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믿음직한 남편과 결혼하여 작지만 우직한 환경 속에 새끼까고 싶었던 마음을 나는 공감하고 존경한다.그 마음이 군대에 있던 스물 둘의 내게는 깊게도 인상적이었다. 때문에 나는 믿음직하자 다짐했고 은행원이 될까 꿈꾸게 되었다.<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에 나오는 자그마한 조각들이 이 책과 연결될때면 스타워즈 시리즈 간의 연결을 발견하듯 재미있고 좋다.
여덟살 무렵 근처에 살며 친하게 지내던 사촌형에게서 자전거도둑을 얻어왔다. 다만 표지가 흥미를 끌어서였는데 이제와 생각해보니 보물을 참 쉽게 얻었다 싶다. 동화로서의 자격을 충분히 지닌 책이다. 아름다운 마음과 선한 기준들이 담겨있다. 그리고 동화를 넘어선 책이다. 숭고한 고민과 가치들이 담겨있어 어른들에게도 가볍지 않다. 아이들에게 적지않은 무게의 사유들을 적은 박완서의 마음은 그들에 대한 존경과 사랑이지 않았을까 하여 한구석 따뜻해진다.
손톱에 남은 흙에서 싹이 돋아난, 그러고는 새싹이 돋은 두 손을 흔들며 걷는 늙은이 자신을 상상해보았다 했다.박완서의 지성과 겸손은 별개로 그녀는 분명히 귀엽다. 그래서 내게 이상형이 된다.
산이 거기 있다고해서 정말 거기 있는 것만은 아니다.현실의 낯이 너무도 차가울 때에, 그 때엔 가끔 내가 헷갈리기도 한다. 숨쉬는 내가 예전의 내가 맞는지. 내가 아는 세상이 이 세상이 맞는지.박완서 선생이 제목을 이렇게 지은 이유가 무엇인지 나는 알지 못하지만, 어렸을 적 읽었던 이 책을 다시 편 요즘 나는 그런 때들을 공감한다.그러나 책 속 무자비함과는 별개로 산뜻히 빛나는 작가의 문장들처럼, 나의 시력과는 별개로 산은 거기 있고 언제나 아름다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