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실격 에디터스 컬렉션 12
다자이 오사무 지음, 오유리 옮김 / 문예출판사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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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인간실격은 일문판 및 여러 출판사의 번역판으로 읽은 적이 있다. 일본어 스터디를 할 때 몇달에 걸쳐 책에 밑줄을 긋고 다른 미디어에서 어떻게 표현하고 있는지 이야기한 기억이 있다(단어가 어려워서 단어 위주로 했다만). 그래서인지 애착이 가는 작품이다. 그리고 20대때 부터 지금까지 여러 차례 읽어서, 20대 때 느낌과 좀더 나이가 들어서의 느낌이 다르다.



내용은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맨 뒤장의 <오쿠노 다케오>의 작품해설과 역자의 말부터 읽었다. 두 사람은 이 작품을 어떻게 해석하는지 알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내가 생각지도 못한 내용을 발견했다. 난 오바 요조가 다자이 오사무라고 생각했는데, 오바 요조의 이야기를 글로 써서 전달한 <신원불명의 나>가 다자이 오사무일 수도 있다는 말이다.



다자이 오사무와 이 책은 주인공 요조는 닮은 점이 많다. 둘다 부유한 집안의 도련님인데 둘다 집안을 부끄러워하면서도 경제적으로 독립하지 못한다. 둘다 동반자살을 여러 차례 시도하기도 하고. 일본에서는 남녀의 동반자살을 신쥬라고 한다. 1900년 대 전후로 일본에 널리 퍼진 문화같다(당시 허무주의 때문에 널리 퍼진 건지, 아니면 원래 그런 문화가 있는데 내가 그때 기사만 읽어서인지 모르겠다).



오쿠노 다케오는 다자이 오사무와 오바 요조는 비슷한 점이 있지만 왕성한 문학활동을 한 다자이 오사무와 폐인으로 삶을 사는 오바 요조는 다르다고 이야기한다. 일부에서는 다자이 오사무의 어두운 부분만 떼서 일부 투영한 걸 수도 있다고 한다. 양지의 신원불명 나와 음지의 오바 요조로 말이다.



시대가 변하면 번역도 달라질 수 있다. 한자와 문어체를 많이 쓰던 시대에 번역과 한글과 구어체를 많이 쓰는 시대의 번역은 다르기 때문이다. 번역가가 나처럼 한자 보다 한글을 많이 쓰던 세대의 사람이기 때문일까(일본어를 번역하면서 한자를 많이 쓰지 않는다는게 어불성설같지만), 이 책은 기존의 인간실격 보다 읽기 쉽게 번역되어 있다. 좀더 현대적인 구어체이다. どおけ(道化)를 우스운 행동이라고 표현하거나 유년시절을 어린 시절이라고 번역한 것이 그렇다. 좀더 읽기 수월한 인간실격과 다자이 오시무 연구가의 해설을 보고 싶다면 이 출판사의 책이 어떨까 싶다. 주석도 바로 아래 달아놔서 편하다.



​(문예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된 감상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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