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새
김현성 지음, 용달 그림 / 책고래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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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날지 못하는 건 두려움 때문이야. 두려움은 네가 누구인지 잊게 하지.”

책 표지를 감싸는 노란색 띠에 “싱인어게인 43호 가수 김현성이 전하는 위로와 희망의 그림에세이”라는 글이 적혀있었다. 요즘 경연프로그램이랑 예능프로그램을 많이 안봐서 이 분이 그렇게 유명한 분인 줄 몰랐다.

일단 책을 읽기 전, 이 분의 유명한 노래 “heaven”와 “소원”을 유투브에서 찾아봤다. 처음에는 무슨 노래인지 모르겠다 하다가 “그댄 나의 전부~ 그댄 나의 운명~”, “내가 왜 싫어졌는지 가르쳐 줄 순 없나요~”가사를 듣는 순간, 이 노래들이 기억났다. 아, 이분이 예전에 이 노래를 부르신거구나. 내가 이 노래를 알 정도면 꽤 유명하셨던 분이신거 같은데 말이다(어릴 적에 가요프로그램을 잘 안봐서 가수얼굴을 잘 모른다;).

이 책은 김현성이 글을 쓰고 용달이 그림을 그렸다. 처음에 글을 읽었을 때는, 이 책의 문체가 담담하게 이야기하는 식으로 느껴졌다. 그러나 노래를 들으면서 책을 다시 읽으니, 중간중간 어린새가 밖을 향해 큰 소리치는 것 같은 인상을 받았다.

외딴 섬에 사는 어린 새가 아직 덜 성장해서 날 준비가 다 안되었는데도 불구하고, 하루라도 더 빨리 날고 싶어 둥지 밖으로 나간다. 제멋대로인 바람과 덜 자란 날개와 아기새를 지도할 아빠새, 어미새도 없는 상황이다. 그 와중에 다른 큰새가 아기새의 어깨를 툭 치고 간다. 아기새는 정신을 잃고 아래로 꼬꾸라진다.

김현성 작가는 싱어송라이터로 “heaven”과 “소원”으로 19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반 전성기를 누렸다고 한다. 그러다 무리한 연습과 스케줄로 성대결절이 왔고 가수생활을 중단했다고 한다. 가수생활을 중단한 이때의 좌절이 추락한 어린 새에 투영되었다고 한다. 그러다가 싱인어게인이라는 프로그램에 나가서 김현성은 노래를 다시 부르고 사람들이 자신을 응원하고 격려하는 모습에서 희망을 보았다고 한다. 성대 문제를 딛고 다시 노래를 부를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둥지나무로부터 따뜻한 말을 듣고 다시 날아보려고 하는 어린 새에게 투영되고 있다.

책 표지의 새 두마리는 아빠새와 어린 새이다. 날씨가 추워지자 가족들은 따뜻한 곳으로 떠나야하는데, 어린 새를 데리고 갈 수가 없다. 어린 새는 가족들에게 자신만 남겨두고 떠나지 말라고 하나, 가족들은 살기 위해 떠나야 한다. 그 때 아빠가 어린 새를, 어린 새를 아빠 새를 바라본다. 두 새가 무슨 이야기를 하는 걸까. 난, 아빠새가 어린 새에게 남은 가족을 위해 떠나야만 한다, 너도 곧 우리를 따라 따뜻한 곳으로 오라고 말하는 거 같다. 어린 새를 그 뜻을 모르고 주눅들고 슬퍼하는 것처럼 보인다.

김현성의 경험과 위로가 용달의 그림 속에서 따뜻하게 읽혀진다. 성인 뿐 아니라 청소년이 읽어도 좋을 듯하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감상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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