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은, 단 한 사람이면 되었다 텔레포터
정해연 지음 / 북멘토(도서출판)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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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한 사람이면 됐는데...... 그냥 날 이해해 주는 딱 한 사람이면 됐는데”_중략_
"괜찮아. 너의 한 사람은 너야."
p107<잃다> 중에서

알록달록 책 표지 한편에 Telepoter라는 단어가 쓰여있다. 그래서 순간 이동을 다룬 책인 줄 알고 읽었다. 책을 다 읽고 의문이 들어 찾아보니, 텔레포터(Telepoter)는 북멘토 출판사의 장르소설 섹션라고 한다. 그리고 이 책 <사실은, 단 한 사람이면 되었다>는 텔레포터 시리즈의 첫 번째 책이라고 한다.

제목이 모든 것을 말해준다. 사실은, 내 곁에 단 한 사람만 있었어도 내가 살 가치를 느꼈을 텐데, 내가 외롭지 않았을 텐데, 내가 행복했을텐데라고 말한다.

죽음의 문턱에 섰을 때 우리는 무엇을 후회할까. 그리고 후회와 실수를 되돌리려면 인생의 어느 시점으로 가야 할까. 이러한 고민을 많은 사람들이 하고 있는 것 같다. 현재 삶을 100% 만족하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나 역시 후회가 찾아올 때 과거의 어디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그래서 요즘 TV 드라마, 소설이나 웹툰에서 많이 나오는 소재가 과거 회귀 또는 타인으로의 환생이다. 드라마로도 방영돼 큰 화제를 불러일으킨 <재벌집 막내아들>, <금수저>처럼 죽음의 문턱에서 겨우 살아나 눈을 떠보니 원래의 기억을 가진 후 과거의 한 시점으로 돌아오거나, 신비한 물건이나 경험을 접한 후 다른 사람으로 태어나 새로운 삶을 살게 된다.

"다른 사람한테 인정받겠다고 너를 힘들게 하지 마. 너를 지켜 줄 가장 첫 번째 사람은 너야. 네가 힘든 건 힘들다고 하고 화가 나는 건 화가 난다고 말해. 그래도 돼. 모든 걸 널 위주로 생각해. 이기적으로 되라는 말이 아냐. 네가 어떻게 하고 싶은지, 넌 뭘 하고 싶은지 항상 너한테 묻고 널 위주로 행동해. 넌 당당한 한 사람이야. 한 존재라고"
p68 <믿을 수 없는 비밀> 중에서

이 책의 주인공 은아는 바짝 주눅 든 고교생이다. 은아에게는 남부러울 것 없어 보이는 언니 은진이 있다. 언니는 장학금을 받으며 서울대에 다니는 수재에다가 얼굴도 예쁘고 옷도 잘 입고 유튜브 방송으로 큰돈도 벌어 가계에 보탬이 되는, 말 그대로 엄친아이다. 그에 비해 은아는 언니보다 공부도 외모도 뛰어나지 않다. 게다가 어릴 적 사건이 트라우마가 되어 늘 주눅 들어 있다. 그런 은아의 곁에는 마음을 나눌 친구도 없다. 그래도 은아는 대학만 가면는 괜찮아질 거라며 현재상황을 회피한다. 그러나 은아는 결국 원하는 삶을 채 누려보지 못한 채 죽음의 문턱에 선다.

청소년 소설이 아닌 SF에 가까운 소설이지만 청소년들이 읽어봤으면 하는 소설이다. 나 역시 똑같은 시기를 거쳤고, 소설 속 은아와 똑같은 삶을 살지는 않았지만 학창 시절 자존감이 바닥을 칠 때도 있었고 친구 때문에 너무 속상한 적도 있었다. 그러나 나이를 먹고 많은 일을 겪게 되면서 그때보다는 마음이 조금 단단해졌다. 그리고 돌이켜보면 그때는 힘들었지만 지금은 아무렇은 과거이다.

힘든 일을 겪었을 때 <10년 뒤의 네가 지금 이 일을 기억할까? 10년도 못 가는 고민은 큰 고민이 아니다>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책에서 읽었는지 유명인의 인터뷰 기사였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뻔한 말일 수 있지만 나를 나의 제일 친한 친구로 아껴주고 사랑해 줬으면 한다. 그리고 때로는 남들 눈치 안 보고 이기적으로 살아도 된다. 나를 힘들게 하는 사람에게 잘 보이려고 애쓰지 말고 나를 좋아해 주는 사람에게 더욱 잘해줄 궁리를 했으면 좋겠다.

책의 앞부분은 등장인물들이 하는 말을 그대로 믿으며 읽었다. 그러나 뒤로 가면서 숨겨진 사실들이 드러난다. 책 끝에 이 책의 주요한 부분들을 일러스트로 그려놓고 등장인물들 주요 대사를 하나씩 써놓았다. 마치 영화가 끝난 뒤 빠르게 돌려보기 하는 느낌이다. 아울러, 앞서 책 내용과 텔레포터(Telepoter)의 관계에 의아함이 있다고 했는데, 한편으로는 이 책이 Telepoter에 관한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판단은 독자의 몫이니까^^

(북멘토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된 감상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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