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예보: 핵개인의 시대
송길영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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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중반에서 2000년 초반에 태어난 Z세대, 2010년 이후에 태어난 Alpha 세대는 부모 세대와 어떻게 다를까. <시대 예보: 핵개인의 시대>는 부모 세대와 현 청년 세대, 그리고 Z-Alpha 세대가 어떻게 성장할지 예보한다.
TV 강연을 통해 송길영 작가를 처음 접했다. 당시 강연 사회자는 송길영 작가를 빅데이터 분석가로 소개했다. 송길영 작가는 강연에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현 사람들의 생각과 앞으로 벌어질 일을 예보하였다. 강의는 작가의 찰랑거리는 긴 머리카락만큼 인상적이었다.

<시대 예보: 핵개인의 시대>는 전통적인 한국 사회가 어떻게 변했고 어떻게 변할지 예상해 보는 책이다. <제1장 K는 대한민국이 아니다>에서는 K가 대한민국과 대한민국 국적을 지닌 단일 민족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 한국적 스타일을 지향하는 모든 것이 K라고 말한다. 한국계 미국인, 외국계 한국인, 파란 눈의 한국인 모두 K이다. 한국 정서를 이해하는 모든 사람도 K이다. 내가 어릴 적만 해도 살색 크레파스가 있었다. 크레파스에 <살색>이라는 용어가 떡 하니 붙어 있어, (한국) 사람을 칠할 때는 살색 크레파스를 사용했다. 그러나 요즘은 살색 크레파스 대신 살구빛 크레파스로 용어가 바뀌었다. 다문화가정의 증가와 귀화를 통한 다양한 사람들이 한국인이 되면서 살색은 차별적인 용어가 된 것이다. 다양성이 인정되고, 포용의 폭이 넓어지고 있다.

<제2장 코파일럿은 퇴근하지 않는다>는 AI와 사람의 업무 분화를 말한다. 시간과 노동을 많이 투자하는 영역과 답이 정해진 영역에는 AI가 우세할 것이므로 사람은 답이 없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몰두할 것이라고 말한다. <제3장 채용이 아니라 영입>에서는 사내 권위가 해체되고 권위 빅뱅에 의해 핵개인화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말한다. 기업은 학벌이나 연공서열에 의지하지 않고 더욱더 노골적으로 완성된 숙련자를 영입하려고 할 것이다. 지금도 숙련된 중고 신입을 원하는데, 미래는 경쟁이 더 치열해질 거 같다. 고용주는 쾌재를 부를 텐데 고용인은 마냥 좋다고만 할 수 없을 거 같다.
<제4장 효도의 종말, 나이듦의 미래>에서는 아버지(부모) 중심의 경제활동에서 자녀 중심으로 경제활동이 변화될 수 있다고 말한다. 과거 평균 수명이 60세였을 때, 자녀는 20년간 보살핌을 받고 부모의 노후 20년을 책임졌다. 그러나 평균 수명이 늘어나고 외동들이 많아짐에 따라 20_20년 룰은 깨졌다. 자식들이라도 많으면 돌아가면서 부모를 돌볼 텐데, 외동은 부모와 조부까지 돌봐야 할 수 있다. 이럴 경우 자녀 세대는 엄청난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다. 우리 세대만 하더라도 연금이나 저축을 통해 노후를 준비하지만, 우리 부모님 세대는 노후 준비 없이 자식에게 올인을 많이 했다. 이슬아 작가가 쓴 <가녀장의 시대> 내용이 인상 깊다.

<제5장 핵개인의 출현>에서는 수평적인 관계, 다양성을 이해하는 관계를 설명하며 핵개인에 대해 설명한다. 가족 중 피를 나눈 가(家)는 사라지고 공동체 족(族)이 더 커질 것이라고 한다. 온라인 교보문고에서 송길영 작가와 만남을 진행했다. 사회자는 효도의 종말 편에 소개된 소설 <가녀장의 시대>의 이슬아 작가였다. 내가 대학생 때만 하더라도 <작가와의 만남 & 작가 사인회>는 오프라인에서 진행되었다. 그러나 십수 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온라인을 통한 사인회는 물론 온라인을 통한 친목 도모는 너무나도 당연하다. 선택지가 넓어지고 다양해진 것이다. 식사만 하더라도 가족이 같은 메뉴를 배달시켜 먹었다면 요즘은 각자 먹고 싶은 걸 주문한다. 한 집에 있어도 남편은 텔레비전으로 야구 중계를 보고, 아내는 패드로 유튜브 예능을 보고, 아이는 컴퓨터로 친구들과 가상 공간에서 게임을 한다.

부모 세대는 가부장 중심 가정에서 연공서열을 따지고 수직적인 사회를 경험했다. 대학을 졸업한 뒤 입사시험을 거쳐 회사에 들어간다. 평생직장이라고 할 만큼 한 회사에서 30여 년 일하는 경우도 흔했다. 그러나 지금은 근속연수가 5년 내외라고 한다. 과거 수직적 사회를 경험한 임원이나 관리급 사원은 수평적 사회에 속한 사원들을 이해하지 못한다. 가정에서부터 수평적 사회를 경험한 사람은 수직적 문화가 갑갑하다. 추이로 봤을 때, 한국은 점점 수평적 사회가 되고 다양성을 인정하는 사회가 될 것이다. 기성세대가 이를 인정하고 변화를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책 속에는 이러한 변화를 K 문화, 핵개인화, AI와 디지털 가속화, 가부장과 기득권의 와해 등을 예로 들며 설명한다.

기성세대와 새로운 세대의 입장 차이를 이해하고 미래가 어떻게 변할지 예측해 보고 싶다면 읽기 좋은 책이다.

(교보문고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된 감상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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