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 편의점 : 과학, 신을 꿈꾸는 인간 편 지식 편의점
이시한 지음 / 흐름출판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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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지적인 현대인을 위한 지식 편의점>인 만큼 지적인 현대인이 되고 싶어서 이 책을 골랐다. 이 책은 시리즈 도서로, 앞서 <생각하는 인간 편> <문학, 인간의 생애 편>에 이어 세 번째 시리즈이다.

과학·신을 꿈꾸는 인간 편에서는
고대: 아테네에서 뜻을 펼친 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 사상과 과학에 대한 고대인의 관점,
중세: 신 중심의 과학에서
근대: 인간 중심으로 과학으로 변모하는 모습,
현대: 인간이 유전자 편집, 인간과 기계의 융합으로 인해 신에 도전하는 인간의 모습을 풀어서 설명하고 있다.

인용되는 도서도 파우스트, 호모 데우스, 니코마코스 윤리학, 페스트, 방법서설, 종의 기원, 침묵의 봄, 특이점이 온다 등으로 한 시대를 대표하는 소설과 철학서가 있다. 또한 한 시대의 패러다임을 만든 과학자들의 이론들도 나열되어 있다.

하지만 어떤 인간 개조 프로젝트도 처음의 목적이 의학이 아니었던 적은 없었어요. 그러다 인간 강화로 향하는 것이죠.
p49 <과학에 올라탄 인류는 어디로 가는가> 뉴럴링크 중에서

한 가지 주제를 깊이 이해하고 말해줄 수 있는 사람이 부럽다. 저자 이시한은 배경이 되는 책과 철학적/과학적 이론을 설명할 때 그와 관련된 연관 지식을 다양하게 나열한다. 책을 이렇게 속속들이 파고들면서 읽어야 한다며 책 읽는 방법을 다시 가르치는 것 같다.

한 번쯤은 들어본 인물과 책, 과학 이론, 철학에 대해 언급하고 있어서 내 기준에 책은 전반적으로 재미있었다.
인상에 남는 설명 중 하나는 아인슈타인에 대한 일화이다.

상대성 이론에 대한 짧은 설명과 더불어 아인슈타인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아인슈타인이 양자역학을 설명하는데 중요한 사람이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확률론적 세계관(정해져 있지 않다)을 지닌 과학자로 생각되는데, 반대로 그는 결정론적 세계관 신봉자라고 한다. 신의 주사위 놀이를 하지 않는다면서!

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에 얽힌 에피소드도 흥미로웠다. 꼰대들에 의해 다윈이 진화론의 최초 발표자가 된 것, 다윈은 의외로 소심한 사람이어서 싸움을 피하고 신의 존재를 부정한 적이 없다고 했는데 그의 추종자 (멋진 신세계를 쓴 올더스 헉슬리의 할아버지) 토마스 헉슬리가 종교인과 진화론을 두고 싸운 에피소드 등, 한 사람과 책에 관한 이야깃거리가 풍성하다.

그리고 지금 보면 실패한 듯 보이는 연금술 같은 실험들이 후대에 과학의 기초를 닦는 학문이 되었다고 말하는 것도 인상 깊다. 금을 만들고 인간을 불사의 존재로 만들기 위해 연금술을 연구했지만 이로 인해 화학실험이 정교해졌다는 것 말이다. 챕터마다 중요한 내용을 콕 집어 설명하고 그와 연관된 지식까지 엿볼 수 있다.

인간은 영생을 누리고 싶어 한다. 그래서 호모 데우스, 불사의 존재가 되려고 한다. 그래서 진시황도 불사초를 찾아 서복을 한국과 일본으로 보냈고, 연금술도 결국 인간 불사를 위한 연구이며, 유전자 조작도 더욱 완벽한 인간을 만들기 위한 연구라는 것이다.

과학은 철학의 친구였으며, 종교를 뒷받침하는 세력이었다. 그러다 인간은 삶의 편의를 위해 과학을 이용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과학은 인간과 그 주변 환경을 조종하기 시작한다. 앞으로 인간은 과학을 이용하여 진실로 신이 될 것인가, 과학에 이용당하는 숙주가 될 것인가 궁금해진다.

(흐름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된 감상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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