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 - 가네코 후미코 옥중 수기, 2022 서울국제도서전 <다시, 이 책> 선정작
가네코 후미코 지음, 조정민 옮김 / 산지니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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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미코는 아버지가 어머니의 여동생(이모)와 결혼하고 어머니는 재혼하여 무적자가 된다. 그는 친척집에 전전하며 힘든 생활속에 학교도 제대로 다니지 못한다. 그는 일본과 조선에서 생활하게 된다. 박열의 동지와 애인으로 살다 감옥에 갇힌다. 그는 사형에 처해지고 23살의 나이로 자살한다.

 

이 책은 후미코의 수기이다. 그의 일본과 조선생활, 그의 사랑과 박열과의 관계에 대해 기술한다. 박열이라는 영화가 상영되었다. 그녀는 조선독립의 숨은 공로자이다.

 

후미코를 보면서 고종의 아들인 영친왕의 비 이방자(마사코)가 생각난다. 그는 정략결혼을 했지만 일본과 한국에서 평민으로 각하되어 대접받지 못하고 장애인과 빈민사업을 하다 낙선재에서 죽는다. 일본인으로 조선을 사랑한 여인이라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후미코는 나로서의 독자적인 삶을 살았다.

 

개인의 자유의지로 결정한 선택이 비록 죽음을 향한 길일지라도 그것은 삶의 부정이 아닌 긍정일 것이다.” 영화박열의 가네코 후미코 대사 중에서

국가와 가부장의 이데올로기에서 벗어나

철저하게 자신을 살고자 했던 아나키스트, 가네코 후미코.

이 수기는 아무것도 소유하지 않았던 그녀가

독자들에게 보내는 유일한 선물이다.

 

나의 불행은 태어나면서 시작되었다. 요코하마에서, 야마나시에서,

조선에서, 하마마쓰에서, 나는 줄곧 학대당했다. 나는 자신이라는 것을 가질수 없었다. 하지만 지금 나는 모든 과거에 감사한다. 나의 아버지에게도어머니에게도, 외할머니 외할아버지에게도, 외삼촌에게도, 이모에게도, 아니내가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나지 않고, 가는 곳마다 모든 환경 속에서 학대받을 만큼 학대받은 나의 운명에 감사한다.


왜냐하면 만약 내가 나의 아버지나 외할머니 외할아버지 집에서 부족함을 모르고 자랐다면, 아마 나는 내가 그토록 혐오하고 경멸하는 사람들의 생각과 성격, 생활을 그대로 받아들여 결국에는 나 자신을 발견하지 못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운명적으로 불운한 탓에 나는 나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리고 나는 벌써 열일곱 살이 되었다.


나는 이미 자립할 수 있는 연령에 달해 있다. 그렇다. 나는 내 삶을 스스로 개척하고 스스로 창조해야 한다.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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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자신으로 살아가기
임경선 지음 / 마음산책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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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선 나 자신으로 살아가기

 

이 책은 세가지 주제를 가지고 말한다. 나이 먹음(에이지리스), 작가의 생활, 선택에 대하여 말한다. 그리고 끝에 묻고 답하기가 있다. 임경선 작가를 만남은 좋은 경험이다. 그의 글은 솔직 담백하고 모든 사람이 공감할 수 있다. 그래서 가독성이 좋다.

 

나이듦에 대하여 가졌던 불안함과 작가생활에 대한 단상을 말한다. 그는 성실하고 꾸준하게 글을 쓴다. 처음에는 직장인이었는데 건강상의 이유로 2차적인 글쓰기가 이제는 그의 본업이 되었다. 그는 시류에 편승하지 않고 자기만의 소신을 가진 작가다. 그가 쓴 많은 책들을 함께 보면 더 좋다. 그는 우리 삶의 이야기를 예리한 통찰로 풀어내고 있다.

