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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입에서 나오는 것 ㅣ 오늘의 젊은 작가 59
박문영 지음 / 민음사 / 2026년 9월
평점 :
조용한 것을 좋아한다. 시끄러운 소리를 듣고 있으면 머리가 아파 온다. 여러 사람의 큰 목소리가 오가는 가운데 앉아 있다 보면, 일정 데시벨 이상의 큰 소리를 내면 말하는 사람에게 알림을 주는 서비스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큰 소리만큼 듣기 어려운 것이 무례한 말인데, 박문영 작가의 『그 입에서 나오는 것』에는 그걸 막아주는 물건이 있다. ‘가드 온’이라는 스티커는, 턱 밑에 붙여 두면 무례한 말을 하려고 할 때마다 진동을 한다.
책을 읽으며 ‘이런 게 있다니, 무척 편리하잖아?’라고 생각했다. 책에 나오는 사람들도 하루에 한 장씩 이 스티커를 챙겨 붙이며 혹시나 하게 될 무례한 말에 대비하는 모습을 보인다. 가드온은 마치 코로나 시대의 마스크처럼, 자신의 안전도 조심하고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차원에서 꼭 필요한 것처럼 여겨진다.
하지만 이 스티커에 반감을 느끼며 사용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 이들은 가드 온에는 부작용도 있으며, 무례한 말을 하지 않는 것보다 그런 말을 할 마음을 가지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사람들은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말을 하다 보니 ‘가드 온을 안 쓰니까 그렇지’하는 식의 핀잔을 듣기도 한다.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내가 하게 될 무례한 말과 그에 따른 갈등을 예방하기 위해 가드 온을 사용했을까? 아니면 그런 건 피상적인 소통을 만들 뿐이라며 어떤 주관을 가지고 사용하지 않았을까? 나도 어려운 이야기가 담긴 메시지를 보내기 전, AI에게 물어보고 표현을 다듬기도 하는데 그것도 일종의 가드 온이라고 볼 수 있을까?
뒤쪽으로 갈수록 절정으로 치달아가는 이야기는 읽는 사람에게 질문을 던진다. 입술에서 나가는 말을 거르면 그걸로 충분한 것인지. 진정한 소통은 무엇인지 고민해 보게 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