지하고, 그 혜택을 사회에 골고루 나눠주길 원한다고 했다.

Part 1. 당신은 미래를 선택할 준비가 됐는가?
희망과 두려움이 공존하는 미래를 선택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 그리고 그 누구도 아닌 당신이 나서야 한다고 촉구한다.

Part 2. 더 나은 미래 선택을 위한 기준 1로 '신기술의 혜택을 모두 공평하게 누릴 수 있을까?'
인공지능의 부상은 노동 없는 미래 아니면 악령의 소환을, 아바타와 인공지능을 활용한 교육 혁명은 공평한 배움의 기회 아니면 교육 격차 심화를, 유전자 혁명과 맞춤형 의료는 24시간 개인 주치의 아니면 데이터화될 우리의 몸에 관해서 예견하고 있다.

Part 3. 더 나은 미래 선택을 위한 기준 2로 '신기술은 위험보다 더 큰 혜택을 줄 수 있을까?'
로봇과 인간의 필연적 공생은 친구이자 동반자 아니면 인간을 위협하는 로봇을, 모든 것이 연결된 유비쿼터스 시대는 정보의 공유 아니면 사생활의 공유를, 드론이 온다는 더 빠르고 정확한 배송 아니면 더 빠르고 정확한 무기를, 맞춤형 유전자와 마이크로바이옴과 정밀의료는 인간을 치료하는지 아니면 인간을 제조하는지를 예견하고 있다.

Part 4. 더 나은 미래 선택을 위한 기준 3으로, '신기술이 더 자율적이고 독립적인 삶을 보장할까?'
자율주행 자동차와 트럭, 비행기는 교통 체증이나 사고가 없는 도로 아니면 사고의 책임 전가를, 사물끼리 대화하는 사물인터넷은 완벽한 개인 비서 아니면 24시간 감시자를, 3D 바이오프린팅과 인공 시체는 슈퍼 인간으로의 진화 아니면 인간인가, 기계인가?를, 거의 공짜인 태양 에너지는 물과 에너지 전쟁의 종결 아니면 에너지 저장 비용이 드는지를 예견하고 있다.

에필로그에서 저자는 '우리가 살아갈 미래는 스타트렉일까, 매드맥스일까?'라는 질문으로 마무리한다. 책의 마지막 장까지 읽은 독자라면 단언컨데 스타트렉을 선택하지 않을까?

지금까지 이처럼 명쾌하게 미래의 신기술에 관한 희망과 절망을 동시에 제시한 석학은 없었다. 저자는 희망적인 측면에서 미래를 낙관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신기술의 발달로 인해 인간의 수많은 일자리가 사라질 거라는 우려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미래를 부정할 수 없다. 그렇다면 미래를 그대로 수용하면서 이를 우리의 생활에 유리하게 긍정적으로 변화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선택 가능한 미래'는 우리의 손에 전적으로 달려 있다. 우리가 하기 나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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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즈 - 노력을 이기는 일시정지의 힘
레이첼 오마라 지음, 김윤재 옮김 / 다산북스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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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단어 PAUSE는 우리말로 '퍼즈'라고 발음한다. 뜻이 뭘까? '퍼즈'는 잠시 멈춤 즉, 일시정지를 뜻한다.

책의 겉표지 앞면을 보면 영어 철자 PAUSE 아래 '퍼즈'라는 제목이 표기되어 있다. 책 제목 아래 '노력을 이기는 일시정지의 힘'이라는 소제목이 보인다. 책의 겉표지 뒷면을 보면 '멈춰라, 그만둬라, 벗어나라!'는 외침이 있다.

구글의 리더십 코치이자, 직원들의 잠재력 개발과 업무 의욕 향상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 책임개발자 레이첼 오마라가 쓴 책이다. 그의 체험에서 우러나오는 진솔한 이야기를 담고 있어서 그의 생뚱맞은 외침이 독자들에게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책 추천의 글에서 마지막 '생각 없이 사는 삶을 그만두고 일상의 고단함 밑에 숨겨진 진짜 나를 발견하기 위해 일시정지하라! 이 책을 통해 그토록 열망하던 나 자신이 되어보기를 간절히 바란다.'로 끝맺는다. 여기서 저자의 의도가 확연히 드러난다. 대한민국의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는 어떤가? 대부분 늘상 바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아간다. 그리고 한가한 사람은 바쁘다고 투덜대는 사람에게 "바쁜 게 좋은거야."라고 대꾸하면서 진심으로 바쁜 사람의 말을 귀담아 들으려 하지 않는다.

