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간직하고픈 필사 시
백석 외 지음 / 북카라반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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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 개여울에

나와 앉아서

하염없이 무엇을 생각합니다

가도 아주 가지는

않노라심은

굳이 잊지 말라는 부탁인지요

p84 김소월의 <개여울> 중에서


가을은 시를 읽어야 되는 계절인가 보다. 하늘이 푸르고 화창하다. 학교를 다닐 적에 시화부를 든 적이 있다. 그때는 어리고 순수해서 시가 쉽게 써진다고 생각했는데, 나이가 든 지금은 시를 읽을 줄만 알지 도통 쓸 수가 없다.


<평생 간직하고픈 필사 시>에는 학교를 다닐 때 교과서에서 한번은 본 적이 있는, 대한민국 대표 시인 일곱 분의 대표시가 수록되어 있다. 왼편에는 시, 오른편에는 시를 필사할 수 있는 빈공간이 있다. 그런데 필사공간에 내가 시를 필사하면 책을 망칠거 같아 아직 사용하지는 못하겠다. 캘리그라피를 배우기 시작했는데, 추후에 아름다운 시구를 이용해 엽서나 책갈피로 만들 계획이다.


내가 가장 먼저 알게 된 시인은 김소월이다. 내가 꼬꼬마일 때, 엄마의 젊은 시절 사진을 본 적이 있다. 그 당시 유행한 지갑용 사진이었는데, 그 사진 옆인지 아래에 김소월의 시 <엄마야 누나야>가 새겨져 있었다. 그렇게 김소월 시인을 알게 되었고 학교에서 배울 때도 친근했다. 김소월 시인의 시를 읽다보면 저절로 흥얼거리게 된다. 그의 시는 노래로도 많이 만들어졌기 때문에 노래를 부르듯이 읽게 된다.


백석 시인은 유명한 시인임에도 불구하고 북한에서 일했기에 과거에는 공공장소에서 거론이 잘 안되었다고 한다. 최근에는 그의 작품이 널리 읽히고 있고, 김연수 작가의 <일곱 해의 마지막>이나 원명희 작가의 <나타샤가 아니 올리 없다> 등으로 가공되어 널리 알려지고 있다. 그의 대표작은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이지만 오늘은 <고향>이라는 시가 마음 한켠에 자리잡았다.


윤동주 시인의 경우, 강하늘 배우의 <동주>라는 작품을 통해 그의 삶 전체를 다시금 알게 되었다. 예전에 TV에서 세시봉 윤형주 가수분이 나오셔서 사촌형인 <윤동주>의 이야기를 해준 적이 있다. 젊은 나이에 죽은 사촌형의 유골함을 아버지가 가져오셨다며… 윤동주의 시도 좋아하지만 그의 삶이 너무 안타깝다. 여기 나온 모든 시인들이 그렇지만 좋은 날에 태어났으면 더욱 좋은 시를 쓰셨을텐데…


- 아아 젊음은 오래 거기 남아 있거라.

p208 윤동주의 <사랑스런 추억> 중에서


이 책은 잘 가지고 있다가 좋은 시를 읽고 싶을 때, 아니며 아이가 조금 더 커서 시를 이해할 나이가 되었을 때 함께 읽어도 좋을거 같다.


(북카라반 출판사로부터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된 감상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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