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겐 더 많은 돈이 필요하다 - 더 나은 삶을 꿈꾸는 당신을 위한 야망 독려 에세이
토스 기획 지음 / 웨일북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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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과 금융앱 회사가 기획하고 출판했다는 소개 글만 보고, 금융 투자, 부동산 투자를 부추기는 자기 계발서가 아닐까 추측해 봤다. 책에는 투잡을 뛰는 직장인, 내 집 마련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신혼부부, 묻지 마 청약에 뛰어든 1가구 미혼 20대 직장인, 국제결혼으로 해외 취업 중인 디자이너, 주식에 물린 주식 빼고 다 잘하는 직장인, 상장폐지된 코인에 물린 직장인, 미니스톱 아이스크림이 소원이었던 직장인을 그리고 있다. 부동산 사기를 당하고 임신한 부인을 친정에 보낸 뒤 차 안에서 홀로 울었다는 남편 이야기는 남일 같지 않아 속이 상했다. 어릴 적에 집을 잃을 적이 있어서 공감이 갔다.

회사를 다닐 때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충동구매, 격한 말로 시발 소비를 종종 했는데 책 속 지은이도 나와 별반 다르지 않아 피식 웃었다. 별로 필요하지 않았던 고가의 물건이라, 그 물건은 지은이와 마찬가지로 애물단지가 된 채 우리 집에 모셔져 있다. 고가라 버리지도 못하고 중고로 팔기에도 너무 헐값이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위 에피소드가 재산을 불리기 위해 (결과야 어떻든) 경제활동을 하는 행위라며 책 후반부에는 타인과 돈을 나누는 에피소드가 등장한다. 부캐(블로그 부수입)에서 벌어들인 돈으로 장학사업을 하는 이십 대, 소득 중 10%를 남을 위해 쓰는 부부, 마음의 빚을 기부로 대신한 직장인 에피소드는 우리를 돌아보게 한다.

이 에피소드들 사이에, 죽기 일주일 전 유산상속을 했다는 글이 있다. 지은이는 젊은 시절 몸을 혹사시키며 무리하게 일을 했다. 그날도 며칠 밤샘을 하고 집으로 가던 중 버스정류장에서 급성 뇌졸중을 일으키며 쓰러졌다. 중환자실에서 서른 살 인생이 주마등처럼 흐른다. 같은 날 입원한 중환자들은 일반실로 모두 갔는데, 자신은 여기서 못 나갈 거 같다며 유서를 쓴다. 목숨이 오가는 심각한 상황에서도 해결하지 못한 업무를 수습하느라 여기저기 연락을 돌린다. 죽을 병에 걸렸는데 업무를 수습하는 모습에서 예전 상사가 생각났다. (예상치 못한) 양수가 터진 상황에서 상사는 나에게 전화를 걸어 업무를 인계하고 자신이 처리하려고 했던 서류를 인편으로 전달했다. 지은이는 결국 얼마 뒤 일반실로 가게 된다. 뇌졸중이 일어난 원인을 모르기 때문에 완치는 되지 않았지만 일상생활에 무리가 없을 정도로는 치료가 되었다. 병실에서 삶의 소중함과 가족과 사람들의 소중함을 깨달아 이제 여행도 하고 보고 싶은 사람도 만난다고 한다. 제발 죽을 듯 무리하지 말고 어머니 옆에서 좋은 것 실컷 보고 행복하게 사셨으면 좋겠다.

사람들이 돈을 버는 이유는, 집을 사고, 차를 사고, 아이를 교육하고, 멋진 옷과 가방을 사고, 실컷 여행을 다니고, 다른 사람에게 싫은 소리 안 듣고 내가 살고 싶은 데로 살고 싶어서라고 한다. 그러나 그 끝에는 결국 <행복>이 있다. 행복하려고 돈을 번다. 돈은 얼마나 있어야 행복할까, 행복은 사기 위해서 얼마나 노력해야 할까. 누군가에 행복은 편의점에서 파는 소프트콘 하나이고 누군가에게는 서울 대단지 신축 아파트이다.

나에게 지금 필요한 행복은 무엇일까. 숨만 쉬어도 돈이 드는 지금, 나에겐 더 많은 돈이 필요한 것만은 확실하다!

(웨일북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된 감상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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