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생동물학교 1
엘렌 심 지음 / 북폴리오 / 2018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하루가 멀다하고 각 출판사에서 발간하는 신간을 골라서 읽기에도 시간이 부족하다. 그래서 독자의 시선으로 만화에까지 관심을 기울이기 어렵다. 그런데 '환생동물학교'를 만났다. 

제목 '환생동물학교'가 뜻하는 것은 무엇일까? 제목 그대로 본다면 동물들이 죽어서 새로운 생명체로 다시 태어나기 위해서 거치는 학교라는 뜻이다. 제목부터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서 벌어지는 평범한 이야기는 아니다. 제목에서부터 왠지 호기심이 충만해진다.

책의 뒷표지에 우리 곁에 있던 동물 친구들이 세상을 떠난 후 어디로 가게 될지 물음을 던진다. 저자의 상상에 의하면 동물이 인간으로 환생하기 위해서 동물의 습성을 버리고 인간 세계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교육을 받는 환생동물학교가 있을 거라고 한다. 

불교의 윤회설이 연상된다. 전생에서 착한 일을 하면 이승에서 인간으로 태어나지만, 나쁜 짓을 저지르면 동물로 태어난다는 교훈이다. 엄밀히 따지면 이것은 인간을 우위로 간주하는 입장이어서 다른 동물들이 들어면 억울하다고 항의할 만하다.

저자 엘렌 심은 미국 미주리 주 컬럼비아에서 출생해서 한국에서 학창시절을 보냈다. 현재 미국 LA 근처에서 고양이 한 마리와 살고 있다. 그래서 '고양이 낸시'를 펴냈고, 네이버 웹툰에 '환생동물학교'를 연재 중이다. 저자에게 고양이는 반려동물이자 가족의 일원이다. 고양이를 향한 애정이 '환생동물학교'를 상상하게 되었으리라.

목차는 웹툰 작가답게 군더더기 없이 간단하다. 본문을 시작하기에 앞서 '착한 동물은 사람으로 다시 태어나는 거야?' 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 

총 12개의 에피소드를 담아내고 있다. '만남'에서 '사람의 과자'에 이르기까지 환생동물학교에서 벌어지는 동물들의 좌충우돌이 그려지고 있다.

환생동물학교에 부임하는 선생님은 인간이다. 그는 인간으로 환생하려는 동물들이라면 꼭 거쳐 가야 하는 환생동물학교에서 동물들을 대상으로 인간의 삶을 가르치면서 그들이 지니고 살았던 동물의 본성을 지우게 한다. 고양이 쯔양과 머루, 개 맷, 강아지 블랭키와 아키, 하이에나 비스콧, 고슴도치 카마라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선생님은 교실 안에서 각 동물들과 부딪히면서 그들의 속성을 파악해 나간다. 그들에겐 태어나면서 생존에 적합하게끔 각자 부여된 그들 나름의 속성이 있다. 저자는 각 동물의 캐릭터를 가벼운 터치로 잘 표현하고 있다. 주인을 그리워하는 동물들의 마음이란 인간의 마음과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부록으로 동물 캐릭터 스티커도 들어 있다. 독자들 각자 좋이하는 동물 캐릭터가 있을 것이다. 

책은 어렵지도 딱딱하지도 않아서 책장이 술술 넘어간다. 누구든 가벼운 마음으로 읽을 수 있다. 마지막 책장을 덮을 때면 '환생동물학교' 2권이 기다려진다. 과연 동물들이 무사히 인간으로 환생했을까? 극적인 긴장감이나 희노애락을 넘나드는 스토리의 힘은 부족해도 만화가 가져다주는 명랑쾌활한 기분이 있다. 그것을 마음껏 느끼고 싶은 독자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https://m.blog.naver.com/geowins1/22121881007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고려거란전기 겨울에 내리는 단비 1
길승수 지음 / 지식과감성# / 2018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겨울에 내리는 단비 '고려거란전기'는 1, 2권으로 구성된 길승수가 쓴 역사소설이다. 

