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밀의 325번째 말썽 - 개구쟁이 에밀 이야기 동화는 내 친구 90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지음, 비에른 베리 그림, 햇살과나무꾼 옮김 / 논장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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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시절 가장 즐겨본 텔레비전 프로는 일본애니메이션 코난과 외국TV시리즈 말괄량이 삐삐가 기억나요 시골동네에서 몇안되는 흑백텔레비전 있는 집이 우리집이었다니..

잘산것도 아닌데..지금으로 치면 우리아버지는 얼리어댑터셨던 모양이에요

그렇게 개구쟁이 삐삐를 기억했는데 크고 나서 이 삐삐는 미국이 아닌 스웨덴이라는 북유럽 작가가 쓴 원작소설이 있다는걸 알았죠

삐삐시리즈를 만든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작가... 그녀가 유년시절을 보낸 스웨덴 농가를 중심으로 그린 작품이 [에밀의 325번째 말썽]이란 작품이에요




작품구성이 탄탄해서 재밌기도 하지만 말썽꾸러기지만 사랑스러운 에밀의 모습을 너무나 잘 표현한 그림작가 비에른 베리 작품도 참 예뻐요~~~


에밀을 보니 남자삐삐 같다는 생각이 든게...부모눈에 일상이 말썽쟁이지만 그렇다고 엄마가 크게 화를 내거나 아빠가 야단을 치지 않더라구요... 이 부분에서 저도 반성하고 갑니다..

아이들에게 큰소리치고 야단쳐서 아이들이 변하지 않는다는 평범한 진리를 간과했어요~~~




첫번째 페이지를 열어보니 나무대문에 한명씩 올라타고 노는 모습이 어쩜 나~개구쟁이야!!라는 말보다 더 선명하게 아이들 캐릭터를 표현하던지...ㅎㅎ


[에밀의 325번째 말썽] 줄거리를 간략히 알려드릴께요~~


에밀은 엄마,아빠, 누나,여동생,농장일꾼과 함께 스웨덴 뢴네베리아 카트훌트 농장에서 살고 있어요..여름철 시골생활을 떠올리면 뭐가 생각나시나요?

시골에서 살아보지 않은 사람들은 시원한 원두막에 올라가 수박먹고 밤엔 평상에 누워 하늘에 떠있는 초롱초롱 별들을 떠올리겠지만 실상 여름나기는 여간 녹록치 않아요


모기는 당연하고 파리떼가 온집안을 휘젓고 다니니 여간 성가신 일이 아니죠

파리채로 잡으면 되지 않냐고 물을수 있지만 그것도 어쩌다 한두마리가 다녀야 잡지...이건 뭐 공기반,파리반이면 감당이 안되는데 특히, 밥상 주변을 맴도는 파리떼의 습격은 안당해 본 사람은 모를일이에요...ㅜ


우리네 시골살이와 똑같은 스웨덴 농장의 식탁풍경이 [에밀의 325번째 말썽]에도 고스란히 나타나는게 신기했어요....ㅎㅎ

파리들이 고기냄새를 어찌나 좋아하던지 고기수프같은 맛있는 음식에 왱왱거리며 몰려드는 모습에 온가족이 혼비백산해 있는 모습이 우스꽝스러웠어요..


해가 지면 희한하게도 파리떼는 천장등 높은곳에 들러붙어 있는데 이 동화책에서도 그 부분을 언급해뒀어요

해질녁 부엌천장에 파리들이 바글바글하다는...엄마가 그토록 싫어한다는 말과 함께..


그리고 엄마가 가장 갖고싶어하는 물건이 바로 모기잡는 끈끈이라는 말에 빵~~~

1907년생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의 유년동화 답게 꽤나 옛스럽다는 생각이 드는게 지금은 끈끈이가 흔하지만 1910년대 끈끈이는 귀하고 비싼물건이었나봐요..


