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디프, 바이 더 시 - 조이스 캐럴 오츠의 4가지 고딕 서스펜스
조이스 캐롤 오츠 지음, 이은선 옮김 / 하빌리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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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디프, 바이 더 시 (Cardiff, By the Sea)는 조이스 캐럴 오츠의 4가지 중편 고딕소설 모음집이다. 책 제목과 같은 <카디프, 바이 더 시>외 <먀오 다오>, <환영처럼: 1972>, <살아남은 아이>가 실려있다. 책을 다 읽고 난 후 이가 빠진 고풍스러운 웨지우드 찻잔과 영국의 철학가이자 정치사상가 존 로크의 주장(인간은 백지상태로 태어난다)이 기억에 남았다. 그리고 머리와 눈에 엉겨 붙어 행동을 방해하거나 목에 엉겨 붙어 숨을 막히게 하는 거미줄의 형상이 한동안 머릿속을 헤집고 다녔다.

고딕소설(Gothic fiction, Gothic novel)은 중세적 분위기를 배경으로 공포와 신비감을 불러일으키는 유럽 낭만주의의 소설 양식의 하나이다. 공포 소설과 로맨스의 요소가 결합된 장르로, 현대 호러 소설의 시조로 볼 수 있는 장르문학이다(네이버 지식백과, 나무위키 참고). 나에게 고딕소설하면 떠오르는 작품은 메리 셸리의 <프랑켄슈타인>과 브람 스토커의 <드라큘라>이다. 둘 다 아름답지만 끔찍하고 처연한 공포가 떠오른다. 조용히 잔잔히 물결치듯 오는 공포말이다.

이 책은 네 개의 이야기로 되어있고,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20대 후반의 여성, 10대 중반의 여성, 10대 후반의 여성 그리고 20대 후반의 여성이다. 이들은 가족과 가정이라는 틀 안에서 정확히 지칭할 수 없는 공포를 느끼고 있다. 겉으로는 무심한 듯하지만 친부모에게 버림받은 상처가 아물지 않았다. 또한 양부모에게 다시 버림받을까 두려워 거짓웃음을 짓기도 한다. 민감한 변화를 감지할 수 있는 예리한 감이 스물스물 기어오르는 공포를 포착하기도 한다. 누군가에게 상담하기 어려운 두리뭉실한 공포도 있다. 이 작품 속 여자주인공들은 다른 여자들과 연대하기도 하고, 반목하기도 한다. 어린 남자아이는 지켜줘야할 대상이지만 성인남성은 공포의 대상이다.

에드거 앨런 포를 연상시키는 소설가이자, 매년 노벨상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는 조이스 캐롤 오츠의 중편 소설을 만끽하길 바란다. 실제로 아래 <먀오 다오>를 읽으면 에드거 앨런 포의 <검은 고양이>가 연상되기도 한다.

(하빌리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된 감상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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