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디 안녕하기를 - 나의 깃든 이에게 저스트YA 15
남유하 지음 / 책폴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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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보는 작가의 작품을 읽고 느낌이 좋으면, 곧바로 인터넷 서점에 그 작가의 신간 알림을 신청한다. 그렇게 계속 그 작가의 작품을 읽으면서 그 알림을 그대로 유지하는 경우도 있지만, 두 번째 혹은 세 번째 작품에서 알림을 취소하기도 한다. 첫 작품의 느낌이 그대로 갈 때보다는 그게 단지 그 작품만의 느낌이고 그 작가의 느낌인 건 아니구나 알게 되는 경우가 더 많기 때문이다.


남유하 작가님의 첫 작품을 읽은 건 아마도 푸른 머리카락이었을 것이다. 매번 챙겨보는 한낙원과학소설상 수상작품집에서 읽었던 글이 정말로 강렬해서, 이 작가님의 책을 계속 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작가님의 신간 알림을 해제한 적은 없다. 여러 작가의 단편이 묶인 엔솔로지도, 작가님의 장편도, 최근의 에세이도, 매번 처음 작품의 느낌과는 같지 않았지만, 매번, 작가님의 다음 작품도 누구보다 빨리 읽고 싶다고 생각하게 했다.


작가님의 SF는 다정하고, 작가님의 호러는 섬뜩하면서도 또 따뜻한 여운이 있다. 에세이는, 한참을 머리에서 가슴에서 머문다. 그 모든 작품 안에서, 나를 되돌아보게 된다. 나는 어떻게 살아가고 있으며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부디 안녕하기를, 은 모두가 다른 사람의 영혼을 깃들이게 되는 세계의 이야기다. 판타지처럼 시작해 사실은 SF이기도 하지만, 사실 그게 그렇게 중요한 부분은 아니다. 이 세계에서 내 안의 나타난 영혼과 이야기를 나누는 소로와, 소로의 깃든 이 조영인과, 소로의 언니 해티와, 무하와, 그리고 많은 이들의 이야기를 따라서 이야기의 세계에 잠겨 있으면, 어느 순간부터인가 가슴 속에서 질문이 들려온다.


살아있다는 건 무엇일까. 삶과 죽음이란 무엇일까.


끝없이 바라고 욕심내는 인물들과, 운명에 순응하며 침묵하는 인물들과, 싸우기를 선택하는 인물들과. 이들의 세계가 현실과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생각하지 않더라도, 나는 소설 속의 세계에서 우리 세계를 읽는다.


그리고 나는 바라게 된다. 모든 깃든 이들과 깃들 이들이, 부디 안녕하기를

 

출판사에서 가제본 서평단으로 책을 받아 읽었습니다.


나는 이곳을 벗어날 것이다. 누구보다 빨리 달릴 자신이 있으니까 - P166

그가 어머니에게 예언을 알려 주지 않았다면 우리는 운명을 모르는 자의 행복을 느끼며 살았을 것이다. 나는 어머니와 충분히 교감하며 지낼 수 있었을 것이다. 감정이 북받쳤다. 내 앞에 있는 이가 나쁜 사람 같지 않아서 가슴속에 고인 원망이 갈 길을 잃었다. - P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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