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의 마지막 서점
매들린 마틴 지음, 김미선 옮김 / 문학서재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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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처음이라는 단어가 서툼과 설레임을 나타낸다면, 마지막이라는 단어는 슬픔과 이별, 아쉬움을 나타내는 단어라고 생각한다. 런던의 "마지막" 서점이라는 단어에 끌려 이 책을 신청하고 읽어보았다.

그레이스 베넷과 친구 비비안은 1939년 8월 영국 런던에 도착한다. 죽은 엄마의 친구 웨더포드 아주머니의 추천으로 에번스 씨의 서점에 근무하게 된다. 해롯 백화점취직을 위한 추천서를 받기 위해, 딱 6개월만 일하자 다짐한다.

그리고 전쟁의 기운이 서서히 런던에 드리운다. 등화관제란 말 오랜만에 들어본다. 간혹 윗세대로부터 “우리 때는 말이야…”라는 말을 직접 들으면 귀를 막고 싶을때가 있는데, 책으로는 전쟁상황을 세밀하고 군더더기 없이 그려내서 그 시절 상황이 어땠을지 공감이 간다.

프림로스 힐 서점의 손님, 조지 앤더슨(방공호의 애칭인 앤더슨와 이름이 동일하네)는 그레이스와 데이트를 약속하나 공군에 자원과 동시에 입개하는 바람에 데이트가 취소된다. 21살 콜린은 세계 제1차 대전 휴전기념일에 군소집명령서를 받는다.

그레이스는 자신이 맡은 일에 열중하려고, 패터노스터가의 서점들을 견학하고 프림로즈 힐을 열심히 꾸민다. 조디 앤더슨이 준 “몬테크리스토 백작”에 푹 빠져 독서의 즐거움도 누리고 있다.

독서란…… -중략-
마치 귀찮아 배를 타지 않고 어디론가 가는 것 같아요.
새롭고 놀라운 세상이 펼쳐지는 거죠.
p102

그레이스는 6개월 간의 서점 근무를 마치고 정식직원이 되어 서점에 남는다. 1940년 2월 말 비비안(비브)은 지난 번에 지원한 여성 육군으로부터 입영통지서를 받고 훈련 캠프로 떠난다. 그레이스는 전시상황 중 도움이 될만한 일을 찾던 중 공습감시원에 지원하여, 스톡스와 야간순찰을 돈다.

독일에 프랑스를 공습하고, 영국남자들이 상처를 입은 채 영국으로 후퇴한다.

전쟁은 연약한 영혼들을 위한 것이 아니다.
p211

콜린이 죽었다는 전보를 받았다. 런던도 독일의 공습을 받아 이스트엔드는 폐허가 되고, 그레이스가 살고 있는 브리튼가도 피해를 당한다. 심지어 버킹엄의 왕과 왕비가도 폭격을 당했다는 소문도 돈다. 9월이 되자 독일의 야간공습이 빈번해졌다. 이탈리아가 독일편에 섰다는 이유로, 영국에 있는 이탈리아계 사람들은 공격을 당하기도 한다.

이제는 거의 모든 사람들이 직업을 두 개씩 가지게 되었다. 하나는 낮에 원래 하던 일이이고 다른 하나는 밤에 자원한 일이었다.
p280

전쟁은 점점 더 그레이스가 살고 있는 도시를 폐허로 만든다. 도시 뿐 아니라 그 속에 있는 사람들의 마음과 생활까지도 말이다.

전쟁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죽는다. 책의 전반부에 소개된, 그레이스와 연관된 이들도 계속 죽어나간다. 그래이스가 그들과 친해졌듯이 나 역시 그들과 친해졌다 생각했는데.

그러나 이 책을 다 읽고 나는 이 소설이 전쟁의 참상을 알리는 소설이라기 보다는, 전쟁 속에 핀 한편의 로맨스소설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녀간의 사랑이 가득한 핑크핑크한 로맨스물이 아니라, 인간과 그 삶에 대한 로맨스물이라고나 할까. 전쟁 속에서도 인간은 삶을 사랑하고 또다시 먼지를 털고 앞으로 나아간다는, 이상적인 교훈을 주는 것 말이다.

이 책은 제목답게 많은 고전을 소개하고 있다. 특히 작품전체에 걸쳐 “몬테크리스토 백작”책이 많이 등장한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당시에는 “신간”이었으나, 지금은 고전(?)이 된 스테디셀러를 보여준다. 그 책을 보고 나는 속으로 “꺄악~” 소리를 질렀다.

세계 제2차 대전 속에서 핀 인간애를 느끼고 싶다면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네스빗 부인의 변화도 기대하시라.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감상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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