책의 서문에서 저자는 일시정지를 '의도적으로 행동을 변화시켜 태도와 사고, 감정 등 정신적인 변화를 가능케 하는 것'으로 정의하고 있다. 일시정지를 삶의 기술로 익혀두면 몽키 마인드(정말로 중요한 일에 집중하지 못하게 만드는 무의식적 수다)에서 벗어나 내면이 외치는 갈망과 욕구에 귀 기울일 수 있다고 한다. 브레이크 없이 질주하는 삶에서 휴식을 취하면서 문득 진정 나한테 적합한 삶을 살고 있는지를 생각해 보고, 그게 아니라면 삶의 전환점을 모색해야 한다는 저자의 말에 내 마음이 동요한다면 나에게도 '퍼즈'가 필요한 시점인 게다.

책의 목차를 살펴볼까? 총 10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목차의 단원이 많아서 책이 두꺼울 거라는 중압감은 접어두길 바란다. '퍼즈'는 일시정지가 필요한 독자들에게 어떻게 해야 할지를 구체적으로 알려주는 지침서이자 매뉴얼이다. 그래서 단원 중간에 PAUSE STORY를 두어서 일시정지를 통해서 성공에 이른 사례를 예시로 든다. 또한 매단원의 마지막에 PRACTICE라는 제목으로 독자라면 누구나 자신의 삶에 적용시켜서 실천해 봄직한 실습이 제시되어 있다. 그러니 지시에 따라서 필기구로 적어본다면 내 삶에 일시정지가 구체화될 것이다.

책의 1장 '하루하루가 털리는 일의 연속'에서는 저자의 경험담을 털어놓는다. 저자에게 일시정지가 필요했던 순간이 있었다.

책의 2장 '나에게 일시정지가 필요한 5가지 신호'에서는 5가지 신호를 사례를 들어서 알려준다. 5가지 신호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신호1. 그토록 사랑했던 일을 이제는 혐오한다.
신호2. 상사로부터 끊임없이 질책받는다.
신호3. 인터넷 또는 스마트폰이 없으면 불안하다.
신호4. 삶에 대대적인 사건과 변화가 발생한다.
신호5. 새로운 기회가 모습을 드러낸다.
만약 5가지 신호들 중 현대인들이라면 신호3에서 일시정지가 필요하지 않을까? 우리의 일상생활에 깊숙히 파고든 문명의 이기라고 하는 인터넷과 스마트폰이 있어서 편리하다. 하지만 내 손에서 한시라도 놓지 않고 수시로 들여다보고 있다면 문명의 이기로부터 벗어난 일시정지가 요구된다.

책의 3장 '일시정지에도 용기가 필요하다'에서는 일시정지를 시작하기 위한 3단계 처방전을 제시한다.
1단계 엉망진창 초고 쓰기.
2단계 변화를 단단히 결심하기.
3단계 기분이 좋아지는 일을 계획하기.

책의 4장 '새로운 나로 변화할 수 있다는 믿음'에서는 무너진 마음을 되살리라고 한다.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가다 어느 순간 만신창이가 된 나를 가만히 돌아보라.

책의 5장 '일시정지의 대시보드 돈, 시간, 활동'에서는 3가지 자원으로 일시정지할 때 무엇을 할지를 작성해 본다. 이때 돈을 많이 들이지 않고도 할 수 있는 활동이 의외로 많다.

책의 6장 '매일 틈틈이 일시정지를 실천하는 법'에서는 5분 명상, 60초 단전호흡, 30초 마이크로 일시정지를 언급하고 있다.