책의 앞표지를 보면 왼쪽에 치우쳐서 제목을 한 글자씩 위에서 아래로 내려 썼다. 과거의 기록법이다. 오른쪽에는 힘차게 달리는 말 위에서 왼손에 방패를, 오른손에 길다란 창을 든 기병의 모습이 역동적으로 그려져 있다. 적을 향해서 돌진하는 용감무쌍한 기병의 얼굴은 한 치의 방심도 허용치 않을 기세다.

올곧게 자라는 대나무를 배경으로 책의 추천사가 나온다. 생생한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쓰여진 작품으로, 직접 눈으로 보는 듯한 느낌이다. 또한 2차 여요전쟁 즉 거란과 고려간의 전쟁을 소재로 하고 있다. 한국사 특히 고려사에 관심이 많아서 역사책을 뒤적인 독자라면 고려 초 거란과의 전쟁을 인지하고 있다.

태조 왕건이 고려를 건국하고 후삼국을 통일할 무렵 거란이 압록강 이북에 있었던 발해를 멸망시켰다. 왕건은 거란과 교류를 하지 말라는 유언을 남길 정도였다. 그런 거란이 요나라를 건국한다. 그리고 3번에 걸쳐서 고려를 침략한다. 

'고려거란전기'는 1010년에 있었던 거란의 2차 침공을 다루고 있다. 왜 '겨울에 내리는 단비'라고 했을까? 책을 끝까지 읽은 독자라면 그 뜻을 헤아릴 수 있다.

이 책은 고려사, 고려사절요, 요사를 기본 사료로 하고 있다. 등장인물들은 대부분 실존인물들로 역사적 사건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대략의 줄거리로 거란의 2차 침입을 알려준다. 교과서에서 거란의 2차 침입 원인, 과정, 결과로 요약해서 교과서가 마르고 닳도록 외웠던 기억이 난다. 교과서에서 스토리로 풀어쓰지 않은 탓에 핵심만 머리 속에 담아두었다.

고려측 주요 인물로 양규, 김숙홍, 조원, 강감찬 등이 눈에 띈다. 거란측 주요 인물은 소배압을 제외하곤 생소하다. 고려의 적이니 정확히 언급하지 않는 탓이다.

고려 당시의 지도가 나온다. 5도 양계로 이루어진 행정구역이다. 북쪽 서북계와 동북계 양계는 국경을 접한 지역이어서 군사적 요충지다. 그 외에도 서경 성곽도, 삼수채 포진도, 강조의 검차진, 수성무기와 공성무기 등이 그림으로 표현되어 있다. 아직 본문으로 들어가기 전이어서 독자의 눈에 쉽게 각인되지 않을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앞의 그림으로 확인하면 이해하기 수월할 것이다.

책의 차례는 1, 2권 합해서 총 10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권은 1장 모루와 망치, 2장 삼수채 회전, 3장 지키는 자와 떠나는 자, 4장 서경 공방전이다. 2권은 5장 곽주 공방전, 6장 회오리 바람, 7장 개경에서, 8장 나주를 향해, 9장 다시 삼수채에서, 10장 벼락같이다.

책의 차례를 훑어보면 거란의 2차 칩입 경과를 유추할 수 있다. 이 책은 역사소설이다. 그러니 결말은 확고부동하다. 작가가 아무리 상상력을 발휘한다고 해도 결말을 마음대로 바꿀 수 없다. 독자의 입장에서 정해진 결말이 있어서 고려와 거란이 신경전을 벌이면서 엎치락뒤치락해도 한 줄씩 찬찬히 읽어내려가기 쉽지 않다.

'고려거란전기' 두 권의 책은 전쟁 당시의 상황을 구체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마치 눈 앞에서 전쟁을 목격하는 것처럼 생생하다. 전쟁은 죽고 죽이는 싸움이다. 서로 양보해선 안 된다. 낮밤을 가리지 않고 계속 공격을 퍼붓는 거란군들에 맞서 고려군도 만만치 않다. 

