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을 파는 스페셜리스트
데이비드 H. 프리드먼 지음, 안종희 옮김 / 지식갤러리 / 2011년 3월
평점 :
절판


전문가들은 내 말을 믿으라고 끊임없이 강요하지만 정말 믿지 못할 세상입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인한 방사능 피해가 한반도에까지 미치지 않을 거란 정부 발표는 이제 믿지 못할 말이 되었습니다. 일본 정부 또한 원전 사고의 실상을 정확히 전 세계에 공개하고 초기 대처를 확실하게 했다면 이렇게까지 태평양 인근 모든 나라에서 방사능 공포에 시달릴 염려는 없었겠죠.
우리는 정확한 정보를 알기 위해 전문가의 말을 믿으려고 합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편견과 부패, 비합리적인 사고, 청중이 듣기 좋은 말을 하려는 시도 등으로 우리에게 거짓된 정보를 알려줍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정말 이 세상에는 믿을 만한 전문가들은 없을까'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저자는 믿지 못할 전문가의 조언과 믿을 만한 전문가의 조언을 구별하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기는 합니다. 그런데 그것만으로는 매일 뉴스에서 쏟아지는 정부의 일방적인 발표, 그것에 대한 소위 전문가들의 코멘트 중 어떤 말에 진실이 담겨 있을까 판단하기 어렵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 가지 기준은 있습니다. 자신이 처해 있는 사회적 환경(국적이나 사회적 계급 등)에 따라 판단 기준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는 사실은 분명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전문가들이 단순히 어떤 분야의 뛰어난 전문지식과 기술을 가지고 있다는 것만으로는 진정한 전문가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제대로 된 전문가가 되려면 동시에 사회현상을 비판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시각을 가진 지식인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위 내용은 이 책을 읽으면서 결론적으로 들었던 생각이고, 가볍게 읽기에 쉬운 책은 아니지만 진중하게 의자에 앉아서 읽어보면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황우석 박사의 연구 조작, 아인슈타인, 갈릴레오 등의 사례들도 언급되고 있어서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 단, 읽고 나서 쉽게 '이거구나'라고 단정지을 책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마지막 부록에 저자가 도전적으로 '그럼 내가 주장하는 얘기는 믿어야 될까'라고 독자들에게 질문합니다. 저자도 오류와 실수를 거듭하는 전문가들처럼 잘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짚어 봅니다. '내 얘기가 다 맞다고 단정지을 수는 없지만 세계적인 학술지에 실렸거나 대중매체에서 호들갑스럽게 소개한 전문가들의 얘기는 한번쯤 의심해 보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귀기울여 들어도 괜찮다고 말합니다.

혼란스러운 세상에서 누구 말을 믿어야 할지 걱정된다면 이 책을 한 번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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