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비딕 (무삭제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44
허먼 멜빌 지음, 레이먼드 비숍 그림, 이종인 옮김 / 현대지성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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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래, 모비 딕! 마지막으로 태양을 향해 솟구쳐라!

p669 에이해브 선장의 말 중에서


허먼 멜빌의 <필경사 바틀비>를 읽고 허먼 멜빌의 대표작 <모비 딕>을 한번 읽어보리라 생각했다. 그러단 차에 <진리의 발견>에서 허먼 멜빌이 언급되었고, 최근 종영된 인기드라마에서도 언급된 소설이라고도 하고…계속 읽으보라는 무언의 압박같았다. ^^


이 이야기는 이슈메일이라는 사람이 오래 전에 포경선을 탄 경험을 이야기하는 형식으로 쓰여져 있다. 백인이자 독실한 장로교인은 이교도 식인종인 퀴케그와 우연히 알게 되고, 둘은 함께 포경선을 타러 가기로 한다. 이슈메일은 항구에 정박된 3개의 포경선 중 피쿼드호를 고르고 선장 에이해브, 일등 항해사 스타벅, 이등항해사 스터브, 삼등항해사 플래스크와 함께 각 항해사와 한 조가 된 작살잡이 퀴케그, 타슈테고, 다구, 그리고 그 외 다양한 선원들과 고래를 잡으러 떠난다.


피쿼드 호는 미국 낸터킷에서 남태평양으로 3년 간의 어업을 무사히 마치고 고향에 돌아오기를, 향유고래를 가득 실고 오기를 바라는 많은 사람들의 응원 속에 길을 떠난다. 그렇지만 그런 사람들의 마음과는 달리 선장 에이해브는 자신의 한쪽 다리를 뜯어간 모비 딕이라는 향유고래에게 복수할 기회만 노리고 있다. 모비 딕은 향유고래인데 새하얗고 주름진 이마와 피라미드처럼 높이 솟은 하얀 혹이 있어 다른 향유고래와 구분된다. 피노키오를 찾으러 바다로 나간 제페토 할아버지를 삼킨 고래도 이 향유고래 동지가 아닐까 싶다. 지구상에서 가장 큰 동물로 알려진 향유고래! 이 책에서는 돌고래가 제일 작은 고래류라고 쓰여져 있다.


모비 딕의 줄거리는 구전으로 많이 알려져서 결론이 어떤지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을 것이다. 이슈메일이 머문 물보라 여관, 관짝을 의미하는 코핀(coffin)이라는 여관 주인, 예배당 설교단 옆에 있는 죽은 자를 기리는 대리석, 교수대처럼 생긴 장식물을 문 앞에 둔 낸터킷의 트라이포츠 여관. 심지어 피쿼드 호의 <피쿼드>도 몰살당한 인디언 부족의 이름이다. 또한 중간 중간에 일라이저, 가브리엘, 파시교도가 나타나 예언을 하는데 모든 불운을 예고하고 있다. 책 속의 필자는 이슈메일(이스마엘)는 가명을 쓴다. 이슈메일은 창세기에 나오는 인물로 아브라함 가문의 장자이자 서자인데 아브라함의 정부인 사라의 미움을 받고 광야로 쫓겨났다고 한다. 이슈메일은 퀴케드와 원숭이 밧줄로 함께 몸을 묶고 일을 할때 퀴케드에게 무슨 불운한 일이 생겼을 경우 함께 죽기를 다짐한다. 그러나 결국 사람들에 의해 내쳐져 이슈메일은 살아남는다.




모비 딕은 오래 전 <백경>이라는 이름으로 많이 소개되었다. 모비 딕이 일반적인 향유고래와 달리 몸색깔이 흰색이라 <흰 고래>라는 뜻으로 국내 번역본의 제목을 <백경>이라 지었을 것이다. 이 책의 제목은 모비 딕인데 모비 딕은 사람들의 입을 통해 그 모습이 설명될 뿐, 후반부에 들어서 진짜 실체를 들어낸다.


아울러, 우리가 많이 알고 있는 커피프랜차이즈의 이름을 피쿼드호의 일등항해사 <스타벅>에서 따왔다고 한다. 복수에 미쳐있는 선장 에이해브에게 제발 말 못하는 짐승해서 복수하지 말라고 애원하는 그의 이성적인 모습에서, 왜 그의 이름이 유명해졌는지 알 것 같았다.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가 한 노인이 바다에서 고래를 잡으며 겪는 잔잔한 독백극이라면, <모비 딕>은 다양한 국적과 종교를 가진 거친 바다 사나이들의 줄다리기, 파도타기 같은 느낌이다. 두 책을 비교해서 읽었더니 고래와 바다라는 소재를 갖고 다르게 표현할 수 있구나 생각했다.

(현대지성 출판사로부터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된 감상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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