거란과의 2차 전쟁은 거란군의 공세에 밀려서 현종은 개경의 왕궁을 버리고 아래로 아래로 전라도 나주까지 피신한다. 하지만 양규와 김숙홍 장군의 죽음을 불사한 전투에 힘입어 거란군은 압록강 이북으로 물러나고 전쟁은 끝이 난다. 현종과 문종은 교서를 내려서 두 장군에게 공신 칭호를 부여한다.

'고려거란전기'는 전쟁의 역사를 다루었다. 전쟁이 일어나면 전쟁에 참전한 장군과 병사들뿐만 아니라 일반 백성들까지도 적들의 창, 화살, 칼 끝에서 목숨을 보존하기 어렵다. 그러니 평화를 유지하려는 노력이 얼마나 고귀한 일인지 깨달을 것이다. 

아군과 적군이 뒤섞여서 피를 튀기면서 싸우는 전쟁의 긴박한 상황에서도 희노애락이 교차하는 스토리는 존재한다. 이 책은 흔한 남녀간의 사랑을 다루지 않아도 사랑보다 더 진한 나라 사랑과 남자들간의 생사를 건 우정, 서로를 배반하지 않는 의리가 있다. 독자들이 시간을 내어서 인내심을 갖고 완독하기를 바란다.

https://m.blog.naver.com/geowins1/22121907085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화엄사에 가고 싶다
이재호 지음, 김태식 사진 / CPN(씨피엔) / 2017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유난히 춥고 길었던 겨울도 해가 바뀌고 3월이 되니 파릇한 봄 기운이 올라온다. 화창한 햇살과 함께 살랑대는 봄바람이 어루만지면 앙상한 가지 끝에서 숨 죽이고 지냈던 봄꽃들이 기지개를 켠다. 한반도의 남쪽에서 북상하면서 봄꽃의 개화 소식이 들려온다. 때맞춰 '화엄사에 가고 싶다' 라는 책이 출간되었다. 

책의 앞표지는 여백의 미가 주는 여운을 살리고 있다. 제목, 지은이 아래 작은 풍경 하나가 달랑 매달려 있다. 절에 가면 처마 끝에 매달려 있는 풍경을 볼 수 있다. 미세한 바람결에 따라 일렁이면서 은은한 종소리를 울린다. 고즈넉한 산사가 풍경 소리로 활기를 띤다. 화엄사에 가면 풍경을 볼 수 있겠지.

책의 뒷표지에 추천사가 있다. 소설가 이재호가 시집을 낸다고 하니 어설퍼 보였다. 그런데 그의 시를 가만히 마주하고 보니 그것은 또 다른 재미있고 아름다운 쉼표로 다가온다. 

작가는 굳이 형식을 따져가면서 글을 쓰지 않는다. 작가의 순간적인 감정을 몇 줄에 불과할지라도 자유자재로 표현하는 게 중요하다. 그게 시일 수도 있고 에세이일 수도 있다.

저자 이재호는 희곡 '세익스피어 바로알기'를 시작으로 다수의 책을 집필했다. 그런 그가 한동안 여행과 술에 심취해서 전국을 떠돌다가 문득 여행지에서 만난 민족의 자산과 문화유산의 소중함을 알게 되었다.

김태식은 순전히 취미로 사진을 찍는다. 그는 자신의 사진을 일컬어 막사진이라고 부른다. 이재호의 시는 김태식의 사진과 만나서 '화엄사에 가고 싶다' 라는 시집으로 탄생했다.

작가의 말에서 그는 절간에서 잠깐 사진을 찍듯이 시를 써 내려갔다. 시의 깊이가 없다고 탓할 수도 있겠지만, 시를 자꾸만 수정하면 처음 맛이 떨어지니 거침없이 쓰는 방식을 택하노라고 한다. 

시를 쓰는 데 정해진 수순은 없다. 그저 마음이 가는 대로 긁적이면 된다. 그게 마땅찮으면 여러 번 퇴고의 과정을 거치면서 다듬어지는 것이다. 시에 관한 판단은 독자들의 몫이다.

