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 쉽게 풀어쓴 현대어판 : 나사의 회전 미래와사람 시카고플랜 시리즈 6
헨리 제임스 지음, 민지현 옮김 / 미래와사람 / 2022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읽기 쉽게 풀어쓴 현대어판 타르튀프를 너무 재미있게 읽어, 이 시리즈의 6번째 이야기 <나사의 회전>도 읽어보게 되었다.

<나사의 회전>은 1898년에 발표된 <헨리 제임스>의 소설이다. 영화와 드라마로 끊임없이 재탄생했다고 하는데 난 읽어본 적이 없어서 궁금해졌다. 책을 다 읽고 영화를 검색해 보았다. 영화가 공포물이라서 내가 안 봤나 보다. 책을 읽을 때는 공포물이라는 생각이 없었는데, 영화 제작진들의 필모와 영화의 스틸컷을 보니 무섭다!

(왜 기쁘고 즐거운 성탄 전야에 괴담을 하는지 모르겠지만) 성탄 전야에 사람들이 모여 무서운 이야기를 하나씩 한다. 메리 셸리와 존 윌리엄 폴리도리도 서로 심심한데 무서운 이야기나 하나씩 만들어 이야기해 보자 한 것에서 공포소설 <프랑켄슈타인>과 <드라큘라>가 만들어졌다. 이야기를 만들어 이야기하는 것, 무서운 이야기를 찾는 것은 사람들의 어떤 심리가 작용한 것일까.

성탄 전야의 한 사람이 한 어린아이와 유령에 관한 이야기를 하면서 이보다 무서운 이야기를 없을 거라고 호언장담한다. 그러자 60대 전후로 추정되는 더글라스라는 사람이 자기는 더 무서운 이야기를 안다고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40여 년 전 자기가 대학에 다니던 시절, 누이의 가정교사가 직접 겪은 일이라고 들려준 이야기라며, 두 어린아이와 유령에 관한 이야기를 내비친다.

더글라스는 가정교사가 쓴 글을 읽어주면서 괴담을 시작한다. 더글라스 보다 10살 연상의 가정교사는 가난한 햄프셔 목사관 출신의 처녀로, 가정교사 일을 위해 20살 무렵 런던에 올라온다. 거기서 가정교사를 구한다는 광고를 보고 면접을 보러 간다. 매력적인 독신남은 자신에게 고아가 된 조카 둘이 있는데 시골 블라이저택에 가서 조카들의 가정교사가 되어 달라고 한다. 가정교사는 전임 가정교사가 젊은 나이에 죽은 게 찜찜하지만 꽤 많은 급료를 보고 일을 수락한다.

아늑한 블라이저택과 천사같은 8살 소녀 플로라와 10살 소년 마일즈, 그리고 포근한 느낌의 그로스 부인과 묵묵히 일을 하는 하인들. 가정교사는 찜찜함을 뒤로하고 블라이저택에서 평온을 얻는 듯하는데... 어느 날 전임 가정교사 미스 제셀과 독신남의 하인이었던 피터 퀸트가 나타나면서 이 소설은 새로운 국면을 맞는다. 그리고 논쟁의 여지가 있는 결말! 이 결말을 어떻게 해석할까 했는데, 이 글을 읽은 다른 독자들도 각자 다르게 판단하더라.

난 가정교사가 아이들에게 너무 집착한 나머지 헛것을 본 게 아닐까 싶었는데, 그런 것치고는 유령의 모습이 너무 구체적이다. 마일즈도 나이에 비해 너무 성숙하다. 가정교사의 정신착란인지 빙의인지, 아니면 아이들이 빙의된 것인지, 이것도 아니면 유령 저택에 멀쩡한 여인이 머문 것인지!

제목이 나사의 회전, 원제는 The turn of the screw이다. 나선형 홈을 파면서 내려가다 보면 어떤 진실을 마주칠 수 있는 것이까? 과연 명확한 진실은 존재하는 것인지 의심스럽다. 다 믿을 수가 없다.

나처럼 겁 많은 사람이 밤에 읽고 침대에 누우면 조금 무서울 수 있으니 밝은 낮에 읽은 것을 추천한다. 이 책을 읽은 사람은 결말을 어떻게 해석하였는지, 영화에서는 어떻게 표현하였는지 더 검색해 보아야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된 감상문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