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의 날 프랑스 여성작가 소설 4
카롤린 라마르슈 지음, 용경식 옮김 / 열림원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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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개는 더 이상 의지할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그렇지만 나를 포함해서 그 개를 구하려고 한 사람이 적어도 반 다스나 되었다는 것을 기억한다.

p110 <자전거를 타고> 중에서

개는 있지 말아야 할 장소에 있었을 뿐이다!

김연수 소설가의 추천과 <개의 날>이라는 특이한 제목에 이끌러 이 책을 골랐다. <개의 날>이 한국 번역가 또는 한국출판사에 의해 다시 지은 제목일까 싶어, 프랑스 원제 <Le Jour Du Chien>를 프랑스-영어 번역기로 돌려보았다. 원제 뜻도 <개의 날 dog day>이다.

이 책의 앞 부분에 <블라드미르 나보코프_롤리타 저자>의 <우리가 버린 개>에 관한 문구가 적혀있다. 이 문구는 어디서 온 것인지 궁금하다. 롤리타에서 읽은 기억이 없는데……

책은 6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고속도로 위를 달리는 개 한마리가 있다. 100키로가 넘는 속도로 차가 달리는 고속도로에서, 그 것도 중앙분리대를 향해 달리는 개 한마리는 6명의 사람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다. 그들은 그 개 처럼 버림받은 사람들이다. 아니 사실 그 개가 어디서 왔는지 알 수 없다. 주인에게 버림받은 것인지, 그냥 혼자서 집을 뛰쳐나온 것인지, 원래 혼자 살던 들개인데 방향을 잘못 잡아서 고속도로로 나온 것인지 알 수 없다. 이를 관찰한 사람들이 자신의 감정을 이입해서, 개가 버림받았다고 이야기하는 것이다. 그리고 같은 개를 보고도 어떤 이는 개가 죽었다, 어떤 이는 아직도 개가 살아있다고 생각한다. 고속도로를 달리는 개의 모습만 진실이다. 나머지는 다 사람들이 자신의 삶에 빚대어 만들어낸 이야기이다.

이 책에 나오는 6명의 인물, 부인에게 버림받은 트럭운전기사, 말동무 소피에게 버림받은 교회의 신부 장, 어머니에게 냉대당하고 유모 리에브에게 버림받은 빨간레인코트의 여자, 사람들에게 바림받은 게이 호모 필, 남편에게 버림받은 과부, 엄마에게 버림받은 안은 현재 외로운 사람들이다. 그들은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개를 보고 마음 한켠의 응어리가 움직이기 시작한다.

6명은 자신이 버림받은 것이라고 생각하고 외로워하지만, 어쩌면 버림받지 않은 것일 수도 있다. 현재 본인이 외롭고 삐뚤어진 이유를 과거에서 찾는 것이고, 그러다 보니 누군가가 나를 버렸다고 여기는 것일 수도 있다. 다친 오빠를 돌보기 위해 고향으로 돌아간 유모를 기억하는 빨간레인코트 그녀처럼 말이다. 영아라서 실제로는 기억도 없을텐데, 자신의 현상황을 그때와 연관지어 생각한다. 과부와 딸은 서로 다른 생각을 하며 오해를 하고 있다. 모녀가 제일 사랑한 남편 니코, 아빠 니코가 없어져 둘의 감정의 연결고리도 끊어졌다.

개의 진실을 파헤치는 소설인 줄 알고 가볍게 골랐는데, 결국 죽음을 향해 달리는 개에 관한 철학적인 소설이었다. 책 뒷표지에 김연수 소설가의 작품소개글, 감상평이 나와있다. 책을 읽기 전에 뒷표지부터 읽으면 도움이 될 듯하다. 난 그러지 못했다.

(열림원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감상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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