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축제자랑 - 이상한데 진심인 K-축제 탐험기
김혼비.박태하 지음 / 민음사 / 2021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정말이지 이런 걸 만나는 순간이 너무 좋다. 어딘가에 ‘한국감연구회‘라는 단체가 있고, 한쪽에서는 ‘대한민국 대표 과일 선발대회‘가 열리고 거기에 입상하기 위해 애쓰는 이들이있다. 감 박피기를 개발하는 사람이 있고, 얼레 가방을 고민하는 이들이 있고, 전국을 다니며 연싸움을 하는 이들이 있고,한때 만든 대금을 끼고 다니며 군밤 옆에 펼쳐 놓는 이가 있다. 축제장 음지의 꽃인 품바도 있고, 그 품바에 위로받는 팬들이 있고, 썰렁한 관객석 앞에서 열창하는 무명 트로트 가수들이 있고, 아이들을 달래 가며 공연하는 마술사가 있고, 만만찮은 지역민들의 입담을 능숙히 받아치는 노련한 사회자들도있다. 우리가 아는 세계, 아니 상상할 수 있는 세계의 바깥에서 생각보다 수많은 취향과 노력이 질서를 이루어 이 세계를떠받치고 있다. 우리 또한 누군가들이 아는 세계의 바깥이겠지. 아마도 많은 부분에서 서로가 서로의 바깥일 대금 아저씨와 우리는 대금 버스킹이 펼쳐지는 시간 동안 잠시 마주 서 있다가 연주가 끝나고 한 해의 건강과 안녕을 기원하는 새해 인사를 나눈 뒤 헤어졌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건강하세요!"라는 평범하지만 다정한 말들로, - P28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