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들의 자화상 - 미래를 개척하는 창의력을 가진 과학자 60인
헤를린데 쾰블 지음, 이승희 옮김 / 북스힐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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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모든 과학자에게 공식이나 철학 같은 연구의 핵심을 직접 손에 그려 달라고 요청했다. 이런 요청은 놀이 같은 성격을 띠고 있는데, 연구자로 성공하려면 잃어버려서는 안 되는 아이 같은 호기심과 갈망을 반영한다.
p14 <서문2_헤를린데 쾰블> 중에서

고도록 발달된 과학은 마법과도 같다고 한다. 과학은 생활 곳곳에서 우리의 생활을 편안하게 해준다. 그러나 한편으로 <과학>과 나는 친해지기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을 종종한다. 과학이론을 읽어도 이해하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과학은 어렵지만 이런 학문을 연구하는 사람, 즉 과학자들과 수학자들에 대한 관심은 늘 있어왔다. 그러던 차에 아웃사이더에서 노벨상까지 받은 유명하고 유망한 현존하는 과학자들 64명(목차 기준)의 인터뷰책을 발견하였다!
이 책이 재미있는 점은, 이 책의 저자가 과학과는 무관한 독일의 사진 작가이자 다큐멘터리 작가인 <헤를린데 쾰블>라는 점이다. 헤를린데 쾰블은 <2013년 대한민국 파독 광부와 간호사 사진전>을 열었을 정도로 우리나라에 대한 애정이 깊다고 하다.

<과학자들의 자화상>은 헤를린데 쾰블과 과학자들이 문답을 주고 받는 인터뷰형식으로 쓰여졌다. 일부 과학자들의 인터뷰 영상은 책의 QR코드를 통해 유투브로 볼 수 있다. 저자가 찍은 과학자들의 사진을 보는 재미도 있다. 그녀는 인터뷰를 하면서 과학자들에게 연구에 대한 내용 또는 과학에 대한 견해를 손바닥에 간단히 적어달라고 부탁한다. 그리고 과학자들의 얼굴과 손바닥을 한 장의 사진으로 남겨놓았다.

저자는 과학자들과 1:1 인터뷰를 하면서 어릴 적 모습, 부모님에 대한 물음, 결혼생활과 아이 양육 등 지극히 개인적인 물음부터 과학자가 된 이유, 과학자로서의 어려움, 어떤 연구를 하고 있는지, 그 연구가 왜 필요하다고 생각하는지, 앞으로 젊은 사람들이나 젊은 과학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 등 과학자와 과학에 관한 전반적인 사정 등에 대해 묻는다.

과학자로서의 어려움은 연구하고 있는 것에 대한 내용(이 연구가 이대로 진행되는게 맞는지 아닌지 아닐지 불확실 등)에 대한 문제부터, 금전적 지원 문제, 여성 또는 남성과학자로서의 어려움, 방송의 지나친 노출과 동료과학자들의 시선 등 다양하다. 어떤 과학자는 어릴 적 부터 수학과 과학을 좋아해서 오로지 과학자가 되겠다는 생각으로 달려온 분도 있고, 어떤 과학자는 어릴적 집이 가난해서(난민) 부모님이 돈 버는 사업을 하라고 했는데 하다보니 과학자가 되고 교수가 되었다는 분도 있었다. 어떤 과학자는 과학자에 대한 막연한 생각이 있었는데 10학년 때 아버지가 과학 대학 견학을 시켜줘서 그쪽으로 공부를 시작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물리학, 생명공학, 의학, 면역학, 고고학 등 다양한 분야의 과학자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해준다. 모든 영상이 실려있지 않지만, 유투브에 이들의 실제 얼굴과 목소리를 들을 수도 있다. 글을 읽으며 움직이는 모습을 보니, 이런 말투로 대학에서 수업을 하고 계시겠구나 싶어 웃음이 나왔다. ^^

책의 부제가 <미래를 개척하는 창의력을 가진 과학자 60인>이라 의아했는데, 마지막 4분은 전도유망한 연구자로 분류해 이 책의 주요 과학자 명단에 올리지 않은 것 같다. 실제로 4분은 손바닥 사진이 없고 인터뷰도 짤막하다. 과학자들의 자화상은 앞에서부터 순서대로 읽지 않아도 된다. 나의 경우에는 손바닥에 적힌 내용을 읽고 호기심이 가는 분들부터 읽었다. 그러다보면 다른 페이지의 과학자 이야기도 나오고, 다른 과학자와 협업했다는 이야기가 나와 다른 과학자도 찾아 읽었다.

또한 이 책은 몇 년간 진행된 인터뷰이다. 인터뷰 내용 중 이 연구가 큰 업적을 남길거 같냐고 물었더니 과학자분이 노벨상 받을거 같다는 내용의 뉘앙스를 풍겼다. 그리고 그 인터뷰 아래 번역가가 2020년에 노벨상을 수상하였다고 덧붙인 기록이 있다. 최근에 아인슈타인과 파인만 같은 이미 고인이 되신 과학자의 책을 읽다가, 연구를 계속하고 있는 유명&유망한 과학자들의 인터뷰를 보니 이분들덕에 아직도 과학은 진보할 수 있겠구나 느꼈다. 마지막으로 앞 표지 주인공은 생명공학의 <상기타 바이아>이다.

(북스힐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된 감상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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