챕터를 보면 10개의 소제목으로 뭉뚱그렸다. 챕터의 소제목을 두 눈으로 훑기만 해도 시인의 거니는 발자취와 머무는 마음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책에 수록된 모든 시를 인용할 수 없다. 책장을 넘기면서 싯구를 음미하고 사진을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속세를 초월한 듯 맑은 시심이 전해진다. 

<1. 절간 그리고 쉼표를 이야기하다>
시인의 발걸음이 머물렀던 절에서의 시심을 풀어내었다. 삼국시대와 고려시대에 불교를 적극 장려했기에 전국에 수많은 사찰들이 남아 있다. 

화엄사에서 마곡사, 미황사, 광덕사, 옥천사, 남한 성불사, 대비사, 용문사, 성륜사, 내소사, 회암사, 일월사, 연곡사, 간월암, 보타사, 현등사, 남양주 보광사까지 전국 방방곡곡의 절이란 절은 다 찾아다녔나 보다. 

그동안 알고 있는 절은 다섯 손가락에 꼽을 정도다. 그 많은 절들은 세월 속에 저마다의 사연을 안고 지금에 이르렀다. 따라서 절에 머무는 시인의 마음도 달라진다. '간월암을 지나며'를 읽어볼까?

간월암을 지나며

바람의 뼛골 잡아 흔드는 간월암
세월보다 서러운 달빛 차오르면
청파의 고운결 타고 그리움 출렁
육백년 해송 고독함에 눈물 멎네

대부분의 암자는 절보다 작아서 산 속 깊은 곳에 있다. 스님이 기거하면서 도를 닦는다. 그런 암자에 접어들면 사람들이 드나드는 절과는 다른 적막감에 휩싸인다. 어둑해진 밤하늘의 달빛과 해송에 그리움을 의지해 본들 사무치는 고독감을 이길 수 있으랴.

<2. 그리움, 그 진함을 색칠하다>
그리움의 대상은 누구일까? 그리움이 겹겹이 덧칠하듯 그 농도가 진해져 간다. 계절이 주는 상념과 자연 현상이 맞물려서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노을'을 읽어볼까?

노을

저 노을 속 타들어 가리라
한점도 소유를 버린 채 우주의 미물되어 사라지리라

가슴속 그리 뜨겁던 유희의 날
사랑 탐하다 사라진 별자리 향해 타들어 가리라

아, 장렬하라. 한 줄에도 지지 말고
창공되어 티끌 쓸어내고, 불안을 태워 버리리라

석양이 질 무렵 하늘 언저리를 빠알갛게 물들이는 노을은 환한 낮 시간을 서서히 삼켜 버린다. 끝내 노을 자신까지도 타들어가서 자취를 감춘다. 

시를 쓰고 다듬지 않은 탓에 때론 격정적이다. 시인이 매번 시를 쓰면서 간절히 담아내고자 했던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사랑이다. 사무치는 그리움도, 구구절절 외로움도 사랑으로 가득한 시인의 마음에서 비롯되었다. 

시를 읽으면서 시의 의미를 낱낱이 해석할 필요는 없다.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히고 시를 되뇌이다보면 싯구가 독자들의 내면을 채우고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다해도 가끔씩 꺼내어서 찬찬히 음미하면 그것으로 족하다. 

시의 사이사이에 끼여 있는 사진을 감상하는 것도 좋다. 사진이 군더더기 없이 선명하다. 취미로 사진을 찍기엔 그 재능이 아쉽다. 다행히 이 책은 시인과 사진가의 콜라보로 한 권의 작품이 탄생했다.

올 봄이 지나기 전에 구례 화엄사에 다녀와야겠다. 책 '화엄사에 가고 싶다'를 들고 화엄사 경내에서 시를 나즈막히 낭송해야겠다.

https://m.blog.naver.com/geowins1/22121900126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5일 만에 끝내는 클래식 음악사
김태용 지음 / 소울메이트 / 2018년 1월
평점 :
품절


음악을 전공하지 않은 일반인들이 취미로 클래식 음악을 이해하고 즐기기에 클래식 음악은 어렵다. 왜 그럴까? 

