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은 협력한다
디르크 브로크만 지음, 강민경 옮김 / 알레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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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은 협력한다>는 인간을 포함한 자연은 긴밀하게 연결되었음을 알려주는 책이다. 이 책의 저자 디르크 브로크만은 이론물리학자이며 수학자, 복잡계 과학을 연구하는 학자이다. 사람들이 그에게 무엇을 연구하냐고 자세히 묻는다면 이 책을 읽어보라고 권할 정도로 <자연은 협력한다>는 복잡계 과학에서의 연구 내용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복잡계 과학이란 물리과학, 생물/생태과학 및 사회현상, 정치, 경제 등 일부를 합쳐서 연구하는 것이다. 뽕나무 균사체는 많게는 수 제곱킬로미터에 분포되어 있다. 수 제곱킬로미터에 걸쳐 있는 균사체에서는 (아무리 거리가 먼 곳에 떨어져 있다 해도) 동일한 버섯이 자란다. 그리고 뽕나무 버섯균사체는 복잡한 균사 그물을 통해 2,500년(미국 서북부 오리건 중에서 2000년에 발견, 최근에는 더 크고 더 오래된 버섯이 발견되었다는 기사를 봄) 간 살았다. 이 균사체가 연결하는 그물망을 볼 때 우리는 복잡계 과학에 대해 이해하기 쉽다.

과학의 한 분야에서 새로운 현상과 질서가 발견되었을 경우, 이를 다른 생물이나 인간들에게도 적용해 볼 수 없을까, 사례를 찾아볼 수 있지 않을까 연구해 볼 수 있다. 특정 동물의 생애 주기(주기 매미의 13년, 17년 만의 동기화), 포식자와 피식자 간의 개체 수 증가와 감소 주기 등을 통해 창발과 동기화가 진행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를 건축에 적용하면 밀레니엄 브리지의 창발현상, 사회현상에 적용하면 유행병의 증가주기, 증권 거래인들이 주식을 주문하는 시간 등이 동일한 현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복잡한 그물망은 버섯균사 외에 어디서 볼 수 있을까를 두고, 온라인상의 노드와 링크, 고래의 노드와 허브/링크, 인간관계의 허브와 노브/ 그들이 연결된 링크를 통해 복잡성 그물망을 관찰할 수 있다.

그 외 티핑포인트와 임계점, 집단행동을 복잡성 과학에 근거하여 연구하고 설명하고 있다. 경제학에서 배웠던 <죄수의 딜레마>가 마지막 장에 나와서 인상 깊었다. 사람들은 공동의 이익을 위해 자신의 이익에 반하는 행동을 할 수 있나, 둘다 죄를 자백하지 않으면 최소한의 처벌을 받는다고 했을 때, 둘다 자백하지 않는다고 확신할 수 있나(서로 믿을 수 있나) 많이 들어봤던 내용이기 때문이다.

찌르레기무리와 청어무리, 군대개미 무리의 법칙을 예로 들면서, 이들보다 지능이 뛰어난 인간이 더 많이 모여 집단생활을 하면 이들보다 더 뛰어난 행동을 할 수 있냐고 물어보고 대답한다. 연구결과는 그렇지 않다이다. 중립을 지키려는 사람, 양 극단에서 의견을 설파하려는 사람들이 있어 무리는 옮은 방향으로 나갈 수 없을 수도 있다고 한다. 무리가 커진다고 뛰어난 우두머리가 나타나는 것도 아니고, 한 우두머리가 담당하는 영역도 넓어져 결국 감당할 수 없다고 한다.

또한 과학이 어떠한 결과를 내놓으면, 예를 들면 다윈이 <종의 기원>에서 진화론과 적자생존에 대해 언급하였는데 이를 해석하는 이들이 과학적 내용을 나쁜쪽으로 이용하여 우생학과 인종차별 문제를 일으켰다고 한다. 현재 어떤 이들이 권력을 쥐고 있냐에 따라 과학적 사실이 악용될 수도 있다는 점이 늘 으스스하다.

이와 더불어, 최근 많은 문제가 되고 있는 인류세(인간에 의해 여섯 번째 지구 대멸종이 올 것이라는 것)에 대해 언급하며 지구시스템의 티핑포인트를 언급하고 있다. 그린란드 얼음이 녹고, 아마존 열대우림이 줄어들고, 해수의 열염순환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큰 재앙이 올 것이라는 것! 생물들은 균형을 맞추기 위해, 항상성을 유지하려고 한다. 인간은 이와달리 성장을 지속해 왔다. 인류세를 막기 위해 이제 지구의 다른 것들과 균형을 맞출 때인 것 같다.

복잡성 과학이란 무엇이고 무엇을 연구하는 지 알고 싶다면 읽을만한 책이다. 고대, 중세에는 과학자들이 철학자가 되기도 했고 예술가가 되기도 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처럼, 아리스토텔레스처럼. 즉 과거에는 학문이 분야에 따라 나눠진 것이 아니라 하나로 합쳐져 있었다. 책에서 언급했듯이 너무 세분화된, 좁게 깊게 아는 학자들이 다른 분야의 학문을 같이 연구하므로서 학문을 넓게 파는 길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리고 그 것이 복잡성 과학에 담긴 의미가 아닐까 싶다.

(알레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된 감상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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