책의 7장 '장기적인 일시정지가 가져다주는 선물'에서는 월급보다 더 크고 위대한 보상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결국 삶의 전환점을 마련할 수 있다.

책의 8장 '가끔은 디지털기기와 거리 두기'에서는 스마트폰이 불러온 영혼의 굶주림을 지적하고 있다. 우리는 언젠가부터 스마트폰의 노예로 전락했다.

책의 9장 '의미 있는 일시정지를 위한 8가지 조언을 알려준다.
하나. 일상의 규칙을 디자인하라.
둘. 정신을 위로하는 일을 하라.
셋. 나에게 이로운 일과 해로운 일을 구분하라.
넷. 해결해야 할 진짜 문제를 파악하라.
다섯. 삶의 목적을 서약하라.
여섯. 일시정지를 일종의 실험으로 여겨라.
일곱. 모든 일에 예스라고 대답하라.
여덟. 자신의 안전지대를 넓혀라.
8가지 조언이 막연하다고? 저자가 자세히 알려준다. 독자는 저자의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조언을 따라서 일시정지를 하면 된다.

책 10장 '일시정지를 삶의 기술로 삼는 법'에서는 깨달음을 얻는 3가지 질문을 던진다.
질문1. 무엇을 배웠는가?
질문2. 얼마나 성장했는가?
질문3. 새로운 삶의 방향이 필요한가?
내 삶에 일시정지라는 휴식을 넣음으로써 성과가 있었는지를 따져보라. 일시정지가 무기력증에 한없이 빠져들어 게으름을 피우면서 무위도식하라는 것이 아니다.

그동안 사흘이 멀다하고 쏟아져 나오는 자기계발서는 성공한 사람을 롤모델로 끊임없이 자신을 채찍질하듯 노력해서 심신을 단련시킬 것을 강요한다. 그런 자기계발서완 달리 거꾸로의 삶을 권한다. 가끔 혼자만의 시간이 주어질 때 하릴없이 스마트폰을 뒤적이기 보다 일시정지하고 휴식을 취해보는 것은 어떨까? 거기서 해답이 나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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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투쟁 2
칼 오베 크나우스고르 지음, 손화수 옮김 / 한길사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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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 출신 작가 칼 오베 크나우스고르가 쓴 <나의 투쟁 2>는 나의 투쟁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이다. 그가 쓴 <나의 투쟁> 시리즈는 시간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그래서 1편을 읽고 난 뒤 2편을 읽는 것을 추천한다. 물론 1편을 읽어본 독자라면 전편에 대한 기대감을 충족시키기 위해서 다시 2편을 찾아서 읽게 되리라.

책의 겉표지 앞면에 작가의 자화상이 나온다. 이번엔 얼굴이 정면을 살짝 벗어나 있다. 흑백의 사진 속 작가의 얼굴은 아무렇게나 빗은 굵은 머리칼과 정돈되지 않은 무성하게 자란 수염 등이 결코 평범한 인상으로 보이지 않는다. 지나간 삶의 굴곡이 주름진 얼굴에 드러난다. 하지만 무언가를 응시하는 눈빛은 생기가 돌며 살아있다.

책의 겉표지 뒷면에 "세상은 너무나 아름다웠다. 세상은 우리였고 우리는 세상이었다."란 문구가 검은 바탕에 파스텔톤에 가까운 파란색으로 아로새겨져 있다. 암시하듯 2편은 작가의 청춘 시절 한 때를 담고 있다.

그가 첫 번째 결혼에서 실패하고 고향 노르웨이를 떠나 스웨덴 스톡홀름으로 온다. 거기엔 대학시절부터 알고 지냈던 게이르 외엔 아는 이 하나 없는 낯선 도시다. 그리고 혼자 살 집을 구하는 과정에서 잠깐 잊고 지내왔던 린다의 이름을 되살려내고 그녀와 재회한다. 그는 과거 린다를 바라보면서 지독한 사랑의 열병을 앓았던 적이 있다.