 

인생을 사는 일엔 객관적인 정답이 존재하지 않기에 더욱 어렵게 느껴진다. 남들과 똑같이, 남을 따라 하며 살 수가 없기 때문에 상황은 더 복잡해진다. 그래서 우리에게 남겨진 최선의, 혹은 유일한 방법은 나 자신으로 살아가기이다. 한 사람 한 사람 개별적인 존재로 태어난 우리는 그래서 가급적 내가 나 자신과 불화하지 않고 살 수 있도록 스스로의 삶을 각별하게 보살피고 조율해야만 한다. 그래야 자신이 놓은 덫 때문에 불행해지는 것을 피하고, 가능한 한 자유로워질 수 있다.- 책머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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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신
김숨 지음 / 문학동네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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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진술서

 

-김숨 이혼

 

이 소설에는 여러 이혼의 사례들이 나온다.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최의 아내는 남편의 아이를 임신한 제자를 병원에 끌고 가 임신중절을 시킨다. 영미선배는 이혼했다는 전력 때문에 p복지재단에서 해고를 당한다.

 

고등학교 국어교사인 아버지는 중학교 졸업인 어머니를 폭행한다. 어머니는 마음은 이혼하고 싶지만 딸의 장래를 생각하며 이혼을 하지 못하고 참는다.

 

신도가 2천명이 넘는 목사의 아내는 유방암을 겪으면서 이혼하지 못한다. 남편과의 이혼이 이천명이 넘는 신도들과의 이혼이기도 해서, 모태에서부터 믿은 신과의 이혼이기도 해서다.

 

치매가 온 여자를 남편이 극진히 돌보았는데 기억을 잃어가던 여자는 과거의 남편을 찾아갔다. 사십여년 동안 함께 산 현재의 남편을 망각하고 사십년도 더 전에 이혼한 과거의 남편을 여전히 자신의 남편인줄 알고

 

철식은 민정에게 인간의 영혼을 구원하기 위해 시를 쓰면서 날 버리겠다고 하는 것은 네가 쓰는 시는 거짓이고 쓰레기라고 한다. 시를 쓰는 그녀는 그에게 말했다. “나는 당신의 신이 아니야. 당신의 영혼을 구원하기 위해 찾아온 신이 아니지. 당신의 신이 되기 위해 당신과 결혼한 게 아니야.” 한 인간의 영혼을 버리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비난을 들은 뒤로 시를 쓰지 못하고 있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이혼이 나는 통과의례 같아. 나도, 당신도 피할 수 없는 통과의례. 시속 백이십 킬로로 고속도로 위를 달리다 만난 터널처럼.”“나는 이혼이라는 통과의례가 내게 불행이 아니기를 바라.”

 

과거 우리 부모 세대들은 거의 이혼이 없었다. 이혼하는 것이 부끄러운 세대였다. 유교문화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참고 살았고 미운정 고운정으로 살았다. 그러나 지금 세대는 이혼이 부끄럽지 않는 세대가 되었다. 누구나 이혼을 쉽게 결정하지는 않는다. 이혼하는 것보다 사는 것이 더 힘들기 때문에 이혼하는 것이다.

 

소설의 많은 이혼 사례들을 보면서 부모 세대는 이혼하고 싶어도 딸 체면 때문에 이혼하지 못하고 학대를 받으면서 사는 어머니의 모습이 나타난다. 아버지는 이혼하려고 하는 어머니와 딸의 말에 분노하면서 자기 때문에 40년을 편히 먹고 살았다고 말한다. 자기 자신의 잘못을 찾지 못하고 있다.

 

모든 가정의 이혼에는 그만한 사연과 이유가 있다. 모두가 다 만족한 상대는 없다는 말로 이혼을 반대할 수는 없다. 오늘의 시대에 화두로 자리잡은 이혼의 문제를 작가는 우리 앞에 던지고 있다. 이혼진술서에는 이혼의 사유와 재산 분할 양육권 문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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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게 고통일 때, 쇼펜하우어 - 욕망과 권태 사이에서 당신을 구할 철학 수업 서가명강 시리즈 18
박찬국 지음 / 21세기북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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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국 , 사는 게 고통일 때, 쇼펜하우어

 

쇼펜하우어가 염인주의자가 된 것은 인간이 이기적이기 때문이다. 염인주의는 인간의 자유의지를 부정한다. 우리가 어떤 행동을 하면 좋을지를 이성이 판단하지 않고 성격이 결정한다고 말한다.

 

인간이 고통스러운 것은 바로 인간의 욕망때문이라고 말한다. 이러한 욕망을 만족시키면 또한 권태가 찾아온다고 한다. 인간은 이성으로 인간의 욕망을 제어해야 한다고 한다.

