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비든 앨리 - 골목이 품고 있는 이야기
전성호 외 지음 / 바림 / 2022년 4월
평점 :
품절


포비든 앨리?



워딩된 한글제목만 보고 추리소설이나 미스테리, 스릴러 소설인 줄 알았다. 책 표지에 “포비든 앨리 forddien alley 골목이 품고 있는 이야기”라고 씌여져 있어, 이 책이 실제 골목에 관해 쓴 것이라고 알게 되었다.



익숙치 않은 골목과 여행지에서 찍은거 같은 사진들을 보니, 그래 국내여행하는 기분으로 읽어보자 했다. 여행 너무 가고 싶다~!



목차를 쭉 살펴보면 부산(부산MBC제작이라 부산부터 시작하나요~), 서울, 대전, 청주, 대구, 경주, 제주, 광주를 돌아 목포를 마지막으로 이야기를 마친다.



도서 “포비든 앨리”는 5명의 PD와 7명의 외국인 사진작가가 만들어낸 멋진 여행잡지같은 느낌이다. 책을 보고 방송을 보면 더 재미있을거 같다.



Ded alley, live alley.

p114

책에서는 부산 아미동 비석마을에 대해 짧게 소개해주었다. 예전에 TV에서 보기로는 피난민들이 건축자재가 부족해서 묘지에서 비석을 가져다 집을 만들었으며, 그 흔적으로 주춧돌에 고인에 대한 기(묘비명)록이 새겨져 있다고 했다. 그리고 또다른 기억 중 하나는 전설의 고향같은 이야기이다. 비석마을의 어느 집에서 총각이 혼자 자면 밤마다 기모노를 입은 일본처녀 귀신이 나타나 양기를 가져간다는 이야기였다(외국인 아나스탸샤 한이 들으면 깜짝 놀라겠지^^). 그래서 타지인인 나는 비석마을이 익숙하다.



부산 홍곡로75에 있는 적산가옥 수정은 아이유의 뮤직비디오와 부산 소개 tv프로그램에서 본 적이 있다. 그때는 일본전통가옥이 부산에 잘 보존된 것이 신기했었다. 책을 보니 수정은 일제시대의 아픈 과거가 해방 후에도 이어져 여지껏 남은, ‘네거티브 헤리티지’라고 한다.



서울은 내가 살고 있는 곳이랑 물리적으로 가깝기도 하고대학교를 다니며 자주 왔다갔다해서 낯익다. 문래동 골목에는 시차 있다는 맥주집 사장님의 이야기가 인상깊다.



대전은 노잼의 동네라는 이야기, 하하하. 나도 대전분께 익히 들어서 실소가 나왔다. 대전은 골목이야기 보다 족보를 인쇄하는 가게와 연애바위 이야기에 얽힌 이야기가 흥미롭다. 청주의 오두막집은 사진으로 보고 싶었는데 없다!



대구는 울엄마의 젊음이 있는 곳이다. 그리고 친척들이 아직도 있어서, 어릴 때 종종 놀러가곤 했다. 물론 인쇄골목이나 전자골목 같은 곳이 아닌 동성로 번화가길에서 주로 놀아서 대구 옛골목에 대한 기억은 없다. 대구의 섬유의 도시였는데 공장이 값싼 해외로 이전함에 따라 골목이 쇄락하고 젊은이들이 새 주거지로 떠나 죽은 골목이 되고 있다는 이야기는 이 책을 관통하는 이야기이다.



우리는 골목은 공유재와 사유재 그 중간쯤에 있다고 알려 주었다.

p202

경주는 수학여행의 추억이 있는 곳, 죽은 자들의 무덤과 함께, 유적과 함께 생활하는 곳으로 기억된다. 지금은 책에서도 나온 황리단길이 더 유명하려나. 문화유산이 많은 고장이라 문화유산보존을 위해 개발이 더디하는 이야기는 왕왕 들었다. 그러나 서악마을처럼 공존하는 길도 있지 않을까.



눈길을 걸어갈 때

어지럽게 걷지 말기를

오늘 내가 걸어간 길이

훗날 다른 사람의 이정표가 되리니…

p244 김구 선생의 애송시 중

제주는 관광지로 유명한 곳, 4.3항쟁의 아픔이 있는 곳으로 기억된다. 현지인은 모슬포를 “몹쓸 바람이 세게 부는 몹쓸포”라고 부른다는 것이 재미있었다. 얼마나 바람이 세게 불길래?



광주는 영화 택시 기사 및 한강작가의 “소년이 온다”의 배경이 된 5.18사건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이 책도 5.18민주광장을 출발점으로 한 골목기행도 기록하고 있다. 다른 흥미로운 점은 “펭귄마을”에 얽힌 이야기이다. 촌장님의 모습을 빗대 “펭귄마을”이라 부른다는 이야기이다.



목포는 바닷가가 내려다 보이는 시원한 골목들이 나온다. 그리고 조선내화주식회사에 관한 이야기와 온금동의 우물에 관한 이야기도 흥미롭니다.



책 글에는 골목의 여러 이야기를 하는데, 사진의 수는 한정적이다 보니 pd작가들이 인상깊었다고 하는 것들을 사진으로 볼 수 없는 경우가 왕왕 있다. 다큐멘터리에는 다 담아냈겠지.



목차에서도 봤듯이 내가 살고 있은 인천은 결국 책에 안나왔다! 나의 학창시절을 보낸 인천 배다리 헌책방 골목, 동인천 냉면골목에서 자유공원으로 이어지는 좁다란 골목도 멋있는데~지금은 개항로 관광코스도 있는데…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책을 덮었다^^.



이 책의 아쉬운 점은 어떤 pd 가 어느 지역에 대한 글을 썼지는지 알 수 없다는 점이다(물론 작가소개글이랑 작중 글을 맞춰서 대충 추론할 수는 있다). 그리고 지리를 잘 모르는 나 같은 사람을 위해 작은 지도가 첨부되어 있었으면 좋았겠다 생각했다. 네이버 지도로 그 때그때 검색하니 책 읽기의 흐름이 끊겨 불편했다.



그래도 사진작가들과 다섯명의 pd작가 덕분에 국내골목여행 잘 다녀왔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감상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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