그 연원을 따져보면 수긍이 간다. 애시당초 클래식 음악은 다수의 일반인을 위한 음악이 아니었다. 왕을 포함한 소수의 귀족들을 위한 음악이었다. 또한 일반인이 클래식 음악에서 다루는 악기를 쉽게 접하기 힘들 뿐만 아니라 악기 자체가 워낙 정교하고 섬세해서 아무나 손쉽게 악기를 다루지 못한다. 

클래식 음악은 어렵다는 선입견을 깨뜨리는 책 '5일 만에 끝내는 클래식 음악사'가 출간되어서 내심 반갑고 기쁘다. 음악 전공자 이외의 일반인들은 학교 정규과정에서 음악 교과의 이론과 실기를 학습한다. 하지만 그뿐이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이후론 개인이 부단히 노력하지 않는 한 별도의 음악 이론을 습득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 

책의 앞표지에서 말하듯이 이 책을 펼쳐 든 대부분의 독자들은 '5일 만에 끝내는 클래식 음악사'를 읽다보면 자연스레 클래식을 제대로 공부하게 될 것이다. 이 책은 세상에서 가장 편하게 읽는 클래식 이야기로, 클래식의 역사를 쉽게 배우고 제대로 감상할 수 있게 도와주는 책이다.

책의 뒷표지에서 많은 전문가들의 추천사에서 보듯 어려운 클래식 음악사를 쉽고 간결하게 풀어내고 있다. 음악 비전공자도 포함된 전문가들이어서 상당히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책의 저자 김태용은 추계예술대학교에서 관현악과 바이올린 파트를 수석으로 졸업했지만, 전공을 바꿨다. 그는 음악학, 음악사 석사과정을 이수한 뒤 현재 서양음악사 저술가 및 강연자로 활동하고 있다.

책의 시작에 앞서 프랑스의 낭만파 시인이자 소설가 및 극작가 빅토르 위고의 문장이 실려 있다. '음악이란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그렇다고 침묵할 수 없는 것을 표현하는 것이다.' 위고는 음악가가 아니면서도 음악에 관해서 명쾌하게 정의하고 있다. 그렇다. 음악은 소리로 표현하는 예술이다.

지은이의 말에서 저자는 '왜 클래식 음악의 역사를 알아야 하는 걸까?' 라는 물음을 던지고 있다. 이 질문에 독자들은 무엇이라고 답할 것인가? 저자의 자문자답을 살펴 보자. 

클래식 음악은 한국의 음악이 아닌 서양의 음악이다. 대중은 기존의 클래식 음악책들이 어렵다는 편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저자는 어떻게 하면 클래식 음악을 쉽고 친근하게 전달할지 고민하다가 역사를 통한 접근이야말로 이상적인 방법이라고 보았다. 그래서 클래식 음악사인 게다.

책의 차례에서 보듯 저자는 서양 음악의 역사를 시대 순으로 구분했다. 1장은 고대에서 중세까지, 2장은 르네상스, 3장은 바로크, 4장은 고전, 5장은 낭만에서 현대까지다. 서양의 역사와 흐름을 같이 하고 있다. 서양의 역사를 시대 순으로 인지하는 독자라면 클래식 음악사를 비교적 쉽게 이해할 수 있으리란 생각이다.

책의 각 장은 시대별로 요약, 내용, 팁으로 구성되어 있다. 독자는 반드시 책의 순서대로 책장을 넘기면서 읽을 필요는 없다. 어차피 차례에서 시대별 흐름을 인지할 수 있으니 나머진 독자들의 취향에 맞추면 된다.

1장 <하나의 선율로부터, 고대에서 중세>
19세기 유럽에서 확립된 클래식 음악을 고전음악이라고도 부른다. 클래식 음악은 넓은 의미에서 서양의 전통적인 예술음악을, 좁은 의미에서 하이든, 모차르트, 베토벤이 활동했던 유럽 고전시대의 음악을 가리킨다. 이 책의 제목에도 나오는 클래식 음악사는 넓은 의미를 뜻하는 서양의 전통적인 예술음악을 가리킨다.

음악의 기원을 밝힐 수 없다. 서양 음악의 시작을 최초의 서양 문화의 출발이라고 하는 고대 말 그리스 음악으로 보고 있다.

