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다 칼로, 붓으로 전하는 위로
서정욱 지음 / 온더페이지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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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다 칼로(Frida Kahlo)를 떠올리면
멕시코의 화가,
하나로 이어진 눈썹,
머리카락은 큰 꽃으로 장식,
멕시코 전통 옷을 화려하게 차려입고
자신만만하게 이쪽을 쳐다보는 여인,
어릴 적 교통사고로 인해 의사의 꿈을 접고
미술 스승이자 사랑하지만 원수 같은 남편을 두었으며
평생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안고 살다간 여인이 떠오른다.

그러나 전체적인 이미지는 자신만만하고 당돌한 여성이 떠오른다. 언뜻 본 그녀의 그림들은 모두 화려한 색채를 뒤집어쓴 자유분방한 그림들이었기 때문이다. 1907년에 태어나 1954년에 생을 마감할 때까지 원하는 방식으로 그림을 그렸기 때문이다. 또한 그녀는 일상생활에서도 매우 유쾌할 것 같은 착각이 든다. 후자는 애니메이션 영화 <코코>의 이미지 때문일 수도 있다.

작가는 일상 속에서 위로를 받고 싶을 때 그림을 보라고 권한다. 사람들은 자신의 생각을 타인에게 강요할 수도 있고 저마다 제한된 시간이 있기 때문에 내 마음대로 만나서 맘껏 이야기할 수 없다. 그러나 그림은 제한된 시간 없이 원하는 시간만큼 들여다볼 수 있고, 입으로 위로를 전하지 않는 대신 스스로가 생각할 수 있게 가만히 지켜본다.

이는 그림 뿐 아니라 노래, 춤, 문학 같은 모든 예술영역에 적용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사람들이 있는 곳에 그림, 노래, 춤, 문학 등도 언제나 함께 할 것이다. 이 책은 프리다 칼로의 조부모부터 그녀의 조카들에 관한 이야기, 프리다 칼로의 인생이 전환점이 된 18살 때의 교통사고, 남자친구와의 이별, 22살 때 21살 연상의 화가 디에고 리베(2번의 결혼 경험이 있음)를 만나 결혼한 것, 디에고 리베의 여성편력으로 인한 정신적 고통, 3번의 유산(마흔에 또 유산함) 등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그 고통에서 벗어나 위로받기 위해 프리다 칼로는 그림을 그릴 수 밖에 없었다고! 고통을 겪어본 이가 그린 그림이니 위로가 필요한 이들에게 진정한 위로가 될 것이라는 게 이 책을 쓴 이유였다.

내 머릿 속에 있는 프리다 칼로의 그림은 노란 메리골드(금잔화)처럼 강렬하고 밝은 느낌이었는데, 이 책을 읽으니 내가 잘못 생각하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나도 모르게 공포스럽고 괴기스러운 그림들을 머릿 속에서 삭제하였나보다. 처음에 그녀는 돈을 벌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스스로를 위로하기 위해 그림을 그렸다. 남자친구 <알레한드로 고메스 아리아스>를 붙잡기 위해 그림을 그리고,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결심을 담은 그림을 그렸다. 그래서 대중적이지 않고 상업적이지도 않고 독창적된다. 피카소 등은 초현실주의 작품이라고 극찬했는데 그녀의 그림은 현실에서 떠오른 것들을 그린 것이라, 정확히 초현실주의에 해당하는지 아닌지 갸우뚱하다.

이 책의 저자도 그녀의 삶을 소개하면서 그녀의 상황과 맞물린 작품들을 (잘게 쪼개어) 구체적으로 해석해놓고 있지만, 어느 것이 정답인지는 그녀만이 알고 있다고 한다. 해석은 그림을 본 사람들이 그녀의 배경을 토대로 추측한 것에 불과하다는 이야기도 덧붙인다. 아마 그 그림을 보는 관람자들도 각자 달리 해석할 수 있다. 내 현재 기분이나 내가 살아온 배경 등이 그림을 해석하는데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초기 작품부터 그녀가 죽은 해에 그린 작품까지 그림의 화풍이 변화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유럽미술작가들의 도록은 본 적이 있는데, 멕시코 작가의 작품해설집은 읽은 적이 없는거 같다. 멕시코의 (오래 전) 인신공양 문화나 죽은자의 날과 같은 특별한 문화 배경이 잘 설명되어 작품을 이해하는데 참고가 되었다.

예술가인 프리다 칼로와 디에고 리베의 결혼생활은 나로서는 이해가 잘 안되지만, 이런 고통이 프리다 칼로에게 영감을 준 것인지...... 프리다 칼로를 좋아하고 그녀의 삶과 그림을 보며 위로받고 싶은 분들이 이 책을 읽으면 좋을거 같다.

(온더페이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된 감상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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