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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의 카프카 (하)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김춘미 옮김 / 문학사상 / 2003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난 하루끼를 좋아하는게 아니라 카프카를 좋아해서 이 책을 선택했다.상실의 시대에 살고 있는 무조리한 인간 카프카. 바로 나다. 이 <해변의 카프카>는 800페이지가 넘는 엄청난 양이다. 지필하는데 7년이 걸렸다는 점과 책이 하드카바가 아니라는 점에서 나는 두말없이 샀다. 물론 베스트셀러라는게 걸리긴 했지만. 베스트셀러 중에 마음에 드는 책을 찾기란 정말 힘든지라...
작가 하루끼는 셀린저의 <호밀밭의 파수꾼>에 도전했지만 내가 느끼기엔 셀린저보단 깊이가, 디킨스 <두 도시 이야기>보단 상상이 부족한 느낌이 들었다. 그래도 800페이지가 넘는 책을 몇일만에 읽어버리게 할 만큼 흥미있는 소설이다. 현실과 비현실을 넘나드는 구조, 서로 다른 스토리를 통합해 가는 과정, 특이하지만 현실적인 등장인물들.. 꽤 맛나는 문체..
주인공 다무라 카프카는 결국 벗어나기 원했던 바로 그 현실로 돌아오지만 세상에서 가장 터프한 소년으로 변해서 돌아온다. 소년은 돌아오는 기차속에서 아직도 산다는 것의 의미를 모르겠다고 중얼거린다. 까마귀 소년은 터프한 소년에게 말한다. 바람의 소리를 들으라고... 상실과 부조리한 경계선이 있는 이 세상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는 방법은 바람의 소리와 햇살의 멋스러움과, 한 줄기 비가 아닐까 싶다. 누가 그랬다. 이 세상은 자연과 인간만 있으면 된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