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날이면 그림을 그렸다
나태주 지음, 임동식 그림 / 열림원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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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뒷모습일 때만 진실하지만

자연은 앞모습일 때도 여전히 진실하다.

p63 배반은 없다(나태주 시)_농촌으로 온 사람(임동식 그림)


나태주 시인의 시에 임동식 화백의 그림이 모은 한편의 시화집이다. 임동식 화백에 대한 정보가 없어 책 속 인물소개와 프롤로그, 에필로그를 먼저 꼼꼼히 읽었다.


나태주 시인과 임동식 화백의 공통점에 눈길이 간다. 두분은 모두 충남에서 태어났고 1945년에 태어난 해방둥이(오래만에 들어보는 해방둥이^^)이고, 십대 시절부터 각각 시를 짓고 그림을 그리기 시작해서 지금껏 그 일을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두 분 모두 공주에서도 활동도 하셨으니, 젊은 시절 어쩌면 두분은 알게 모르게 만난적이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이 시화집과 시인의 이름을 보고 시인이 먼저 시를 짓고 시에 맞는 그림을 나중에 그려낸 것일까 추측했다. 최근 유명 시인의 시화집이 이렇게 만들어진 예를 보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시화집은 나태주 시인이 임동식 화백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화백의 여러 그림을 보고 떠오른 시들을 적어낸 시집이다. 그림이 먼저 시가 나중에 쓰여진 것이다.


이 시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그림 이미지는, 나뭇잎으로 토끼처럼 귀를 만들고 서 있는 남자의 모습과, 비단가게를 모티브로 다양한 이야기를 쌓은 것이다. 쌓여있는 비단의 강렬한 색채와 화려한 꽃무늬에 눈길이 갔다. 그와 대조적으로 썰렁한 가게 안. 비단가게 그림 중에서도 가장 여운이 남는 것은 손님이 없는 가게 안을 지키는 할머니와 가게 밖에서 가녀린 할머니를 지켜보는 단단한 고양이이다.


나태주 시인은 초등학교에서 오랜 기간 재직한 만큼 아이에게 들려주고픈 밝은 시가 많다(물론 삶과 죽음에 대해 고민하는 시들도 많지만). 그러나 이 집은 임동식 화백의 그림을 보고 떠오른 이미지가 모여 시가 되었기에 동갑내기 예술가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시들이 눈길을 끈다.


아울러, 임동식 화백은 2020년 박수근 미술상을 수상한다. 이에 대한 나태주 시인의 축하시를 마지막으로 이 시화집을 끝을 맺는다. 고령의 동갑내기 예술가가 만든 책이라 그 두분이 부럽다. 오래 오래 작품활동을 이어나기시길 더 응원해본다.


(열림원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된 감상문입니다.)

인간은 뒷모습일 때만 진실하지만
자연은 앞모습일 때도 여전히 진실하다. - P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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