음악의 어원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예술과 학문의 여신 뮤즈에서 탄생되었다. 뮤즈에서 뮤직이 유추되지 않는가? 고대 그리스에서 로마로 이어지는 음악은 단선율의 구조이며 악보가 없는 즉흥적 음악이었다.

중세 시대 그레고리아 성가는 클래식 음악의 모티브이자 서양 음악의 원천으로 사용되었다. 이때 음악적 체계에 대한 필요성을 인지하면서 악보를 사용했다.

2장 <혼돈에서 탄생한 음악, 르네상스>
르네상스는 억압받지 않은 인간 본래의 감정을 그대로 표현하려는 움직임으로 나타나 음악에도 반영되었다. 종교음악보다 세속음악이 더 큰 인기를 누렸고, 성악 4성부를 표준으로 하는 다성음악이다. 그리고 가사를 선율에 따라서 표현했다. 

기악음악의 독자적인 연주가 가능해서 바이올린의 전신인 비올, 기타와 비슷한 류트가 인기를 끌었다.

3장 <이탈리아의 놀라운 아이디어, 바로크>
바로크는 저음악기의 시대 혹은 모노디의 시대라고 불린다. 독주나 독창을 돕기 위한 반주라는 개념이 등장했다. 대표적 음악가로 비발디, 바흐, 헨델이 있다. 바로크 시대의 음악가들부터 독자들에게 친숙하다. 

이때 장조와 단조 조성체계가 정착했고, 화음의 구성과 화성을 구분했다. 학창시절에 헷갈렸던 화음과 화성의 구분이다. 화음은 높이가 다른 둘 이상의 음악이 동시에 울리는 것이고, 화성은 화음들이 연속적으로 진행하는 것이다.

바로크 시대를 대표하는 음악가들에 의해 협주곡, 오페라, 오라토리오, 칸타타, 서곡, 모음곡, 실내악 등 다양한 형태의 음악이 작곡되고 연주되었다.

4장 <클래식 음악의 교과서, 고전>
하이든, 모차르트, 베토벤을 음악 역사상 가장 탁월했던 인물들로 비엔나 고전이라 부른다. 곡 전체의 분위기를 좌우하는 주선율의 사용과 선율의 규칙성과 주기성이 드러난다. 이때 악기의 연합인 오케스트라가 나왔다. 

하이든은 교황곡 형식을 확립시킨 고전의 창조자, 모차르트는 번뜩이는 천재적 발상을 앞세운 고전적 공식을 창조해 고전시대 이전까지의 음악적 기법을 원스톱으로 정리했고, 베토벤은 모차르트가 추구했던 고전의 신성함을 무너뜨린 고전의 신 개혁을 이루었다.

5장 <골라듣는 재미, 낭만에서 현대로>
낭만주의 시대는 감정적 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는 가능한 모든 방법을 추구했다. 문학적 요소들을 인용하기도 했다. 예술가곡이나 피아노 소품을 작곡했다. 슈만, 파가니니, 쇼팽과 리스트 등이 활약했다. 

19세기 초의 낭만주의부터 의도된 음악이라고 하는 표제음악이 쓰였다. 묘사가 아닌 표현에 중점을 둬서 음악에서의 분위기나 정서를 만들어냈다. 

낭만 이후 19세기 말 후기 낭만은 서유럽의 민족주의 음악, 독일어권의 후기 낭만주의, 프랑스의 인상주의로 구분할 수 있다.

책의 마지막에 저자와의 인터뷰가 실려 있다. 책에서 못다한 이야기들을 질의응답식으로 채우고 있다. 

책을 읽는 독자들이 제목에 이끌려서 5일 만에 읽고 끝낸다는 생각을 자제하길 바란다. 눈으로 클래식 음악사를 읽었다면 귀로 이 책에 나오는 음악가의 작품을 찾아서 감상해 보는 것은 어떨까? 단언컨데 아는 만큼 들릴 것이다.

https://m.blog.naver.com/geowins1/22121860534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이크로 파워 - 새로운 시대의 권력,
천훙안 지음, 신노을 옮김 / 미래의창 / 2018년 1월
평점 :
절판


'새로운 시대의 권력, 마이크로 파워'는 어떤 책일까?

