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켈란젤로 베이식 아트 2.0
자비에르 질 네레 지음, 정은진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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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켈란젤로의 밑그림은 메디치가의 궁전에, 레오나르도의 그림은 산타마리아노벨라에 있는 교황 응접실에 있었다. 작품이 걸려 있는 동안, 두 장소는 온 세상 사람들이 연구하러 오는 학교였다.
p18 _1559년 벤베누토 첼리니의 말 중에서

미켈란젤로에 관한 다큐멘터리 영화(엠마누엘레 임부치 감독, 이탈리아 영화)를 보다가 미켈란젤로의 작품을 책으로 보고 싶다고 생각하였다. 그러다 이 책을 알게 되었다.

미켈란젤로는 1475년 이탈리아 피렌체 지방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 그의 예술 재능을 알아본 아버지 루도비코(처음에는 아들에게 그림그리는 일을 하지 말라고 함)는 거장 도메니코 기를란다요의 공방에 아들을 보낸다. 기를란다요는 어린 미켈란젤로를 다시 산 마르코 정원 소속의 베르톨도(도나텔로의 제자)에게 보낸다. 그는 13살의 어린 소년이었지만 예술적 재능이 충분했기 때문이다. 베르톨도는 미켈란젤로를 로렌초 데 메디치 가문이 설립한 궁정 조각 학교에 입학시킨다. 미켈란젤로는 메디치 가문을 위해 작품을 만들어 자신의 재능을 뽐내고, 다른 학생들에게 혹평을 일삼는다. 결국 그는 심하게 맞아 코가 기형적으로 삐뚤어지게 된다. 영화와 책을 읽으며, 미켈란젤로는 스스로가 천재라는 사실을 너무 잘 알고 있었구나 느꼈다. 자신의 조각상에 이름도 몰래 새겼다가 나중에는 이름도 안 새겼다는 일화가 있다. 어차피 이러한 작품을 만들 수 있는 사람은 미켈란젤로밖에 없기 때문에 굳이 서명하지 않아도 된다는 자부심^^.

그렇지만 그의 직언과 독설은 그를 평생 고독하게 만든다.

로렌조 데 메디치가 죽고 스무살 전후의 미켈란젤로는 병원에서 숨어 지낸다. 거기서 시체를 해부하며 인체구조를 배우기 시작한다. 이 사실을 알고 책의 조각상들과 그림들을 다시 살펴보았다. 그의 작품에는 유독 핏줄들과 근육들이 잘 묘사되어 있는 듯하다. 어떤 해설가는 시스티나 예배당 천장화 천지창조를 하는 모습을 보면 사람의 뇌가 보인다고 한다.
시스티나 예배당의 천장화와 천지창조, 피에타와 다윗, 미켈란젤로는 훌륭한 조각가이자 화가이다. 그러나 그는 그림 위에 조각이 있다며, 그림은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그리고 싶어하지 않았다.

그림을 좋아하는 아이에게 미켈란젤로가 그린 그림들을 보여주며, "이 작품들은 그림 그리는 걸 싫어하는 사람이 그린 거야."라고 알려주었다. 아이가 자기도 이 그림 본 적 있다며 웃었다.

미켈란젤로는 동시대를 산, 스무 살 연상의 레오나드도 다빈치를 저격하는 말도 했다고 한다!! 예술가들은 원래 직설적으로 말하는 사람들인지 미켈란젤로가 특히 그런 사람이었는지는 모르겠다. 여하튼 그래서 미켈란젤로는 미술계로부터 천재라는 칭송을 받으면서도 이런 행보들로인해 외로운 삶을 살았다고 한다. 예술에 대한 고집도 있어서 작품 의뢰자들, 특히 율리우스 2세 교황 등과 원만한 협의가 안되기도 하였다(영화리뷰로 이 내용을 본 적이 있다. 둘다 고집이 어마어마!).

위의 피에타는 워낙 유명한 작품이다. 그러나 작품 설명과 함께 들으니 왜 이 작품이 유명한지, 왜 미켈란젤로가 그리고 깍은 성모 마리아는 항상 젊은 여인으로 표현되는지, 그녀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는 왜 성모 마리아 보다 나이가 더 든 모습으로 표현되는지 알 수 있었다.

책에는 미켈란젤로의 일생, 그를 추앙했던 사람들과 그와 갈등이 있었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그의 작품을 통해 이야기된다. 그는 89세로 생을 마감하기 일주일 전까지 론다니니 피에타(미켈란젤로 사망으로 미완성됨)에 매달렸고 비를 맞으며 말을 타고 다녔다. 타고난 천재이지만 또한 죽기 전까지 열정을 품은 예술가.

미켈란젤로는 그를 시기하는 사람들의 음모로 한국인이 익히 아는 천지창조 등을 그리게 된다. 미켈란젤로는 후에 그 기간이 너무 힘들었다고 고백한다. 물론 나 같은 사람은 그런 사연을 모르고 그림을 보며 감탄만 자아냈는데...묻히기에는 너무 아까운 실력이기도 하고...본인이 괴로웠다니 속상하기도 하다.

그림을 보며 내가 성서 속 성인과 악인을 잘 구분하지 못해 아쉬웠다. 성경의 내용을 잘 모르기 때문이다. 미켈란젤로의 시스티나 예배당 천장화에 대한 해설만 담은 책, 메디치 가에 헌정된 작품만으로도 충분히 한 권의 해설책이 나올 거 같다. 미켈란젤로의 일생과 그의 작품을 훑었으니 다음 번에는 세부적으로 파고들어봐야겠다.

미켈란젤로의 일생과 그의 작품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을 알고자 하는 분들이 읽으면 좋은 책이다.

(마로니에 북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된 감상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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