작가 칼 오베의 자서전적인 이야기는 사랑에 빠져드는 연인의 섬세한 심리를 여과없이 묘사하고 있다. 처음 사랑에 빠져들 때를 생각해 보라. 마치 온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은 가슴벅찬 감격에 사로잡힌다. 그리고 사랑하는 남녀의 눈에 매순간 모든 것이 아름다워 보인다. 하지만 아쉽게도 사랑의 유효기한이 존재한다. 흔히들 콩깍지가 벗겨진다고 한다. 눈에 덧씌워진 환상이 사라지고 나면 냉정한 현실이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남녀간에 주도권 싸움이 벌어진다.

노르웨이 베르겐대학에서 문학과 예술을 전공한 작가의 이력답게 책의 곳곳에 문학과 예술에 관한 전문가다운 풍부한 소양을 드러내고 있다. 그것의 단면을 살펴볼까?

작가는 책의 154쪽에서 러시아의 거장 도스토옙스키를 언급하고 있다. '문학을 도스토옙스키 이전과 이후로 나누면서 도스토옙스키 이전에는 크리스트교적인 개념이 이상적으로 작용해서 소설 속 인간들이 이룰 수 없는 이상에 도달하기 위해 삶을 참고 견디며 투쟁했다. 그런데 도스토옙스키는 작품의 주제로 자아포기, 자아소멸, 인간적 겸손 등 현실에 존재하는 인간을 주인공으로 내세우고 있다.' 책의 제목 <나의 투쟁>에서 드러나듯 작가도 일상을 삶의 투쟁이라고 표현하지 않았던가!

작가는 책의 157쪽에서 '19세기의 작품이 내면의 신을 토해내고 거부함으로써 순전히 인간성만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도스토옙스키와 뭉크와 프로이트가 그 예다.'라고 한다. 그리고 작가는 인간의 존재 의미, 삶과 죽음에 관해서 그만의 사유를 덧붙이고 있다. 이렇듯 이 책은 그저 가볍게 술술 읽어지는 통속적인 연애소설과 다르다.

작가는 책의 225쪽에서 시를 쓴다는 것은 배워서 습득할 수 있는 능력과는 거리가 멀다고 하면서 시를 읽고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의 반응을 세 가지 부류로 관찰하고 있다. 첫째, 자신의 모자람을 인정하고 받아들인다. 둘째, 내게도 잠재력과 능력이 있지만 아직 실현되지 않았을 뿐이라고 생각한다. 셋째, 모든 문제점을 거부하는 것이다. 구구절절한 설명을 빼고 독자는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따져보자. 물론 시를 읽고 이해할 수 있다면 위 반응관 무관하다.

<나의 투쟁 2>는 작가가 청춘의 한 때 사랑하고 결혼하고 아기를 낳고 키우는 과정을 묘사하고 있다. 그런데 그것은 작가만의 일상이 아니다. 하루하루 치열하게 살면서 누구나 겪고 있는 삶의 과정이고, 삶의 일부라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만약 그 시절을 지나온 독자라면 씁쓸한 미소를 지으면서 '그 땐 그랬지'라고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까? 그런 맛에 읽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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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남 오빠에게 - 페미니즘 소설 ㅣ 다산책방 테마소설
조남주 외 지음 / 다산책방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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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 소설이라고 일찌감치 책의 앞표지에 밝혀두었다. <82년생 김지영>으로 유명해진 조남주 작가를 비롯해 총 7명의 여성작가가 참여해서 쓴 7편의 단편소설이 수록된 작품집이다. 대표 제목으로 <현남 오빠에게>를 내세웠다. 

페미니즘은 여성주의를 뜻한다. 그동안 기나긴 세월 속에서 여성은 남성에 비해서 성적인 차별을 받아왔다. 가정에서든 사회에서든 단지 여성으로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불이익을 감수해야만 했다. 이젠 차별받던 여성들이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소설에서도 그것을 확인할 수 있다. 

7명의 여성작가들의 이력을 살펴보니 작가 활동한 지 채 10년을 넘기지 않은 젊은 작가들이다. 그들이 바라보고 겪어왔던 이 세상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그녀들이 페미니즘 시선으로 바라본 세상은 어떨지 궁금하다.

