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에 별빛처럼 빛난 자들 - 20세기 한국사의 가장자리에 우뚝 선 이름들
강부원 지음 / 믹스커피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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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부제는 <20세기 한국사의 가장자리에 우뚝 선 이름들>이다. 주로 예술, 문학에서 두각을 나타내신 분들이나 약자편에서 싸운 분들을 소개하고 있다. 익숙한 이름도 있고 처음 들어보는 이름도 있다. 익숙한 이름이라고 하더라도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했는지 모르는 분들도 있다.

김향안과 김환기 부부의 이야기는 예전에 언뜻 들은 적이 있다. 잊고 지내다가 이 책을 읽고 다시 기억해냈다. 김향안의 본명은 변동림이다. 집안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시인 <이상>과 결혼해 이상과 사별하기까지 고작 3개월의 결혼생활을 했다. 그리고 또다시 집안의 반대를 무릎쓰고 애가 셋이나 있는 김환기 화백과 재혼을 한다. 이상과 김환기의 재능을 알아보고 기꺼이 반려가 되기로 한것일까? 사람을 알아보는 안목과 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한 여성이었다.

요즘 토지문화재단에서 진행하는 박경리 작가 독서챌린지를 하고 있다. 박경리 작가의 시 중에 그의 지인 <천경자>에 대한 글이 있었다. 천경자가 화가인 줄은 알고 있었는데 얼마나 대단한 화가인지, 당시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는 몰랐다. 그녀는 자유롭고 당찬 화가였으나 미인도 위작문제와 말년 자식들의 재산상속문제 때문에 내가 다 속상했다.

저고리 시스터즈의 홍청자 모습에서 얼마 전 읽었던 <작은 땅의 야수들>의 연화의 모습이 보이기도 한다. 물론 홍청자는 아름다운 여인이었고, 연화는 얼굴이 곱지 못한 아가씨였다. 그러나 그 둘의 삶은 매우 닮아있다. 홍청자의 사망연도가 정확히 밝혀지지 않는데, 연화의 마지막도 이와 닮았다.

이 책에서 실제로 내가 만난 인물이 있다. 바로 <함세웅> 신부님이다. 2016년 북콘서트에 주진우 기자와 함세웅 신부님이 오신 적이 있는데 그때 뵈었다. 말씀도 유쾌하게 하시고 정치적인 의견도 거침없이 발언하셔서 옆에 있던 주진우 기자가 이를 제지하느라 투닥투닥하는 모습을 보였다. 실제로 뵌 분을 다른 사람이 쓴 책으로 만나니 내심 반가웠다.

tv를 보다가 자막을 통해 <김벌래>님의 이름을 본 적이 있다. 도대체 어떤 부모가 아들 이름을 벌레랑 비슷한 벌래로 지었나, 생각했던 적이 있었다. 본명은 김평호, 그러나 작은 몸집과 어둠 속에서 빠릿빠릿하게 움직이는 모습을 보고 사람들이 그를 벌레라고 칭했다고 한다. 그래서 그도 그게 마음에 들어 이름을 <김벌레>로 바꿨다가, 방송사 직원이 tv자막에 <벌레>라고 쓰기에 꺼림직하다는 지적이 있어 <벌래>로 바꿨다고 한다.

그 외에 너무 유명하신 분들이 많아 다 나열하기는 힘들다. 이 분들이 있었기에 우리의 문화, 예술, 인권 등이 조금은 더 발전할 수 있었다. 다만, 20세기 초기에 왕성하게 활동하던 여류 예술가의 말년이 순탄치 않았던 것, 어떤 분은 사망연도조차 밝혀지지 않은 채 묻힌 점 등이 안타까웠다.

책을 보면서 이 책 초반에 나온 <최승희> 영상을 검색해 보았다. 영화도 찍고 했다던데 많은 영상이 남아있지 않았다. 한국전쟁 후 월남하였기에 한국에서는 한동안 그녀의 이름이 쉬쉬되고 있었고, 북한에서는 그의 남편이 정치적 이유로 숙청되어 그의 배우자인 최승희까지 불운하게 지냈다. 그래서 많은 자료들이 소각되어 자료가 거의 남아있지 않다고 한다. 유투르를 검색하다가 어떤 분이 복원한 아래 자료를 발견하였다. 궁금하다면 한번 보시길 바란다.

아울러, 이 책과 관련하여 출판사에서 블로그에 일부 인물들의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자세한 이야기를 원한다면 출판사 블로그를 이용해 보는 것도 좋겠다.

(믹스커피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된 감상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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