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고바야시 서점에 갑니다
가와카미 데쓰야 지음, 송지현 옮김 / 현익출판 / 2022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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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를 비하하는 말을 쓰면 정말 얄팍해져.

p114


고바야시 서점은 실존하는 서점이고 고바야시 서점의 주인 내외 역시 실존하는 인물이다. 의심이 많아서 야후 재팬에서 검색했더니 실제 고바야시 유미코 사장님이 검색되었다.


즉, <오늘도 고바야시 서점에 갑니다>는 실존하는 서점에 허구의 에피소드와 등장인물을 가미해 만들어낸 논픽션 노벨이다. 거대 출판유통사에 입사한 신입사원 오모리 리카가 작은 서점 <고바야시 서점> 주인인 고바야시 유미코를 만나 벌어지는 훈훈한 에피소드를 담고 있다.


책을 좋아하지 않는 취업준비생 오모리 리카가, 유명한 회사를 다니고 싶어 관심도 없는 출판유통업체에 입사한다. 게다가 신입사원 오리엔테이션에서 오모리 리카는 도쿄 본가에서 갑자기 오사카 지점으로 발령나면서 위기를 느낀다. 꿈을 갖고 한 우물만 파는 사람도 있지만, 졸업 후 적당히 타협하여 취업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나도 후자에 해당하였기 때문에 초반부 이야기는 나의 흥미를 끌었고 공감이 갔다. 나도 처음 회사에 입사해서 주눅 들었듯이, 오모리 리카양도 주눅이 들어 회사직원 및 거래처 사람들에게 계속 사과만 하고 다닌다. 그때 고바야시 사장님이 오모리양에게 자기비하하지 말라고 토닥여 준다. 출판유통업체 직원이 책을 많이 읽으면 좋지만, 책을 많이 안 읽어도 괜찮다고 말해 준다. 오모리 리카양은 책을 많이 안 읽는 독자 입장을 파악할 수 있으므로, 이를 강점으로 이용하라는 말이 해준다. 그 말이 낯선 신입시절의 나에게 말해 준거 같아 고마웠다.


일본소설이라 한국의 회사생활및 서점상황과 다르기도 하지만, 고바야시 유미코 사장님의 말은 사회초년생이나 자신감이 떨어진 직장인들이 읽으면 힐링이 될거 같다. 사장님 자체가 활기찬 사람이고 부정적인 상황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기의 달인이기 때문이다. 옆에 이런 사람이 있으면 옆에 있는 사람까지 좋은 기운을 받을 수 있다고 할까.


실제로 사장님이 서점으로 가게 운영이 안되자, 서점을 포기할 수 없어 궁여지책으로 서점에서 우산을 팔기 시작한다. 서점에 앉아 어여부영 파는 것이 아니라 우산에 대해 공부하고 수레에 실고 다니면서 팔고 다닌다. "~하면 내가 이긴거지."라는 말을 말버릇처럼 하는 사장님. 하고싶은 말은 하면서, (상품을 팔기 위해) 무해한 속임수도 쓰는 사장님이 너무 유쾌하다. 오사카 사람은 부산사람과 비슷하다고 들은 적이 있다. 타인에게 실례되는 말을 꺼려하는 일본 타지역 사람들과 달리, 오사카는 비교적 직설적으로 말한다고 한다. 그래서 겉과 속도 같다고 한다. 이 책의 배경도 오사카 지역이라 그런지, 겉으로는 무뚝뚝하지만(그래서 초반에 많이 오해하지만) 정이 넘치는 사람들이 많다.


한국도 출판업계가 힘들다고 하던데, 일본도 출판업계가 힘들다고 한다. 책이 많이 팔려야 좋은 책들, 좋은 신입작가들이 많이 나올텐데 아쉽다. 이 책 후반부에 가면 일본서적인 백년문고 시리즈의 마지막 편에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이 쓰여져 있다고 언급한다. 외국서적에서 한국의 소설제목을 보니 반갑다.


일본은 대를 이어 가업을 잇는 가게들이 많다. 100년 이상의 가게들도 많고, 이 것들이 영화나 드라마의 소재로 쓰이기도 한다. 고바야시 서점도 70년 동안 대를 이어 운영되고 있는 서점이다. 책을 덮고 나서 고바야시 유미코를 만난 오모리 리카양(리카양은 픽션임)이 부러우면서도, 대를 이어내려 운영되는 서점이 있다는게 대단하다고 생각되었다.



(현익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감상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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