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민웅이의 물 흐르는 듯한 무용담을 나중에 듣고, 수미네 삼촌은 사실 분노를 잘 제어할 수 있는 게 아닐까 생각했다. 정말 분노를 조절할 줄 모른다면 그때 민웅이를 공격했어야 했다. 초래될 결과를 가늠할 수 있다면, 그래서 약자만을 골라 때린다면 그건 미치광이가 아니라 그냥 비겁한 사람일 뿐이다.
확실히 그뿐이다. 매우 합리적이다. 우리는 본질이 아니다. 본질은 (단 마리나도 말했듯이) 남성보다는 여성에게있다. 아담의 갈비뼈가 이브가 된 것이 아니다. 이브의조각이 아담이 된 것이다.
나무한테서 무심함을 배워요. 누가 자기 열매를 따 먹어도 새들이 왔다 떠나도 옆에서 화려하게 꽃을 피건 열매를 맺건 내 잎이 떨어지건 나무는 무심해요. 그저 묵묵하게 순리에 따라 존재할 뿐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