책의 앞표지 윗쪽에는 책상에 앉아서 골똘히 생각에 잠긴 개개인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아랫쪽에는 책의 제목 '새로운 시대의 권력, 마이크로 파워'가 두 줄로 쓰여져 있다.

'새로운 시대의 권력'은 '마이크로 파워'라는 것을 강조한다.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독점에서 분산으로 지금 권력의 대이동이 시작되었다.'를 보면 낮은 곳, 분산이 마이크로 파워를 가리키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책의 뒤표지에서 '아래로부터의 권력이 실현되는 마이크로 시대 어떻게 권력을 분산하고 공유할 것인가?'란 화두를 던지고 있다. 그리고 그 해답을 고금을 넘나드는 다양한 예시와 현장에서 바로 적용 가능한 마이크로 경영특강으로 명쾌하게 제시하고 있다.

책의 저자 천훙안은 중국 화동이공대학의 교수로, 직원 파워 이론을 창시한 경영학자로 추앙받고 있다. 대표작으로 '마이크로 경영 : 당신이 알지 못하는 경영학의 세계'가 있다. 기존의 경영학이 '권력을 가진 자가 권력을 갖지 못한 자의 행위를 결정할 수 있다' 라는 지배의 관점에서 권력을 바라보았다면, 그는 다른 관점을 제시한다. 즉 피지배자인 직원 역시 권력을 갖고 있다는 관점이다.

책의 머리말에서 저자는 지금을 완전히 새로운 세계라고 한다. 모바일 인터넷 시대는 마이크로 시대라고 부른다. 마이크로는 크기와 형태가 작지만 오히려 강인하고 유동적이며 신속하다는 특성을 갖고 있다. 그래서 확산과 다양한 통로에 의해서 미약한 개인이 자신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다. 마이크로 권력은 지금 이 시대의 주역이자 새로운 역량이다.

책의 차례는 서장과 총 5부로 구성되어 있다. 하나씩 살펴볼까?

책의 서장에서 마이크로 시대를 드러내는 요소들로 컴퓨터, 인터넷, 빅데이터 등을 꼽고 있다. 마이크로 시대는 최소한의 자원과 시간을 투입해서 정보화 이익의 극대화를 실현할 수 있다. 권력이 서민화, 일반화, 파편화되면서 서민들 모두 저마다 마이크로 권력을 가졌고, 그들의 힘이 하나로 모이면 무도한 정권을 손쉽게 무너뜨릴 수 있다.

1부 <역사에서 배우는 '마이크로 권력'의 세 가지 측면>
과거 중국의 역사에서 있었던 인물과 사건을 예시로 들고 있다. 중국의 역사는 삼국지 열풍으로 우리나라 국민들에게도 친근하다.

개인과 개인 사이에서 주도적인 문제해결력을 기르고, 게으른 개미를 허용하고, 활달한 소통으로 조직 내 갈등을 줄여야 한다.

개인과 리더 사이에서 직원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리더에게는 내집단(in-group)이 필요하고, 현대 기업의 리더로는 제갈량은 낙제점이다. 부하 직원에게 권한을 잘 위임하는 상사여야 한다. 또한 미심쩍으면 쓰지 말고, 일단 쓴 다음에는 의심하지 말아야 하고, 명확한 소통과 적절한 지도가 있어야 한다.

개인과 조직 사이에서 집단이 아니라 팀을 구축하고, 반사회적 힘을 예방하는 기업문화의 힘이 필요하고, 직원에게 나침반과 같은 실적 평가가 있어야 한다.

2부 <사례로 보는 기업의 '마이크로 권력'>
현대 기업은 조직의 수평화로 마이크로 권력이 제 역할을 하고 있다.

샤오미의 조직구조를 인터넷 3계층구조로 부른다. 샤오미는 창립자, 중간관리자, 직원의 3계층으로 조직된 수평구조로 소비자에게 최대한 가깝게 다가갈 수 있어서 소비자의 수요를 오랫동안 추적할 수 있다.

