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을 넘어 너에게 갈게 - 대한민국 콘텐츠대상 최우수상작 토마토 청소년문학
양은애 지음 / 토마토출판사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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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참으로 씩씩하다. 많이 울지언정 도망치지 않는다.
p164

아이의 기억을 되짚으며 부모는 아이를 찾아 나선다. 책 제목 <기억을 건너 너에게 갈게>에 모든 내용이 함축적으로 담겨있다.

이 책은 2021년 대한민국 콘텐츠 대상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작품으로, 외로운 아이와 바쁜 부모, 아이의 좋은 친구가 되어주는 도깨비와 아이의 공포를 먹고사는 악귀 어둑서니가 등장한다(책 소개 글에서 어둑서니와 도깨비를 보고 반가웠다. 나도 아이와 함께 신비아파트 애니메이션을 자주 보는데, 이 애니메이션의 연장선 같았기 때문이다^^). 작가의 인사말을 보니 작가도 아이와 함께 애니메이션을 즐겨본다고 한다.

워킹맘 이주영은 회사와 집을 오가며 슈퍼우먼이 되려 했으나 세상은 만만치 않다. 시간은 한정되어 있고 체력은 쉬이 방전된다. 잦은 야근과 회식 때문에 아이와의 주말 약속도 지키지 못한다. 이게 다 아이를 위해, 가족이 행복하려고 회사에 나가 돈을 버는 건데 어쩌다 보니 남편과도 사이가 멀어지고 아이의 작은 마음에도 큰 생채기를 남긴다.
어둑서니는 기억과 기억 사이를 돌아다닌단 말이야. 그러니까 지금 어느 기억에 있는지는 나도 모르지.
p79

주영은 수인이를 데리고 아버지가 살고 있는 친정집으로 내려간다. 한적한 시골에서 지루함을 느낄 때 쯤 7살 수인이는 외갓집에 살고 있는 도깨비 벼리를 만나게 된다. 아이의 모습을 한 벼리와 수인이는 도깨비 언덕에서 신나게 논다. 한편 주영은 수인을 친정아버지에게 맡기고 자신은 일을 하러 다시 집으로 혼자 올라갈 생각을 한다. 수인이에게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주말마다 내려오겠다고 했지만 수인은 자신을 데려가지 않는 엄마에게 화를 내고 슬퍼한다. 그리고 이 슬픔과 분노는 어둑서니를 부르게 된다.

인간들의 절망이 주로 어디서 나오는 줄 알아? 바로 남에게 말하지 못하는 비밀에서 나오는 법이야. 꽁꽁 숨기고 감추는 바로 그 비밀, 비밀이 많은 사람은 절망할 일이 많지.
p84

그렇게 수인이는 사라지고 마을 사람들은 실종된 아이를 찾아 헤맨다. 분명히 수인이는 방에 있었는데 어디로 사라진 걸까. 날이 저물고 수색은 다음날로 미뤄지지만 주영은 아이를 찾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그리고 수인이를 찾아헤매며 주영은 자신이 잊어버린 기억에 대해 생각한다.

워킹맘 주영은 자신이 수인과 대화하는 법을 잘 모른다고 고백한다. 그러나 주영이 워킹맘이라서가 아니라 우리도 부모는 처음이기 때문에, 학교에서도 회사에서도 작은 아이와 함께 사는 법을 배운 적이 없기 때문에 모두 어설프다. 아빠와 엄마는 태어날 때부터 아빠와 엄마로 태어난 것이 아니다. 작은 아이와 시행착오를 겪으며 우리는 오늘도 실수를 하고 좌절을 하고 작은 행복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청소년 소설이기 때문에 청소년들이 읽으면 좋겠지만, 부모 역할이 버거운 어른이 보아도 좋은 책이다. 우리는 누군가의 엄마, 아빠이면서 우리 엄마, 아빠의 하나뿐인 자식이었음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토마토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된 감상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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