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 쉽게 풀어쓴 현대어판 : 맥베스 미래와사람 시카고플랜 시리즈 2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공민희 옮김 / 미래와사람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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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베스>는 햄릿과 더불어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으로 알려져 있다. 오래 전에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요약본으로 읽었던 것 같다. 그런데 지금 세세한 내용이 기억이 나지 않아, 다시 한번 책을 꺼내들었다.


중세 유럽, 스코틀랜드와 노르웨이는 한창 전쟁 중이다. 전쟁의 여신이 노르웨이편에 서있는가 싶었는데, 맥베스 장군의 활약으로 전쟁은 스코틀랜드의 승리로 막을 내린다. 맥베스가 전쟁의 승리를 이끌고 돌아가던 중 황야에서 세 마녀를 만난다. 그리고 마녀는 맥베스에게 흥미로운 예언을 한다. 맥베스는 글라미스의 영주가 될 것이며, 코더의 영주가 될 것이며, 왕이 될 거라고 떠들어댄다. 맥베스 옆의 충성스러운 신하 뱅쿼는 귀담아 듣지 말라고 하지만, 맥베스는 혼란스러워 한다. 첫번째 예언은 아버지가 돌아가시면 당연히 아들인 <맥베스>가 받는 땅이다. 그런데 마녀의 예언 직후, 왕으로부터 코더 땅을 받게 된다. 그렇다면 세 번째 예언도 이루어질 것인가!


맥베스는 왕자도 아니고 왕위 서열이 높은 왕족도 아니므로 순리대로라면 왕이 될 수 없다. 심지어 현재의 왕은 사람들로부터 인정받고 있고, 그에게는 두 명의 아들(왕자)도 있다. 맥베스는 예언을 이루기 위해 자신과 싸우기 시작한다.


고전이 어려운 이유는 현재 사용하지 않는 단어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그 당시의 문화와 사람들의 생각이 지금과 달라 받아들이기 어렵다. 게다가 희곡은 대사에 의존해서 상황을 파악해야 하므로 독자는 작품에 대한 그림을 그리기가 힘들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읽기 쉽게 현대어로 풀어서> 써 놓아서 다른 출판사의 맥베스 희곡 보다 읽기 쉬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을 읽다가 문장은 현대어로 쓰여있어 읽기 쉬운데 의미를 몰라서 고개를 갸우뚱 했던 대사들이 있다.


'신성모독을 저지른 유대인의 간(p105)' 같은 경우에는 당시 기독교로 대표되는 유럽인들이 타 종교를 믿고 유럽에 사는 유대인을 싫어했다는 것으로 이해했다. 그러나 '전하의 아버님께서는 가장 신성한 통치자였습니다. 어머니인 왕비께서는 발이 아닌 무릎으로 서서 날마다 고통 속에 사셨습니다(p125 중에서)'는 왜 왕비가 무릎으로 서서 고통 속에 살았는지 그 뜻이 명확하지 않아 해석이 필요했다. 단순히 백성을 생각하는 전전긍긍하는 마음으로 통치를 했다는 것인지...

'그 애가 얼굴에 상처를 입었나, 그렇다면 그 애는 하느님의 군대가 되겠군(p164)'도 왜 얼굴에 상처를 입으면 하느님의 군대가 되는 건지, 성경에 나와있는 내용인지 아니면 그 당시 사람들의 세계관인지 모르겠다.


맥베스는 자신의 운명에 대한 예언을 듣고 흔들리기 시작한다. 그가 그 예언을 듣기 전까지 그는 훌륭한 인품을 가진 존경받는 위인이었다. 그러나 예언을 실현시키기 위해, 그리고 훗날 또 나타난 마녀들의 예언이 그를 망쳐버렸다. 이는 오늘날 혈액형으로 사람의 성격을 판단하고, 정초에 토정비결을 보고, 최근에는 MBTI로 사람들이 어떻다고 규정짓는 모습과도 닮아있다. 동양이나 서양이나 주술사들에게 점을 보는 것도 맥베스의 연상선일 거다. 시대를 관통하는 사람에 대한 특징을 꼬집는 셰익스피어. 그래서 아직도 명작으로 널리 읽히는 것이 아닐까.


이 책으로 전체적인 내용과 등장인물의 관계를 파악한 후, 조금 더 공부하고 싶으면 모르는 문장에 밑줄을 긋고 해석본을 찾아봐도 좋을거 같다. 나 같은 셰익스피어 초보자들에게는 읽기 쉽게 쓰여져 다가가기 좋은 책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된 감상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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