어릴적 생각해보면 끈끈이는 그닥 비싼물건은 아니었고 파리들이 잘 들러붙지도 않았는데...어찌됐건 에밀 엄마가 무척이나 갖고싶어한 물건이었던거죠

에밀의 아빠는 꽤나 구두쇠였다는게 끈끈이를 사느라 돈을 다쓰면 우리집은 '거지지팡이'를 짚고 다녀야 한다는 말을 하는데 아마도 아빠가  끈끈이 사는데 돈을 쓰고 싶지 않기에 아이들 앞에서 거지지팡이를 언급했을텐데..


 





우리의 주인공 에밀은 아빠의 입장에서 ,엄마의 입장에서 거지가 되었을때 '거지지팡이'를 짚고 다녀야 하는 가족들을 생각하고 결국 자신이 '거지지팡이'를 짚고 구걸을 해 엄마에게 끈끈이를 사주면 우리집이 가난해지지 않을거란 기특한생각을 해요... 여기까지만 보면 결코 말썽꾸러기란 생각이 안들더라구요..


에밀이 말썽을 피울때마다 엄마아빠는 에밀을 때리거나 학대하는 대신 이 목공에 넣은뒤 나무인형을 깎게하는 벌(?)을 줬던것 같아요..


이 그림을 보니 왜 제목이 [에밀의 325번째 말썽]인지 나무인형이 왜 324개가 있는지 알겠더라구요..ㅎ


에밀이 비록 말썽을 피워 엄마아빠를 힘들게 하지만 한가지 뛰어난 재주가 있으니 바로 조각가의 자질이 아니었을까한 생각이 드는게 나무인형들 너무 멋지지 않나요?

324개의 나무인형을 보진 못했지만 그림속에 있는 인형들은 다 다른포즈에 모양이 있는게 어쩌면 엄마는 에밀의 이런 재능을 알아본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드디어 에밀이 만든 거지지팡이 "에밀 스벤손의 거지지팡이"란 글씨에 에밀이 말썽은 피우지만 역시 아이는 아이구나...란 생각이 들었답니다... 자기자신이 누군지 지팡이에 야무지게 쓰고나서 아빠의 헌 양복 윗도리에 아빠모자를 눈밑까지 눌러쓴들 누더기옷에 모자로 얼굴을 가려도 어른들은 다 알게되지요...ㅎㅎ


에밀 자신과 시력이 안좋은 교회 목사님 사모님만 빼구요~~


결국 사모님에게 2크로나를 얻는데 성공한 에밀은 제일 먼저 마을가게가서 파리잡이 끈끈이 20개를 샀어요

여기까지만 했으면 아마도 에밀은 나무인형을 깎지 않아도 됐을텐데...


에밀이 일으킨 사고 때문에 아빠의 고함소리와 함께 온가족이 벌인 해프닝에 아랑곳하지 않고 쿨쿨 잠든 에밀.. 다음날 나무인형을 깎게되지만요...ㅎㅎ


한편 생각해보면 엄마아빠누나는 왜 한밤중에 부엌에 들어갔을까요? 안그랬으면 에밀은 정말 기특한 아들이란 소리를 들었을텐데 말이죠...


그래도 엄마눈에 에밀은 정말 속깊고 마음이 따뜻한 아이로 기억될 것 같아요...


이 따뜻한 그림책을 읽고 너무 재밌어 아이 책가방에 넣어주며 학교가서 읽으라고 했더니 저녁에 돌아와서 에밀은 정말 말썽꾸러기라고 하더라구요...


그리고 책읽느라 미처 보지 못한 재밌는 그림에 정신이 팔린 아이는 이 그림작가 너무 그림 잘그린다고 감탄사를 연발하더라구요..



요즘 아이들에게 농장생활, 전원생활은 가끔 동경하는 대상이 될 수 있겠지만 현실은 파리와의 전쟁이라는 어찌보면 일상의 단면을 보여주는 작품이지만 같은 재료로 맛있게 음식만드는 쉐프같은 우리의 작가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의 유년시절이 고스란히 녹아든 작품이라고 해요..

[에밀의 325번째 말썽] 동화책을 읽다보면 나도 모르게 나도 저기가서 살고 싶다 란 생각이 들거에요..아이가 읽어도 좋지만 어른들에겐 추억을 떠올릴수 있는 가슴 따뜻한 동화책이에요~~올가을 가기전에 읽어보면 어떨까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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