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전략은 삼국지에서 탄생했다
임용한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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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고전 & 베스트셀러 독서모임을 하면서 많은 책을 읽었다. 그러나 진정한 고전이라고 한다면 삼국지가 아닐까 싶다. 2세기에 있었던 이야기가 아직까지도 전해져 내려오는 걸 보면 말이다.

삼국지를 읽지 않은 사람과는 친구가 되지 말고,

삼국지를 세 번 이상 읽은 사람과는 싸우지 말라.

p6 왜 삼국지일까

책을 읽을 경우, 본문을 읽기 전에 저자소개와 서문을 꼭 보려고 한다. 저자 서문를 봐야 이 책을 어떻게 읽을 것인지 보이기 때문이다. 경영경제이나 인문학 서적은 내용이 어려울 수 있는데, 재미까지 없으면 읽는 내내 슬프다. 다행히 이 책은 서문이 재미있다.

저자의 얼굴이 낮이 익다 했더니, 차이나는 클래스에서 본 분이다! (한 때 차이나는 클래스와 거꾸로 세계사를 종종 봤는데 요즘은 통 못 보고 있네.) 저자는 “소설의 영향력이 너무 큰 탓에 정사의 교훈을 다루는 글이 적다”는 것을 아쉬워했다. 나만 하더라도 나관중의 “삼국지연의”, 이문열의 “삼국지”를 들으며 자랐다. 끝내 완독은 못했지만…… 지금은 드라마와 웹툰으로 삼국지를 또 만나고 있다.

임용한 저자는 1부는 정사를 중심으로 삼국지를 설명하고, 2부는 삼국지의 수 많은 영웅 중 몇을 간추려 그들의 전략을 이야기한다. 3부는 삼국지에서 찾은 삶의 지혜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우리가 익히 들은 사자성어(계륵, 괄목상대 등) 등이 등장한다.

전쟁의 유일한 장점은 낡고 오래된 사회와 권력자에게 뇌물을 바치고 출세하는 고인물 사회를 능력자와 야심가가 지배하는 사회로 한순간에 바꾸어 놓는 것이다. p34 난세에 잠자는 사자들이 깨어나다

저자는 삼국지 정사와 연의를 비롯한 다양한 삼국지 관련 서적을 비교하며, 정사와 다른 점을 이야기하고 있다. 다만 정사가 설명하지 못한 부분을 소설에서는 추측으로 썼는데, 그것이 그럴듯하여 설득력이 있다는 이야기도 했다. 유비는 말을 좋아하고 유희를 좋아했으니 소설과 달리 가난한 집 자식이 아니었고, 동탁도 초반에는 작고 날렵한 몸이었다고도 덧붙였다.

삼국지가 아직까지도 소설,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 웹툰 등으로 나와 사람들에게 선보이는 것은, 삼국지의 영웅들이 보이지 않는 벽(가난, 신분, 주위사람들의 조롱 등)을 스스로 깨고 나와 삶을 개척했기 때문이다. 저자는 유비를 비롯해, 노비를 어머니로 둔 원소, 환관의 자손 조조 등 열거하기 어려운 많은 인물들을 나열하고 있다.

1부는 황건적의 난으로부터 시작해 도원결의, 조조의 탄생, 원소의 3년상, 동탁의 재빠른 판단 등 영웅의 탄생과 후한의 붕괴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리고 3대 전투 관도대전, 적벽대전, 이릉전투에 대한 분석(정사와 소설 비교)을 독자의 눈높이에 맞춰 설명하고 있다.

정사에서 조조는 인재를 적재적소에 등용하고 그들이 최대한 능력을 발휘하게 만든다. 눈에 띄는 점은 능력만 있다면 과거의 악행을 문제 삼지 않는다는 것이다. p213 조조

2장에서는 정사에서 말하는 영웅들의 모습, 그 중 본받을 점에 대해 나열하고 있다. 유비는 신하에 대한 관용과 존중의 자세를 말한다. 원소는 높은 자리에 있지만 낮은 자세로 임한다. 손권은 장소가 필요했기에 거짓연기를 하면서 까지 그에게 사죄한다. 가후는 현실을 냉정하게 파악한다.

또한 저자는 삼국지에는 세 종류의 사람이 등장한다고 말한다. 현실에 안주하는 사람, 현실에 도전하지만 어느 정도 성과를 이루면 관망하면서 기회를 보는 사람, 끝까지 도전을 멈추지 않는 사람(p246)이 있다고 말이다. 우리는 세 무리 중 어디에 속하는지, 위, 촉, 오 중 어디에 속한 인물이었는지 생각해 볼 만하다.

이 책에서 제일 흥미로운 것은 유비가 제갈량을 찾아간 삼고초려 에피소드이다. 유비가 제갈량을 3번 찾아간 것은 맞지만 소설처럼 낮잠자고 있는 제걀량을 문 밖에서 마냥 기다리고 있지는 않았다고 한다. 이는 손권이 장소를 달래는 장면에서 따온 것으로, 나관중이 삼고초려에 덧입힌 것이라 한다. 말을 안듣는다고 장소네 대문밖을 흙으로 발라서 문을 막아버리는 손권이나, 그에 맞서서 대문 안을 흙으로 발라서 문을 막아버리는 장소나 대단하다. 결국에는 손권이 미안하다며 장소에세 고개 숙이는 모습이 흥미롭다.

앞으로 각색된 삼국지를 볼 때마다 저자가 말한 정사에서의 삼국지가 생각날 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감상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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