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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줍기 철학자 - 제6회 사계절어린이문학상 우수상 수상작 ㅣ 사계절 중학년문고 44
이빛 지음, 이내 그림 / 사계절 / 2026년 8월
평점 :
아이들은 바닥을 참 잘 봅니다. 놀다가도, 걷다가도 문득 쪼그려 앉아 바닥을 들여다보곤 하지요. 금세 별것 아니네 하고 일어날 때도 있지만, 무언가인지 한참 보고 있기도 하고, 때로는 주워 들기도 합니다. 가야 할 곳이 정해져 있고 늘 바쁜 어른 입장에서는 아이가 왜 자꾸 멈추는지 답답해서 빨리빨리 가자고 재촉하지만, 그러든 말든 아이의 시선은 이내 바닥으로 향합니다.
이빛의 창작동화 “우리 동네 줍기 철학자”를 보았을 때, 자꾸 바닥을 보던 아이가 생각났어요. 청명한 봄날을 떠올리게 하는 예쁜 표지에는 주인공 중해가 허리를 구부려 달팽이와 눈을 맞추고 있는 모습이 그려져 있어요. 찬찬히 들여다보면 노랗게 핀 민들레도 보이고, 바람 타고 날아가고 있는 민들레 씨앗도 보이고, 무엇을 주웠는지 벌써 불룩해져 있는 중해의 주머니도 보입니다.
그런데 중해는 왜 줍기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을까요? 중해는 자신에게 소중한 물건인 모형 자동차 번호판을 잃어버리고, 그걸 찾으려고 바닥에 떨어진 물건들을 살피기 시작합니다. 그러다가 다른 사람의 물건을 찾아 주며 보람을 느끼기도 하고, 자기만의 새로운 보물을 줍는 재미도 느끼게 되지요. 그렇게 줍기라는 행위는 중해의 삶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게 되고, 중해는 나름대로 줍기 철학을 정해본답니다.
‘줍기 철학자’ 중해는 자신이 세운 철학에 따라 물건을 주워요. 빵점짜리가 아니면 일단 줍고 보지만, 위험해 보이는 건 줍지 않고, 주인이 있는 물건은 갖지 않지요. 그러던 어느 날, ‘돌려줘!’라고 적힌 종이비행기 쪽지를 받아요. 중해는 다른 사람의 물건은 가져간 적이 없는데, 도대체 무슨 일일까요?
이야기를 읽다 보면 자기만의 가치관을 정하고 그대로 살아보려고 노력하는 중해의 모습이 참 대견스럽게 느껴져요. 그리고 그 과정에서 철학 앞에 갈등하기도 하고, 그러면서 기준을 수정하고 추가하는 중해의 모습도 볼 수 있지요. 자기 마음의 소리를 듣고 결정하는 것은 어린이뿐 아니라 어른에게도 힘든 일이기 때문에 무척 공감하고 안타까워하며 읽게 되는 부분도 있었어요. 중해는 종이비행기의 주인을 만나 문제를 잘 해결하게 될까요?
자꾸만 바닥을 살피게 되는 어린이에게, 자기 삶에 철학을 세워보는 진지한 어린이에게, 어린이와 함께 걷는 부모님과 선생님들에게, 양심의 문제로 고민이 되는 어른들에게, 이 책을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