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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테라스에 펭귄이 산다 - 마젤란펭귄과 철부지 교사의 우연한 동거
톰 미첼 지음, 박여진 옮김 / 21세기북스 / 2016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21세기북스] 우리집 테라스에 펭귄이 산다 - 톰 미첼
나의 친구이기도 한 후안 살바도
그를 기리며
이 책은 모험과 경험을 위해 아르헨티나의 한 기숙학교에서 교사로 있었던 젊은 영국남자의 특별한 이야기이다.
40년전의 아르헨티나의 모습이나 사회상 그리고 특별한 많은 모험을 들려주고 있어 읽는 재미가 있지만
그래도 이 책의 주인공은 단연 펭귄 후안 살바도이다
이 이야기가 실화라는건 이야기 초입을 막 지나서 허겁지겁 책을 읽기 시작할 때다.
너무 재밌어서 정말 새벽에 버스 기다리며 가로등아래서까지 읽었던...
우연히 여행 중 바다에 덮힌 기름덩어리에서 발견한 펭귄 한마리를 기숙학교로 데리고 오면서 함께 생활하게 된 이야기이다.
이런 기가막힌 사연이라니. 책의 제목부터가 눈길을 확 사로잡았다
책에는 지은이와 펭귄 후안 살바도가 친구로서 동료로서 함께 지내는 모습을 담담하게 그려내고 있다.
책을 보다보면 귀여운 펭귄 한마리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친구가 되어주는지 단순한 펭귄이 아닌것 같은 느낌에 사로잡히게 된다
일단 마지막엔 뜻하지 않게 슬픈 결말을 마주하게 된다.
주인공은 모두와 잘 지내는 후안 살바도를 친구에게 맡기고 여행을 다녀오게 된다.
그런데 마지막 여행을 하고 돌아온 주인공에게 친구는 고개를 떨구고 후안의 이별 소식을 알렸다.
후안이 갑작스레 세상을 떠난것이다.
갑자기 떠나버렸다는 말에 나도 눈물이 핑 돌면서 눈앞이 캄캄해져 책을 읽어내려 가기가 힘들었다.
남자는 한동안 말없이 동네를 한바퀴 돌고 집으로 돌아와 마음을 추스렸다.
내가 이 책의 후반부인 이 장면을 읽고 있었을 때 나는 새벽 출근행 버스를 타고 있었고
감기때문에 챙겨 다니는 휴지가 뜻하지 않은 눈물과 콧물로 찢어지기 일보직전까지 흥건해졌을 때
나는 잠자는 사람들에게 방해가 될까. 눈물콧물 범벅된 나를 보진 않을까. 마음을 억눌러야 해서 정말 힘들었다.
아직도 이때를 생각하면 휴우......
최근 책을 읽고 이렇게 찡해본적이 언제였던가.
단순히 귀여운 동물과의 동거 이야기라고 생각했던 나에게
마젤란펭귄 후안 살바도가 남긴 감동은 생각보다 너무나 큰것이었고
어느새 나의 후안이 된 것 마냥 그의 일거수일투족에 빠져있었던것 같다
이 작은 새인 후안은
굉장히 사교적이었고 위풍당당했으며 사람들을 너무 좋아하고 잘 따랐고 어느누구보다 좋은 친구였다.
비록 새였지만 조용히 그리고 사려깊게 개인적인 이야기나 고민을 들어줄줄 알았고. 마음의 위안을 주는 특별한 존재였다.
똑똑해서 학습 능력이 뛰어나 한번 저지른 실수를 반복하는 일이 없었고.
디에고 같은 학교내의 안타까운 부적응 학생을 보석처럼 발견해내어 다른 삶을 살게 해주는 탁월한 안목의 소유자였다.
나는 펭귄을 원래 좋아한다.
그래서 펭귄에 대한 다큐들은 무조건 챙겨보는 편이고 말이다.
그래서인지 아이 책을 고를때도 귀여운 펭귄책들을 많이 고르다보니 아이도 펭귄을 좋아한다
책을 이토록 손에서 못 놓고 읽어내린것도 참 오랜만이다.
킥킥 거리며 웃기도 하고 엄마미소가 절로 나와 한참을 내가 책 안의 동거자가 된듯 흐뭇해하기도 했다.
뒷이야기가 너무 궁금했다.
사람과 함께 살게된 후안의 이야기가 한겨울의 꽁꽁 얼어붙은 내 맘을 슬며시 따스하게 녹여주고 있었다
다시말하지만
이 책은 단순히 사람과 펭귄과의 동거 이야기가 아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그들의 마스코트였고.
아주 많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으며
그를 다시 볼수 없음에 많이많이 슬퍼해야만 했던 친구들의 이야기이다.
후안살바도
나에게도 이런 존재가 있을까 생각하다 내가 누군가에게 이런 존재가 되기를 소망해본다
강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