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화상의 심리학 - 화가들의 숨겨진 페르소나를 심리학으로 읽어 내다
윤현희 지음 / 문학사상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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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 속 자화상이 강렬하다. 본 그림은 귀스타프 쿠르베(Gustave Courbe)의 절망적인 남자(The Desperate Man, 1843~1845년작)이다. 남자는 양손으로 머리카락을 잡고 있다. 남자는 눈을 크게 뜨고 정면을 바라본다. 남자의 눈동자와 내 눈이 마주친다. 이 남자는 왜 화면 밖 독자들을 쳐다보는 걸까, 귀스타프 쿠르베는 왜 이 그림을 절망적인 남자로 명명한 걸일까, 궁금하다.

윤현희 심리학자가 쓴 <자화상의 심리학 >은 1부 위풍당당한 자아, 2부 성스러운 긍정의 자아, 3부 고통받는 내면의 자아 총 3부로 나눠져 있다. 이 챕터를 통해 저자는 중세부터 현대까지 활동한 16명의 화가를 소개한다. 아니, 루이스 부르주아는 화가 아니라 조각가, 설치 미술가이므로, 15명의 화가와 1명의 조각가라도 해야 맞다. 책에 프리드리히 니체가 여러 차례 언급된다. 니체는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서 인생의 각 국면을 헤쳐 나가는 마음 상태를 낙타와 사자, 어린아이에 비유한다. 1부 위풍당당한 자아, 2부 성스러운 긍정의 자아, 3부 고통받는 내면의 자아를 니체의 낙타와 사자, 어린아이로 생각하며 읽어도 무방하다.

윤현희 저자는 심리학자의 입장에서 예술가의 배경과 왜 그런 자화상을 남겼는지 설명한다. 요즘 우리들의 일반적은 자화상은 셀피이다. 우리는 왜 셀피를 남길까. 사람마다 제각각 답을 가지고 있다. 나는 현재 내 모습을 기록하기 위해 찍고 하나의 놀이처럼 셀피(스티커 사진 등)를 찍는다.

자화상은 셔터 하나만 누르면 되는 셀피와 달리 작업 시간이 길고 재료에 따라 비용도 상당하다. 또 화가의 자화상은 돈벌이가 안되었다. 이런 점에서 많은 자화상을 남긴 중세 화가 알브레히트 뒤러와 르네상스 화가 렘브란트의 자화상은 의외였다.

화가는 왜 자화상을 그렸을까. 어떤 화가는 자신을 널리 알리기 위해, 어떤 화가는 어릴 적 콤플렉스를 극복하기 위해, 어떤 화가는 자신의 의지를 나타내기 위해, 어떤 화가는 모델료를 지불할 수 없어 자신을 모델로 그렸다. 이유야 어찌 되었든 우리는 자화상을 통해 화가의 심리를 읽을 수 있다. 뭉크의 자화상은 세계 1차 대전과 스페인 독감에서 살아남은 자의 절규와 충격, 황망함을 나타낸다.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의 자화상은 세상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강한 힘을 보여준다. 귀스타프 쿠르베의 <절망적인 남자>은 지식인의 절망을 보여준다. 예술가의 뒷이야기와 자화상을 번갈아보니, 왜 이런 자화상이 탄생하게 되었는지 이해가 된다.


기존에 알던 예술가와 새로 알게 된 예술가가 있다. 기존에 알던 예술가도 읽다 보니 새로 알게 된 부분이 있다. 심리학자가 예술가의 심리를 자화상으로 풀어 설명한 점을 눈여겨볼 만하다.

(문학사상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된 감상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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