하이얼의 플랫폼 식 구조와 탈 리더십은 모든 직원을 전략 사업 유닛으로 자신의 시장을 책임지고, 리더가 절대권력을 휘두르지 않는다.

페이스북의 클라우드 리더십과 역량은 마크 저크버그의 리더십에서 드러난다. 수평적 경영을 지원하고, 혁신의 문화와 즐거운 분위기를 조성하고, 페이스북에 잘 맞는 직원을 채용한다.

사우스웨스트항공은 서비스의 최전선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자유롭다. 심지어 무례한 고객에 대해선 승무원이 직접 징계를 내릴 수 있다.

하이디라오의 현장 권한위임 기술은 말단 직원을 믿고 과감하게 권한을 주고, 각자의 능력에 맞게 권한을 배분한다. 그리고 권한위임은 직권남용을 방지할 수 있는 성숙한 제도가 뒷바침되어야 한다.

그 외에도 GE, BMW, 텐센트, 3M 등의 기업이 마이크로 파워를 실현하고 있다. 기업 문화, 동기부여 시스템도 직원의 역량을 강화시킬 수 있다.

3부 <'직원 역량' 형성하기>
직원이 실행 역량을 형성하려면 직원 각자에게 맞는 정확한 포지셔닝이 있어야 한다. 능력을 기본으로 해서 꾸준히 자기계발 노력을 해야 한다.

직원이 혁신 역량을 갖추려면 직원 각자의 창조적 자기효능감에 더해서 기업이 혁신을 만들어내는 환경 조성, 혁신 장려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직원이 감시 역량을 갖추려면 자유로운 발언권, 건의를 장려하는 기업 문화와 리더가 전제되어야 한다.

4부 <일터에서의 '마이크로 파워'>
개인이 일터에 뛰어들기 전 주의할 점들이 있다. 첫 번째 직장의 선택이 중요하다. 참고할 사항이다. 첫 직장은 지속적으로 학습할 수 있도록 직원을 도와야 한다. 근무 후 5년 후에 더 좋은 성장 기회를 찾을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 자신의 관심 분야와 꿈이 있고 나름대로의 계획이 있다면 거기에 맞는 일자리를 찾아야 한다.

직장인으로서 반드시 알아야 할 것들은 취업 초기 초보자의 시간을 견뎌야 한다. 기업의 규정을 따른다. 조직과 하나가 된다.

기업에서 효율적으로 소통하려면 용기를 내어서 시도한다. 동료와의 소통에서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해본다. 집중하고 호응하고 반응하는 경청은 최고의 소통이다.

직원의 입장에서 조직 내에서 참거나, 떠나거나, 출구를 찾아라고 조언한다. 구구절절 옳은 말이다. 조직 생활을 한다면 새겨들어야 한다.

5부 <마이크로 권력의 비전>
직원의 가치는 끊임없이 진화 중이다. 고용제도는 고용에서 동맹으로 변화하고 있다. 인재주의 경제의 도래로 직원의 행복이 기업의 이익을 창출하는 시대이다.

기업은 중간관리자의 소멸, 블루오션 리더십과 권력 개방, 공통된 목표, 모든 직원의 주도에 의한 혁신이 이루어지고 있다.

모든 것이 젊어지고, 생애주기 곡선을 벗어난 지금 인터넷이 경계를 허물고, 공유 경제 시대에 모든 사람들에게 기회가 많아졌다. 권력이 분산되고 흐르면서 누구나 영향력과 기회를 만들 수 있다.

'새로운 시대의 권력, 마이크로 파워'는 독자들에게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도래로 일자리가 사라진다는 위기 속에서 용기와 도전의식을 심어 준다. 미래가 불안한 사람들이 이 책을 읽고 세상을 내다보는 통찰력과 자신을 성찰하는 기회를 갖길 바란다. 현재든 미래든 늘 앞서 치밀하게 준비하는 자의 것이다.

https://m.blog.naver.com/geowins1/22121537317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