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 쉽게 풀어쓴 현대어판 : 템페스트 미래와사람 시카고플랜 시리즈 3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신예용 옮김 / 미래와사람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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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를 읽고 난 후 The Tempest를 읽은 적이 있다. 희곡이 어려운 점은 장면이 한눈에 그려지지 않기 때문이다. 대사를 통해서 등장인물의 성격을 파악해야 되고 극의 전체 흐름을 파악해야 한다. 더욱이 셰익스피어의 희곡은 현대어로 쓰여지지 않아 더욱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 <The Tempest>는 템페스트, 폭풍, 폭풍우라는 이름으로 국내 다수의 출판사에서 출간되었다. <미래와 사람 출판사>에서는 읽기 쉽게 풀어쓴 현대어판이라는 제목으로 템페스트를 읽기 쉽게 번역하였다.

기존에 읽은 템페스트에서는 수부라는 말을 썼는데, 이 책에서는 선원이라고 바꾸어 쓰고 있다. 그리고 문어체 보다는 구어체로 쓰고 있다. 또한, 한자를 한글로 많이 바꿔 사용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읽기 쉬운 느낌이다. 그래서 조금 아쉬운 점은, 익살스러운 곤잘로의 말투가 너무 점잖아져 정상인 같다. 욕을 하는데 조근조근 하는 느낌이라 욕 같지 들리지 않는다고 할까.

책 초반에 인물 관계도가 도식화되어 있어 작품을 더욱 쉽게 읽을 수 있었다. 나 역시 등장인물이 많으면 이름 외우는게 어려워 밑줄을 긋거나 적으면서 읽는데, 이 책은 그런 수고를 덜어준다(이전에 템페스트를 읽을 때는 등장인물을 적으면서 읽었는데 지금은 앞에 나온 인물관계도를 보며 읽었다).

이야기는 동생의 모함으로 섬으로 쫓겨난 프로스페로가 마법의 힘을 빌려 그의 동생과 왕 등을 혼내주는 이야기이다. 그리고 프로스페로의 계획에 따라 그의 딸 미란다와 왕자 퍼디넌드가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이다. 사랑과 배신, 화해와 더불어 마법과 요정, 님프들이 보여주는 몽환적인 세계가 웃음을 자아내면서도 아름답게 그려진다. 마지막에 프로스페로는 마술을 버리겠다고 선언하는데, 이 작품을 끝으로 셰익스피어로 은퇴했다고 한다. 프로스페로의 입을 빌려 마법같은 작품활동을 끝내겠다는 뜻을 내비친게 아닐까 싶다.

미래와 사람 출판사에서는 시카고플랜 고전 문학 7종을 계획하고 있다. 그 중 한권이 The Tempest이다. 시카고 플랜은 시카고 대학교가 고전 100권을 달달 외울 정도로 읽지 않는 학생은 졸업시키지 않겠다는 고전 철학 독서 교육이다. 1929년에 취임한 시카고대학 총장이 발언한 것이니 거의 100년이 다 되어 간다. 100년의 세월 동안 글의 내용은 바뀌지 않았으나 사람들의 일상 말투는 변하였다. 고등학교를 막 졸업한 학생들이 읽기 쉽게 고전을 번역한다면, 먼저 읽어본 사람이 그들에게 권하기도 좋을 것이다. 문어체의 책에 거부감이 있다면 이 책으로 템페스트를 시작하는게 좋겠다.

(미래와 사람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된 감상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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