 

욕망을 뛰어넘어 아름다움의 세계로 향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쇼펜하우어는 니체와 음악가 바그너 문학과 예술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낙천적인 종교의 해악성에 대해 말하고 있다. 인도철학과 불교가 그리스도교보다 낫다고 말하고 있다. 자살은 자연이 인간에게 주어진 가장 좋은 선물이라고 한다. 자살하는 사람은 삶의 고통을 없애려는 것이지 삶의 의지를 버리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이 책을 통해 인간의 실체에 대해 알게 되고 쇼펜하우어의 철학이 왜 그토록 위대한지를 알게 되었다. 그는 헤겔에 비해 인기가 없었지만 나중에 63세에 소품과 부록이라는 에세이집이 유명세를 타게 된다.

 

이 책은 인간의 고통의 수수께끼를 풀 수 있는 좋은 책이다. 인간은 왜 고통이 찾아오는가? 이 고통을 해결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답해주고 있다. 그것은 욕망을 제거하는 해탈의 경지에 이르러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을 가능케 하는 것이 바로 이성이라고 한다.

 

인간에게 3가지 욕망이 있는데 자기보존 욕망인 식욕과 종족보존 욕망인 성욕, 권태에서 벗어나기 위해 재미를 추구하는 욕망이라고 한다. 인간은 식욕보다 성욕이 강하다고 한다. 남녀의 사랑도 결국은 성욕의 표출이다. 성욕의 충족은 결국 종족 보존을 위한 것이다. 욕망은 결핍감에서 비롯되는데 욕망이 끝이 없는 것은 결핍감이 끝이 없는 것을 말한다.

 

동물은 먹을 것이 있으면 고통하지 않고 죽음에 대해 두려워 하지 않는다. 그러나 인간은 먹을 것이 있고 모든 것이 만족해 있어도 고통한다. 권태스럽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 자극적인 것을 추구하기 때문에 중독증에 빠지게 된다. 인간이 신을 찾고 종교를 찾는 이유에 대해 말하고 있다. 이 책을 통해 인생의 비밀을 푸는 열쇠를 발견하게 되어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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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해 오월 나는 살고 싶었다 1
5.18 기념재단 엮음 / 한얼미디어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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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기념재단 , 그해 오월 나는 살고 싶었다

이 책은 151명의 5월 영령에 대한 기록이다. 그날의 아픔에 대해 자세히 기록하고 있다. 초등학생에서부터 여학생의 죽음이 있다. 여기에는 도청에서 끝까지 항전하다가 죽고 5.18과 상관없이 희생당하기도 했다. 집에 있었지만 총탄에 맞기도 하고 집에 가기 위해 차를 타고 가다, 집에 있다가 끌려가, 숨어있다 희생당한 어린이도 있다.

 

여학생의 가슴이 도려지는 자상도 있다. 그들의 처참한 죽음의 모습은 머리가 떨어져 나가고 심히 부패하여 구더기가 들끓고 옷과 시계와 치아 점등으로 시신을 확인하기도 한다. 총을 들고 항전했던 시민군 중에는 중고등학생도 있다. 한집에 둘 셋씩 희생당한 집도 있다.

 

유가족들은 망월동에서 이장하라는 권유로 이장하기도 하고 경찰의 감시가 계속 이어진다. 아들을 잃은 아버지 어머니는 화병으로 오래 살지 못하고 일찍 생을 마감하기도 한다. 그들은 평범한 학생이고 노동자요 시민이었다. 민주주의를 향한 정의감에 거리로 나와 항전했던 그들의 정신을 잊을 수가 없다. 그들은 죽었지만 오늘도 말하고 있다.

 

흔히 죽은 자는 말이 없다고 합니다. 하지만 5.18민중항쟁의 희생자들은 죽어서도 투쟁을 계속해 왔습니다. 살아남은 자들에게 부채의식을 갖게 했고, 학살 책임자들에게는 피할 수 없는 원죄를 부여했고, 남은 가족들에게는 민주화운동에 대한 의지를 심어주었습니다. 그래서 망월동은 1980년 이후 민주화 진전의 출발점이자 운동역량의 샘물이었는지도 모릅니다.(p.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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