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겨울, 손탁 호텔에서
듀나 지음 / 퍼플레인(갈매나무)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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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핑크색과 기묘한 보라색 바탕의 책 표지, 그 안에는 보라색 나비들이 잘려진 케익 속과 와인잔 안에 들어있다. 반짝반짝 빛을 내고 있는 이 식탁 위 모습은, 밝은 낮을 나타낸 것인가 어두운 저녁을 나타낸 것인가.

미스터리SF소설이라고는 하지만, 책 표지가 핑크와 보라색으로 러블리하게 표현되어 있어 흡사 로맨스소설 같은 느낌이 든다. 그래서 이 책을 말랑말랑 미스테리소설로 만만하게 보았다.

모두가 잠든 밤에 스탠드 불빛에 의지해 읽기 시작했다. 그런데 책을 읽다보니 서늘한 무서움을 느껴졌다. 피가 낭자하고 내장이 난도질당하고 턱이 뎅강 잘리는 호러스러움도 있지만, 이는 일시적인 무서움이다. 그보다는 다시 한번 곱씹었을때 뒤 늦게 오는 무서움이 나에게는 더 컸다.


그래서 밤에 완독하는건 포기하고 <성호 삼촌의 범죄>와 <마지막 피 한방울>까지만 읽고 6개의 단편은 날 밝은 다음 날 이어서 읽었다.

미스터리 소설인만큼 내용을 미리 알면 재미가 반감된다. 물론 단편 <햄릿 사건>처럼, 원작인 세익스피어의 <햄릿>을 알면 더 재미있는 경우도 있고, 단편 내용을 미리 알더라도 상관없는 일부 단편도 있다. 그렇지만 나머지는 소설을 미리 사전정보없이 읽는 것이 더 재미있을 것 같다. 유주얼서펙트의 절름발이가 범인인 줄 알고 영화를 보면, 너무 김빠지지 않는가.

그러나 책을 다 읽고 다른 사람들과 의견을 나누거나, 다른 사람들은 이 글을 어떻게 해석했는지 확인하길 바란다. 나도 <마지막 피 한방울>이나 <누가춘배를 죽였지?>의 한 부분이 해석이 잘 안된다. 열린 결말인지, 꽉 닫힌 결말인데 내가 눈치 없게 못 알아채는 건지 헷갈려서 인터넷 검색을 많이 했다.

출판사 퍼플레인(purple rain)의 이름이 생소해 검색해 보았다. 자주색 비가 내리면, 기이한 이야기가 시작된다는 뜻이라고 한다. 갈매나무 출판사의 <장르문학> 브랜드로 듀나가 이 시리즈의 3번째 작가이고 6번째 작가까지 라인업되어 있다.

(퍼플레인 갈매나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감상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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