차례에서 보듯 페미니즘을 주제로 한 각기 다른 저자의 작품들이 수록되어 있다. 한 편의 작품이 끝나면 끄트머리에 작가노트가 나온다. 작가는 자신이 쓴 짧은 단편에서 못다한 뒷이야기, 정말 하고 싶었던 속내를 덧붙이고 있다.

조남주 작가는 올해 <82년생 김지영>이란 소설로 인기를 끌었다. <현남 오빠에게>는 결혼을 앞둔 여성이 그녀를 챙겨준 현남 오빠의 프로포즈를 거절하고 당당하게 홀로서기하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자신을 무능하고 소심한 사람으로 만들었던 오빠로부터 벗어나는 것이야말로 성 평등의 시작이겠지?

최은영 작가는 <당신의 평화>에서 아들의 결혼을 앞둔 예비 시어머니 정순과 그의 딸 유진이 티격태격하면서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한 집안의 딸로 태어나서 남의 집안의 부인이자 며느리로 살다가 끝내 시어머니가 되는 여성의 삶, 여성의 적은 어느 누구도 아닌 여성 자신이 아닐까? 그 질문에 대한 답을 고민하게 한다.

김이설 작가의 <경년>은 어느 덧 갱년기에 접어든 중년의 여성을 화자로 내세우고 있다. 나는 공부 잘하는 모범생 아들 세훈이의 스트레스 해소법을 전해듣곤 기겁을 한다. 딸이 아닌 아들이기에 그럴 수도 있단 남편의 대수롭지 않은 반응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고민스럽다. 아들은 되고 딸은 안되고라는 기준이란 없다. 그런데 사람들은 남녀 간에 다른 잣대를 들이댄다. 그것이야말로 인간의 이중적인 면모를 꼬집는 것이다. 

최정화 작가의 <모든 것을 제자리에>는 붕괴된 건물을 촬영하는 기사로 일하는 화자가 등장한다. 현장의 처참한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내는 나는 여성으로서 하기 힘든 거친 일을 하고 있다. 그것은 어딘지 부자연스럽다. 하지만 애시당초 남녀의 일이 달라야 했을까?

손보미 작가가 쓴 <이방인>에선 여성을 대상으로 한 의문의 연쇄 실종 살인사건이 벌어지는 도시를 배경으로 한다. 과거의 실수로 인해 모든 것을 자포자기한 경찰관인 그녀와 그녀의 재기를 도우려는 동료인 ‘그’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결국 이 세상은 남자와 여자가 서로 조화를 이루며 더불어 살아가야 하지 않을까?

구병모 작가가 쓴 <하르피아이와 축제의 밤>은 어느 낯선 섬에서 벗을 수 없는 구두와 오픈숄더 타입의 원피스를 입은 채 사냥꾼들에게 쫓겨 다니며 목숨을 위협받는 주인공의 이야기다. 신화에서부터 역사에 이르기까지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 만으로 죄인 취급받고 살해당한 숱한 여성의 수난사가 있다. 그녀들의 억울한 영혼을 어떻게 위로받을 수 있을까?

김성중 작가가 쓴 <화성의 아이>에서 인간이 화성에 쏘아 올린 실험 동물들 중 유일하게 살아남은 나는 죽은 개 라이카, 그리고 버려진 탐사로봇 데이모스와 만나 친구가 된다. 임신한 암컷인 나는 친구들의 도움으로 무사히 아기를 출산한다. 출산의 고통은 말로 표현키 어려울 만큼 심하지만 새로운 생명을 탄생시키는 고귀한 과정이다. 

7편의 각기 다른 작가의 작품들을 읽는 재미가 있다. 그리고 페미니즘이란 다소 무겁고 진지한 주제를 어떻게 풀어나가고 있는지를 비교하면서 읽을 수 있다. 책장을 덮으면서 페미니즘이란 용어가 사라지는 그날, 누구든지간에 남자 혹은 여자로서의 성별이 아닌 인간이란 존재로 각인되길 바래본다. 그러기에 7명의 여성작가들의 작은 울림에 귀 기울여야 한다.

https://m.blog.naver.com/geowins1/221148563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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